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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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김명숙
봄비에
목련꽃 눈 떴다.
땅거미 내리는 골목에
하얗게 하얗게
목련꽃등 달았다.
우산도 없이
회사에 간 아빠
돌아오실 골목 어귀에
우산 들고 기다리는 나처럼
꽃등 환히 밝히고 서서
아빠를 기다리고 있다.
목련은 볼수록 귀하고 탐스럽다. 부잣집 도련님 같다고나 할까. 어느 한 군데 모자람이 없어 보이는 넉넉한 꽃이다. 김명숙 시인은 봄비 속의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 ‘봄비에/목련꽃 눈 떴다’. 목련꽃을 깨운 건 봄비였다고 첫 연을 시작한다. 그런데 목련에게는 반가운 봄비지만 나에겐 걱정도 하게 하는 봄비다. 왜냐하면, 우산도 없이 회사에 간 아빠 때문이다. 그래서 우산을 들고 골목 어귀로 나가 아빠를 기다린다. 그런데 아빠를 기다리는 건 나 혼자만이 아니다. 목련도 꽃등을 환히 밝히고 아빠를 기다린다. 이 동시의 매력이다. 시인이 사물을 보는 눈이 매서우면서도 따듯하다. 기다림은 인생살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삶의 과정 중 하나다. 우린 일생을 살면서 얼마나 많은 기다림을 반복하고 있는가. 어릴 적 서울 이모 집에 다니러간 엄마를 하룻밤 내내 울면서 뜬눈으로 지새운 경험을 필자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이 동시는 아빠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을 통해서 누군가를 기다려 본 우리 모두의 심정을 돌아보게 한다. 때는 바야흐로 목련꽃이 한창이다. 여러분 중에도 목련꽃 그늘 아래서 누구를 기다려본 경험이 있으실 것이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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