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뱅크도 유동성 위기?… `선이자예금`이 부른 해프닝
소비자 "토뱅, 돈 급했나"
SNS 등서 불안 여론 커져
토뱅, 위기론 진화에 진땀
인터넷 전문은행 토스뱅크가 '지금 이자 받기' 시즌2 성격으로 내놓은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의 역풍을 호되게 맞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사태가 불러온 뱅크데믹(Bankdemic·은행과 팬데믹의 합성어) 여파로 일각에서 유동성 위기로 인해 급히 자금을 수혈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적자 지속과 높은 채권 투자 비중, 다른 인터넷 은행보다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점이 위기설을 제공했다. 이에 대해 홍민택 대표까지 나서 "유동성 문제는 없다"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시장에선 뱅크데믹에 따른 '해프닝'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선 불안정성이 높은 시기에 토스뱅크의 파격이 오히려 소비자 불안을 불러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토스뱅크는 지난 24일 '먼저 이자 받는 예금'을 출시했다. 돈을 맡기면 즉시 연 3.5%의 이자를 먼저 제공하는 상품이다. 1억원을 6개월 만기로 예금하면 세전 기준 176만원을 바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직장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중심으로 '토스뱅크가 돈이 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선이자 예금이 이미 출시된 상품이긴 하지만 일반 시중은행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상품인데다 토스뱅크가 신생 은행이어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오죽이나 급했으면 선이자를 주고 예금을 끌어모으느냐는 주장이다.
불안 심리가 확산하자 홍민택 대표가 직접 해명에 나섰다. 27일 국회에서 열린 '인터넷은행 5주년 토론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홍 대표는 "위기설은 일종의 해프닝 같다"며 "도이체방크 위기설 등으로 금융 시장의 불안이 확산돼 생긴 일일 뿐 실제로는 우려할 부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먼저 이자 받는 예금'에 대해 "소비자 편익을 1순위로 놓고 출시한 상품이지만 은행으로선 요구불에 집중된 수신 구조를 정기예금으로 분산하고 싶은 필요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선 이자를 지급함으로써 회사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6개월 만기 후 지급하는 이자와 비교해 0.1%포인트 미만으로 미미해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없다"고 설명했다.
자산에서 금융채 등 유가증권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점도 위기설이 확산된 이유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총자산은 27조3588억원으로 이 가운데 유가증권 비중은 64%에 해당하는 17조6040억원에 이른다.
고객에게 대출한 자산은 약 25% 수준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이 대출자산인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비해 훨씬 비중이 낮다. SVB도 자산의 상당 부분을 채권 투자로 운용, 고객들의 예금 인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한 게 파산의 한 원인이 됐다.
이에 대해 토스뱅크 측은 보유 채권 100%가 국공채로, BIS 기준 위험가중치 0%의 안전 자산이자 고유동성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 중 40%는 1~2년 내 만기가 도래해 금리 변동성에 따른 손실 위험도도 낮다고 밝혔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3월 현재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실 규모는 683억원으로, 평가손실 비중은 전체 채권 규모 대비 0.65%다. 주요 은행권 대비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684억원, 2분기 1967억원, 3분기 2385억원에 달했던 평가손실 규모는 크게 줄었다. 시장 변동성이 크게 축소된 영향에 보유 유가증권 평가손실이 작년 3분기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 가능한 기타포괄손익채권의 평가손실 비중도 2%대 후반으로 다른 인터넷 은행 및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이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SVB 사태로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어 앞으로 평가손실은 더 줄어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이날 입장문을 발표, 건전성을 재차 공지했다.
고(高)유동성자산을 1개월 순현금유출로 나눈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은 833%로, 규제 기준이나 시중은행 평균인 100%대를 훌쩍 넘는다. 중장기 유동성을 판별할 수 있는 순안정자금조달비율(NSFR, 1년 내 유출 가능성이 큰 부채 규모를 충족할 수 있는 장기의 안정적 조달자금을 금융기관이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비율) 또한 208%대로 규제 기준과 시중은행 평균인 100%를 큰 폭으로 초과하고 있다.
토스뱅크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2021년 말 기준 36.71%에 달했지만, 지난해 3월 말에는 17.57%로 크게 하락했다. 6월 말에는 10.52%, 9월 말에는 11.35%를 각각 기록했다.
BIS 비율은 떨어졌지만 당국이 정한 기준은 훨씬 웃돈다. 특례법에 따라 신규 은행 인가를 받고 3년 차인 올해까지 BIS 비율을 8% 이상만 유지하면 된다. 출범 5년차를 맞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작년 9월말 기준 BIS 비율은 37.10%, 14.51%로 상대적으로 높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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