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 10만시대···블록버스터展 이어진다

서지혜 기자 2023. 3. 2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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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로 미술 시장도 침체에 접어 들었지만 정작 대형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유명 작가의 전시에는 연일 수천 명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미술관의 단일 기획전에 두어달 만에 10만 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블록버스터급 전시도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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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다카시展 이어 리움 카텔란展도 10만 동원
현대미술 자유롭게 즐기는 MZ세대 미술관 몰려
하반기에도 에드워드 호퍼 등 스타 작가 개인전
[서울경제]
김환기, 영원의 노래. 사진제공=삼성문화재단

경기침체로 미술 시장도 침체에 접어 들었지만 정작 대형 미술관에서 진행 중인 유명 작가의 전시에는 연일 수천 명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미술관의 단일 기획전에 두어달 만에 10만 여명의 인파가 몰리는 등 블록버스터급 전시도 등장해 관심이 쏠린다.

에드워드 호퍼, 자화상. 사진제공=서울시립미술관

28일 리움미술관에 따르면 지난 1월 31일 개막한 마우리치오 카텔란:WE'전의 누적 관람객 수는 전일 기준 9만8000여 명이다. 예매로만 이뤄지는 해당 전시의 시간당 입장 가능 인원 200명으로, 매일 예매가 매진되는 상황을 감안하면 28~29일 중 입장객 1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미술관에서 1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을 동원한 전시는 앤디워홀 개인전(2007년 3월)과 서도호 개인전(2012년 3월), '올라퍼 엘리아슨 개인전(2016년 9월)' 등이다. 카텔란전은 지금까지 리움에서 진행된 단일 전시 중 최단 기간 10만 명 돌파하는 기록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1년 미국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개최된 ‘카텔란 회고전’ 이후 최대 규모다.

무라카미 다카시:무라카미 좀비. 사진제공=부산시립미술관

이번 전시에는 카텔란의 익살스러운 조각, 설치, 벽화 등 주요 작품 총 38점이 전시됐는데 특히 바나나를 벽에 붙여둔 ‘코미디언’, 황금으로 만든 변기 작품 ‘아메리카’ 등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지면서 전시 초반부터 주목 받았다. 현장 예매를 진행한 지난 1월 31일부터 2주간은 관람객들이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을 늘어서는 ‘오픈런’을 연출하기도 했다.

카텔란전이 이처럼 인기를 끈 데는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작가의 전시를 무료로 제공하는 미술관의 기획력 역할도 컸지만, 식지 않는 MZ세대들의 미술품에 대한 관심도 영향을 미쳤다. MZ세대는 최근 미술 시장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핵심 계층이다. ‘MZ세대 미술품 구매자 연구’를 발표한 주연화 홍익대 문화예술경영대학원 부교수는 “미술 자산 시장이 경기 침체로 얼어 붙었지만 MZ세대는 카텔란과 등 대형 작가의 전시를 국내에서 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며 “베이비부머 세대는 현대미술을 어려워 해 쉽게 접근하지 못했지만 이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작가와 정보를 획득하고 전시를 자유롭게 즐기는 등 흐름을 바꿔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런 현상은 부산시립미술관의 ‘무라카미 다카시:무라카미 좀비’ 전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1월 26일 개막한 이 전시에는 이달 26일까지 총 12만430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하루 평균 관람객 수는 2361명이며, 지난 2월 19일에는 하루간 무려 4704명이 미술관을 찾았다. 무라카미 다카시는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비튼 기괴한 작품으로 주목받는 미술계의 문제적 작가다. 하지만 빅뱅의 지드래곤 등 글로벌 스타들이 저마다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작가이기도 하다. 미술관은 지드래곤은 물론 작가의 최근 작품과 미공개 초기작까지 모두 170여 점의 작품을 한 자리에 모으는 기획력을 뽐냈고, 덕분에 서울이 아닌 지방이라는 단점을 극복하고 지금까지도 평일 평균 2500명, 주말 4000명의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고 있다.

스타 작가의 대형 전시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오는 4월 20일부터 미국 사실주의 대가 에드워드호퍼의 개인전을 연다. 리움미술관의 모태인 호암미술관은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김환기 회고전을 준비 중이다. 주 교수는 “대형 스타작가가 한국에서 큰 개인전을 연이어 개최하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국제 미술 시장에서 조명받는다는 의미”라며 “자신의 작품이 수용될 수 있다고 판단할 정도로 한국 미술 시장의 위상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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