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권도형 미국 보내라” 여론에···“한국에서 수사해야 피해자 구제 유리”

검찰이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된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와 관련해 “한국에서 수사해야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용이하다”고 밝혔다. 권 대표와 함께 테라폼랩스를 창립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 등 핵심 관계자들이 국내에 있는 만큼 국내에서 기소해야 유죄가 날 가능성이 크고 피해 회복도 용이하다는 논리이다. 한국보다 미국이 훨씬 무겁게 처벌한다며 ‘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권 대표에 대해선 한국, 미국, 싱가포르가 송환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허정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는 28일 기자들과 만나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에서 권 대표를 수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대표가 국내에서 재판을 받아야 국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취지이다. 권 대표가 미국에서 재판을 받으면 국내 피해자들보다 미국 피해자들과 우선 합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현재 신현성 전 대표의 자산 1541억을 추징 보전한 상태다. 추징보전이란 피고인이 범죄로 얻은 수익을 형이 확정되기 전에 빼돌리지 못하도록 처분을 금지하는 조치다. 검찰은 권 대표의 부동산, 해외 자산, 자동차, 채권 등도 동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동결한 총 자산은 수천억원에 달한다. 은닉 자산이 추가로 발견되면 보전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
검찰은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관련자 대부분이 국내에 거주하고 있고, 증거도 국내에 더 많은 만큼 미국보다 한국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한다. 허 차장검사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무죄율이 높은 편”이라며 “우리나라 사법제도에 의해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권 대표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 취하겠다고 했다. 허 차장검사는 “범죄인인도 청구 등 서류상 필요한 절차는 모두 다 했다”면서 “몬테네그로 당국의 결정에 달린 상황”이라고 했다. 또 “필요하면 우리 수사관이 몬테네그로로 갈 수 있도록 대기하고 있다”고 했다. 검찰은 한국 검찰이 이미 관련 증거 상당수를 확보한 점, 신 전 대표 등 관련자들 조사를 마친 점 등을 들어 몬테네그로 당국에 국내 송환 필요성을 주장했다고 한다.
권 대표는 지난 23일 한창준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와 포드고리차 국제공항에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이 적발돼 체포됐다. 체포 이후 미국과 싱가포르 당국도 권 대표를 자국에서 수사하게 해달라고 몬테네그로 측에 요청한 상태다. 몬테네그로 검찰도 권 대표를 여권 위조 혐의로 수사하겠다고 나선 터라 국내 송환에는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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