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슬램덩크' 향해 던진 장항준 감독의 도전장 '리바운드'(종합)
28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서 개최
장항준 감독,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등 참석
내달 5일 개봉 예정
(MHN스포츠 용산, 정승민 인턴기자) 우여곡절 끝에 개봉하는 '리바운드' 장항준 감독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 속에서 얼떨결에 도전장을 던진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리바운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은 장항준 감독, 안재홍, 이신영, 정진운, 김택, 정건주, 김민, 안지호가 참석했다.
지난 1월 개봉한 농구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여전히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지키는 가운데, 농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부산 사나이들이 호기롭게 코트로 향한다.
장항준 감독이 '기억의 밤' 이후 약 6년 만에 상업 영화로 돌아왔다. 영화 개봉 때 떨지 않지만 이번만큼은 달랐다는 장 감독은 "언제 마지막 작품을 찍을지 모르고 무슨 작품이 기억될지 모르는 건데, 리바운드가 내 유작이 될 수 있겠다 싶었다"며 "2012년 말부터 시작했지만 투자 과정에서 제작이 무산되기도 했고 저도 5년이라는 시간을 리바운드에 투자했다. 개봉 못 할 줄 알았는데 긴 시간 수많은 고비 넘기며 함께 와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감사드린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농구'라는 같은 소재로 선수를 친 '더 퍼스트 슬램덩크'로 인해 난감하다는 장항준 감독은 "저도 재밌게 본 작품인데, 리바운드는 오래전부터 개봉 시기를 지금으로 정해놨었다"며 "근데 앞에서 슬램덩크가 터져버려 어리둥절한 상황"이라고 난색을 보였다.
그리고 "슬램덩크 아이맥스 버전과 리바운드 개봉일도 마침 같더라"며 "4월이 체육의 달도 아닌데 마치 약속이나 한 듯 갑자기 선상에 없던 스포츠 영화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해 현장에 웃음을 안겼다.
또한 장항준 감독은 "슬램덩크가 인생 이야기를 담았다면 리바운드는 현재를 살아가는 한국 젊은이들에게 본인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감대를 만들었다는 점이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영화 '리바운드'를 만들며 농구를 잘 모르는 관객뿐만 아니라 농구에 애정을 가진 팬들까지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였다는 장항준 감독.
그는 "현역 선수가 봐도 경기 장면이 좋다고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고, 전문가의 지도와 코칭까지 받았다"며 "하승진 선수가 영화를 보고 싶다 해서 맛보기로 보여줬는데 보면서 옛날 기억이 많이 났고 현역 선수가 봤을 때도 손색 없이 너무 리얼하다고 극찬했었다"고 전했다.
'존 윅 4' '드림' 등이 극장가에 찾아오는 4월, 첫 타자로 장항준 감독의 '리바운드'가 출격한다. 이에 부담이 없냐는 물음에 장 감독은 "큰 부담은 없다. 다만 4월에 별다른 작품이 없었는데 제가 만만해 보였는지 좋은 작품이 계속 들어오더라"며 "한국 영화가 침체를 겪고 있는데 리바운드를 통해 활기를 띠었으면 좋겠고, 신인 배우들도 많이 출연했는데 이 작품 크게 성공해서 다들 싸가지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홍은 고교농구 MVP 선수 출신이었지만 부산 중앙고등학교 농구부 코치가 된 '강양현' 역으로 분한다. 그는 다수 작품에서 또래 배우나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지만, '리바운드'에서는 최연장자로 출연했다. 후배들을 보며 지난 2014년 출연한 영화 '족구왕'이 떠올랐다는 그는 "촬영 중 코치석에서 경기를 보는데 문득 10년 전 족구하던 모습이 떠올랐다"며 "우연일 수도 있지만 그때도 파란 유니폼에 흰 바지여서 그때 생각이 많이 났다. 어린 배우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던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리고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 강양현과 나이 차가 많이 나지 않는다는 안재홍은 "외적 싱크로율을 위해 체중, 의상, 헤어스타일, 액세서리 등 높은 수준으로 일체화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젊은 코치가 대회를 치르는 마음과 떨림을 생생하게 담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극 중 '마이클 조던'이라 자칭하며 농구 열정을 보였던 '진욱'으로 분한 안지호는 경기 중 기적 같은 순간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3점 슛을 던지는 장면을 찍는데 연습 때 잘 안 들어가서 속으로 엄청 긴장했다"면서도 "막상 촬영 시작하니까 기적처럼 3점 슛에 성공해서 실제 놀랐던 순간도 있었다"고 당시 에피소드를 밝혔다.
'리바운드'에서 부산 중앙고 농구부 선수로 활약한 배우들은 모티브가 된 실제 선수들과 신장이 비슷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렇듯 배우들은 외적 싱크로율을 위해 노력한 부분들을 각각 언급했다.
먼저 농구 경력은 7년이지만 만년 벤치 멤버였던 식스맨 '재윤' 역으로 분한 김민은 "실제 경기 영상을 보면서 제가 맡은 선수의 습관을 파악했다"며 "슛 폼이나 경기 준비하며 땀 닦는 사소한 디테일까지도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극 중 점프력 좋은 축구선수 출신 '순규' 역을 맡은 김택은 실제 휘문고 농구부 선수 출신이기도 하다. 그는 "실제 경험했던 것들이 많다 보니 선수들의 습관에 대해서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건지 배우들에게 전달하려 했다"고 말했다.
또한 현장에서 정진운과 정건주를 두고 누가 가장 농구를 잘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는 그는 "개인적으로 정진운이 더 잘하는 것 같다"고 그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주목받던 천재 선수였지만 슬럼프에 빠진 가드 '기범' 역을 맡은 이신영은 "농구를 잘해야 하는 캐릭터라 촬영 전부터 매일 빠짐없이 연습했고, 농구일지 영상을 만들어 감독님께 보내기도 했다"며 "캐릭터 싱크로율을 위해 내가 맡은 선수가 왜 농구선수가 되고 싶었는지, 왜 경기에서 이겨야 하는지 분석했다"고 남다른 노력 과정을 밝혔다.
부상 때문에 농구 선수 꿈을 접은 스몰 포워드 '규혁' 역으로 분한 정진운은 "모티브가 된 실제 선수가 당시 신었던 신발이 단종돼서 구하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며 "특이한 자세도 많았는데, 걸어 다닐 때나 경기 준비할 때 보이는 자세도 신경 썼다"고 전했다.
길거리 농구만 해온 파워 포워드 '강호' 역은 웹드라마에 이어 최근 '꽃선비 열애사'에 출연하고 있는 정건주가 맡았다. 그는 "싱크로율을 위해 머리나 피부 톤을 신경 썼고, 실제 선수와 번호도 교환하면서 보호대 쓰는 방법이나 사투리와 관련해 조언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촬영 당시 고등학생이었지만 어엿하게 대학교에 입학한 배우 안지호는 "농구 훈련도 많이 하면서 실력을 키우려 노력했다"며 "사투리도 처음 해본 거라 열심히 연습했다"고 밝혔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영화다.
한편, 영화 '리바운드'는 내달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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