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발 위기에 한시완화 금융규제, 미 SVB파산에 또 연장

고한솔 입력 2023. 3. 28. 18:25 수정 2023. 3. 29.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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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지난해 레고랜드발 시장 불안 때 한시적으로 푼 규제를 오는 6월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규제 정상화 '골든타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올해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되는 등 레고랜드발 위기 상황이 개선되자 '무리가 없는 한 규제를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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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3~4월 말 규제 유연화 조처 끝내려다
6월까지 연장하기로…정상화 골든타임 고심
지난 17일(현지시각) 실리콘밸리은행 지점 밖에서 고객과 행인들이 줄을 서 있다. AP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지난해 레고랜드발 시장 불안 때 한시적으로 푼 규제를 오는 6월까지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금융규제 정상화 ‘골든타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규제를 다시 강화해야 하는데 갑자기 터진 글로벌 은행들의 유동성 위기로 정상화 시점이 계속 뒤로 밀리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27일 3~4월 말 기한 만료를 앞둔 금융규제 유연화 조처를 오는 6월 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100%였던 은행과 저축은행의 예대율(은행의 예금잔액에 대한 대출금 잔액의 비율) 규제를 각각 105%, 110%로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비롯해 △보험사 퇴직연금 차입한도 완화 △여신전문급융업 유동성 비율 규제 완화 등도 6월 말까지 시행된다. 당국은 지난해 말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로 자금조달시장이 얼어붙자 한시적으로 금융 규제를 풀어준 바 있다. 기한 만료 시점이 6월 말인 은행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완화, 금융지주 자회사 간 신용공여 한도 완화 등의 조처도 계획대로 추진된다.

금융당국 내부에서는 올해 들어 채권시장이 안정되는 등 레고랜드발 위기 상황이 개선되자 ‘무리가 없는 한 규제를 되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안그래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있는 상태에서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까지 터지자 규제 완화를 일단 6월까지는 유지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상승세로 접어든 전 금융권 연체율도 주요 변수로 고려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금융규제 완화 조처가) 다소 장기화됐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면서도 “금리 불확실성이나 시중 자금 경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6월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 금융시장에서 오는 불확실성 리스크가 증대되면서 금융시장이나 금융회사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유동성과 레버리지 확보 차원에서는 시장안정화 조처들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국은 6월 말까지 시간을 벌기는 했으나 석 달 뒤에는 다시 규제 정상화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금융규제 완화 장기화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이번 실리콘밸리은행 사태의 경우 과거 풀어줬던 규제가 부메랑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당국이 규제 정상화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되는 이유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과)는 “실리콘밸리은행도 규제 면제를 받았다. 함부로 규제를 면하거나 유연화하는 조처를 해선 안 된다”며 “금융 규제는 평상시 제대로 운영되어야 위기 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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