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니 패션 부활하자… 명품 브랜드서 ‘플러스 모델’ 사라졌다
패션업계에 일명 ‘스키니 패션’ 유행이 다시 돌아오자, 일각에서는 신체 다양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퇴보하고 바람직하지 못한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8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루이비통·구찌·프라다-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어디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영국 모델 찰리 하워드는 지난 시즌 런웨이에 돌아온 1990년대 패션을 두고 “그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온 것은 단순히 스타일만이 아니다. 그 시대에 유행했던 스키니 사이즈도 있었다”며 “여성들은 아름답다고 여겨지기 위해 사이즈를 줄여야 한다는 압박을 너무 많이 받았다”고 했다.
앞서 하워드는 지난 2일 인스타그램에 “이번 패션의 달에 다양성이 부족해 실망스럽다. 무대 위 아름다운 곡선은 어디로 갔는가”, “내일 파리 패션 위크로 향하면서 셀룰라이트와 뱃살 등이 괜찮다는 것을 다시 새기고 있다. 신체는 상품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남아프리카 출신 모델 조단 다니엘 또한 “스키니가 돌아왔다. 이제 우리도 그 기준에 맞추어야 한다. 모두에게 무서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패션 검색엔진 태그워크(Tagwalk)에 따르면 이번 시즌 패션쇼를 위한 런웨이에 참여한 미드(Mid)·플러스(Plus) 사이즈 모델은 지난 시즌보다 24% 감소했다. 두 유형의 모델을 캐스팅한 브랜드는 지난 시즌 90개에서 68개로 감소했다.
특히 생로랑·루이비통·구찌·프라다·모스키노 등 대부분의 유명 패션브랜드 런웨이에서 미드·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아예 등장하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샤넬·마이클코어스·코치·돌체앤가바나·끌로에·알렉산더맥퀸 등 일부 브랜드만 미드·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1명 이상 캐스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YT는 “이번 시즌 패션위크가 끝난 후 런웨이에서의 체형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패션업계는 체형에 대한 인식을 형성하고 패션 트렌드를 결정하는 등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현상에 업계 일각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런던 캐스팅 디렉터인 엠마 마텔은 “업계는 항상 여성 신체를 트렌드에 맞춰 마케팅하고 판매되는 상품처럼 다뤘다”며 “이는 결국 인종차별과 여성 혐오로 귀결된다”고 주장했다. 모델에이전시 밀크매니지먼트의 설립자 안나 실링로는 “(플러스 사이즈 모델이) 쇼에 서는 것이 유행이 아니길 바랐다”며 “과거에는 이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했으나, 지금은 그냥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오틸라이 랜드마크도 “브랜드는 다양한 크기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을 좋은 디자인만큼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며 “업계는 모든 형태의 아름다움에 돈을 투자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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