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얼룩말과 마주쳤던 배달원의 반응은?…‘해외토픽’까지 된 ‘세로’의 슬픈 사연

KBS 2023. 3. 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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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ET콕입니다.

평화롭던 동네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도심 한복판에 난데 없이 얼룩말 한 마리가 뛰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아프리카 초원도 아니고 서울 한복판에...

보고도 믿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지난 23일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얼룩말 '세로'가 탈출했습니다.

2019년 6월생 수컷 얼룩말 '세로'는 난생처음 맞이한 울타리 없는 세상에서 3시간 가까이 대로변과 골목 구석구석을 누볐습니다.

막다른 골목길에서 배달원이 '세로'를 맞닥드린 상황은 영화 포스터 등으로까지 패러디됐습니다.

"이 장면이 합성이 아니라니", "얼룩말 때문에 배달이 늦었다고 하면 손님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등 누리꾼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얼룩말을 마주치고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뒷짐을 지고 돌아선 행인의 모습도 화제가 됐습니다.

얼룩말 '세로'가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간 후 '세로'의 슬픈 사연이 알려졌습니다.

2021년 엄마 '루루'에 이어 지난해 아빠 '가로'까지 잃은 고아 얼룩말.

이때부터 세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는 게 사육사들의 이야기입니다.

밥도 잘 안 먹고, 실내 공간인 내실로 들어오길 거부하고, 캥거루와 싸우는 일도 잦아졌습니다.

이러던 세로는 결국, 동물원 밖으로 가출을 감행합니다.

세로가 도심을 활보하며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했을지, 난생 처음 보는 풍경 속에 두려웠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마취총에 맞아 비틀대다 쓰러져서는 트럭 짐칸으로 옮겨지는 '세로'의 모습은 불쌍한 마음을 넘어 처연함 마음까지 들게 합니다.

동물들의 동물원 탈출 사건은 잊을 만하면 터집니다.

2005년 역시 서울어린이대공원을 탈출했던 코끼리 사건, 당시 동물원 밖으로 나온 코끼리 6마리들은 네 시간여 동안이나 도심을 활보했습니다.

2010년엔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말레이곰 '꼬마'가 청계산으로 달아났다 아흐레 만에 포획됐습니다.

2018년 대전 오월드에서 열린 문을 따라 나갔던 퓨마 '뽀롱이'는 헬기까지 동원한 대규모 수색 끝에 사살됐습니다.

퓨마 '뽀롱이' 사살 사건으로 동물원 동물들이 처한 열악한 상황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일었습니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들은 과연 행복할까...

애초에 동물원은 동물을 위한 시설이 결코 아니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는 오스트리아 쇤부른 동물원은 1752년 합스부르크 왕가가 설립했는데, 이국적 동물들을 수집해 과시하려는 차원이었습니다.

이후 동물 보호, 품종 보존 등으로 동물원 존치의 명분을 찾아왔지만 동물원의 본질이나 실태는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비인간 생명체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인간을 위한 관상용으로 좁은 공간에 가두고 감상하면서 괜한 명분을 찾는 건 아닌지...

얼룩말 '세로'가 잘 있는지 궁금해 동물원을 찾았던 시민들은 '안정을 취하고 있다'는 설명에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마련한 '1차 동물원 관리 종합 계획', '사람과 동물 모두가 행복한 동물원'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는데요,

동물원을 집으로 삼고 사는 얼룩말 '세로'가 행복할 날은 과연 도래할까요.

지금까지 이티 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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