[사설] “전광훈 우파 통일” 외치는 김재원, 여당 수석최고위원 맞나
김재원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애틀랜타에서 열린 ‘북미자유수호연합’ 초청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께서 우파 진영을 전부 천하통일했다”고 한 사실이 27일 유튜브 영상에서 확인됐다. 각종 망언과 극단 행동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고 있는 전 목사가 우파를 통일했다는 것은 정상적 사고로 볼 수 없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에도 전 목사 주관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5·18 정신 헌법 수록’ 공약을 “반대한다”고 해 논란을 일으켰다. 입만 열면 국민을 분열시키는 발언을 내뱉다니, 여당 수석최고위원이 맞나 싶다.
김 최고위원은 강연회에서 “(전 목사 활동으로) 요즘은 그나마 광화문이, 우파 진영에도 민주노총에 대항하는 활동 무대가 됐다”면서 “우리 쪽도 사람은 있구나, 하는 마음이 들게 한다”고 했다. 그러나 전 목사가 그동안 광화문광장에서 자행한 일탈행위는 헤아릴 수 없다. 그는 2020년 광복절 때 대규모 광화문광장 집회를 강행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촉발시켰고, 2019년엔 광화문광장 집회 참석자들에게 헌금봉투를 돌려 불법모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기도 했다. 전 목사가 마이크를 잡고 광화문광장에서 외쳤던 분열과 증오의 구호는 소음공해였다. 전 목사 때문에 많은 국민이 고통받고 불편함을 겪었는데, 앞으로도 힘내라고 칭송하는 것인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8일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인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묵과할 일이 아니다. 전 목사가 우파를 통일했다는 주장은 보수정치에 대한 모독이다. “죽기 살기로 대통령만 공격한다”며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을 매도하기도 했다. 극우세력 환심을 사고, 이들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으려는 사람이 지도부에 있는 한 국민의힘 쇄신 의지는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하라”고 했다. 상식을 좇는 공당이라면, 김 최고위원에게 공개 경고를 보내야 한다. 그럼에도 선 넘은 망언을 반복하면 강력한 문책 조치를 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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