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가 조언대로 경영하다가 IMF까지…'꼬꼬무', 한보 故정태수 회장 조명
[SBS연예뉴스 | 강선애 기자]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가 故정태수 회장을 조명한다.
오는 30일 방송될 '꼬꼬무'는 '흙과 철의 사나이-정 회장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편으로, 지난 주 현대 정주영 회장 편에 이어 한보 정태수 회장 편을 선보인다. 소 1000마리를 이끌고 방북했던 정주영 회장의 가슴 찡한 감동 스토리와 달리, 이번 정태수 회장 편은 '순도 200프로'의 찐한 분노를 일게 할 예정이다.
때는 1969년 어느 날, 마흔일곱 살의 태수 씨는 종로 5가 뒷골목에 위치한 오래된 여관을 찾았다. 그곳엔 당대 최고의 역술인이라 소문난 백운학 선생이 있었다. 세무서 말단 공무원이었던 태수 씨는 곧 쉰을 앞두고 자식들 키울 걱정이 가득했다.
그런 태수 씨에게 백 선생은 깜짝 놀랄 말을 꺼냈다. "당신, 공무원 때려 치고 사업 해! 대한민국 첫째 둘째가는 부자가 될 걸세"라고 사업을 권유한 것. 심지어 백 선생은 "당신은 토(土)의 기운을 타고났어. 흙을 만지면 큰 부자가 될 거야"라며 사업 방향까지 구체적으로 알려줬다.
'흙을 만지면 큰 부자가 된다'는 말에 태수 씨는 고민 끝에 두 가지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다. 바로 광산업과 건설업이었다. 역술가 조언에 운명을 걸기로 한 태수 씨는 52세 나이에 세무서에 사표까지 던져버렸다.
백 선생의 예언대로 태수 씨 사업은 승승장구했다. 헐값에 사들인 광산에선 광맥이 터지고, 세우는 아파트마다 완판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강남 대치동 땅에 세운 아파트가 초대박이 났다. 강남 재건축 시장의 뜨거운 감자, '은마아파트'가 바로 태수 씨의 작품이다. 은마아파트로 단숨에 1,350억을 거머쥔 태수 씨는 10년 후엔 대기업 총수 자리에 오르게 된다. 그가 바로 한보그룹의 정태수 회장이었다.
50대에 사업에 투신하고도 자신만만했던 정 회장. 자신감의 원천은 바로 '역술'이었다. 회사 위치는 물론, 본인의 거처까지 풍수지리를 깐깐하게 따지고 사업 중대사도 역술가와 상의해 결정했다.
정 회장이 '역술 경영'을 한다는 소문이 떠돌 무렵, 그에게 불길한 예언이 찾아 들었다. "정 회장, 당신 운은 60세를 전후해서 끊길 거야"라는 예언으로, 백 선생과 쌍벽을 이루던 또 한 명의 역술인 '부산 박 도사'의 말이었다. 살아있는 토정이라 불리던 박 도사는 정태수 회장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어있다고 예언했다. '전설의 역술인'이라 불리던 두 사람 중 과연 누구의 말이 맞을까.
1997년, 그해 겨울은 국민들에게 유독 길고 시린 계절이었다. 평범한 노동자부터 굴지의 대기업까지 도미노처럼 무너진 국가 부도 사태, 'IMF 외환위기'의 도화선에 정태수 회장과 한보가 있었다.
재계 순위 10위권 진입을 꿈꾸며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던 정 회장은 이번엔 '흙' 대신 '철'로 승부수를 던졌다. 충남 당진 앞바다를 메워 지은 꿈의 제철소 '한보철강'이 바로 몰락의 신호탄이었다. 온통 빚으로 지은 꿈의 제철소는 한보그룹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를 뒤흔들기 시작했다.
역술경영과 정관계 로비, 회장님들의 휠체어 투혼까지, 우리 경제의 어두운 그늘마다 정 회장이 있었다. 성공 신화가 아닌 실패와 몰락의 역사로 기록된 정태수 회장의 숨겨진 경제 비사를 '꼬꼬무'에서 집중 조명한다.
이번 이야기에는 웹툰작가 주호민, 그룹 에이핑크 멤버 보미, 개그맨 김용명이 나선다.
주호민은 장성규의 이야기 친구로 '꼬꼬무'에 등장했다. '반말모드'에 돌입하며 긴장을 풀었지만, 간식으로 등장한 '이것' 때문에 첫 출연부터 묵언수행 위기에 처했다. 입만 열면 웃음 타율 10할의 주호민을 입을 꾹 닫게 만든 '이것'의 정체는 '꼬꼬무' 본방송에서 공개된다.
장현성의 이야기 친구는 에이핑크 보미다. 대선배 장현성의 질문 쇄도에도 유쾌한 답변을 이어가며 '꼬꼬무' 2회차다운 면모를 보인 보미는 90년대생에게는 다소 생소한 정 회장의 이야기를 들으며 "너무 멋있다"라며 극찬하던 것도 잠시, 하나둘 밝혀지는 흑막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꼬꼬무' 최다 출연을 향해 달려가는 이야기 친구도 등장했다. 자타공인 장도연의 찐친, 개그맨 김용명이다. 그는 시작부터 정 회장의 관상을 정확하게 짚으며 제작진 모두를 놀라게 했다. 또 97년도를 떠들썩하게 만든 청문회 영상 속 정 회장의 모습을 보며 분노를 넘어 황당한 웃음까지 보였다.
재벌회장 시리즈의 마지막 편, '꼬꼬무'의 일흔두 번째 이야기 '흙과 철의 사나이- 정 회장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오는 30일 목요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강선애 기자 sa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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