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프로그램 16개·편성시간 33% 개편..EBS, 파격 편성으로 수신료의 가치 증명할까 [종합]
[OSEN=김채연 기자] EBS가 대대적인 개편을 선언하며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밝혔다. 50대 이상을 타켓으로 한 ‘EBS 평생교육’을 시작으로 여행유튜버 곽튜브와의 만남, K-컬쳐, K-콘텐츠를 사랑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아이돌 한국어’까지 본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EBS 봄편성 개편 설명회’에는 김유열 EBS 사장, 김광호 편성기획센터장, 방송제작본부장, 지식콘텐츠센터장,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이 참석했으며, 김단 EBS 성우가 진행을 맡았다.
이날 행사에 앞서 김유열 사장은 “참석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오랜만에 편생 개편 간담회에 참석해 감회가 남다르다.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고 있는 EBS 사장으로서 어깨가 무겁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첫번째 대규모 개편이 있던 2000년에는 어린이 중심 대혁신을 해서 국내 어린이 프로그램이 1위를 하는 방송사로 거듭났다. 두번째는 EBS 다큐멘터리를 대거 선보였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EBS를 대표하는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이번 대규모 개편의 목적은 EBS가 국민의 평생학교로 거듭나고자 한다. 앞으로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한다”고 밝혔다.
다음으로 김광호 편성센터장은 “EBS는 봄 편성 기본 목표를 시청자를 위한 EBS의 대혁신으로 삼아 지난 1년간 열심히 준비했다. EBS는 수능 강의, 코로나 시대 원격강의 등 학교 교육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국민의 사랑을 받았다. 백세시대 중장년들을 위한 평생교육 콘텐츠는 여러 제약으로 인해 제공하지 못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김 편성센터장은 “이번 편성으로 인해 매일 3시간의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평생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100세시대 유아어린이부터 시니어 시대까지 EBS를 통해 풍부한 질의 콘텐츠를 제공받으면서 EBS가 평생학교로 거듭나고자 한다”며 “전체 편성 시간 중 무려 33.31%가 바뀌는 EBS 역사상 세번째로 대폭 변경된다. EBS는 평생 교육 콘텐츠를 파격적으로 편성하고, 미래 한국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려고 한다. OTT형 유아∙어린이 교육 콘텐츠를 강화하고자 한다. 여기에 대형 교육 콘텐츠를 신설해 경쟁력있는 교육 콘텐츠를 제공한다. EBS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준비한 도전을 계속해서 응원해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의 설명으로 시작된 새 개편프로그램 설명은 ‘EBS 평생학교’부터 전해졌다.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교육 콘텐츠로부터 소외받는 시니어 층을 위해, 평생교육법을 바탕으로 7개 주제로 나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3시간 방송의 파격적 편성이 주목된다.
‘EBS 다큐프라임’은 ‘종의 운명’으로 멸종 직전에 몰렸던 시베리아 호랑이, 코뿔소, 눈표범 등 종들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요인과 생태계에서 인간의 역할과 책임을 생각해보게 한다. 또 ‘돈의 얼굴’ 편에서는 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혼돈의 시대에 반드시 알아야할 돈의 진짜 얼굴을 추적하는 경제 대기획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 K’에서는 인구 절벽, 독서율 저하, 교육 격차 등 한국 사회가 처한 3대 위기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고, 모바일 중심으로 유아·어린이의 시청행태가 변화함에 따라 기존의 방송 문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포맷으로 꾸민 ‘곰끼와 처음 수학’, ‘처음타요 씽씽씽’, ‘웃기는 처음 영어’ 등으로 보다 친근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유아와 어린이 교육 콘텐츠로는 소통 능력의 핵심이라고 꼽히는 문해력을 위해 어린이 대상 문해력 기초체력 증진 프로그램 ‘똑똑 문해력 박사’와 페퍼와 블링블링한 캐릭터를 중심으로 영어에 대한 교과서적 접근이 아닌 일상의 대화도구로서 최대한 살려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신규 애니메이션으로는 ‘뿡뿡빵빵 부부맨’, ‘엄마 까투리’, ‘출동! 슈퍼윙스’ 등이 준비됐다. 대형 교육 콘텐츠로는 ‘인물사담회’ 아는 사람의 모르는 이야기로, 인물의 업적뿐만 아니라 과오나 사생활,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전해 시대의 인사이트를 알아보는 프로글매이다. 현재 미하일 고르바초프, 니콜라 테슬라, 스티브. 잡스가 준비됐다. 배성재, 장도연과 함께 곽재식 교수가 함께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고향’을 방문해 각 마을 고유의 자연과 삶, 역사, 인물을 살펴보는 ‘고향민국’을 통해 고향과 지역의 가치를 발굴한다. 세계 곳곳을 종횡무진하며 좌충우돌하는 곽준빈의 리얼한 여행을 통해 기존 관광 위주의 여행 예능 프로그램과 차별화된 여행의 진면모를 보여주는 ‘돈 스트리트’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무장된 곽준빈이 현지인과 소통하며 그들의 삶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고, 이러한 만남을 통해 현지인의 실제 삶과 현지 문화를 리얼하게 ‘경제물가’라는 키워드를 통해 보여줄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김형준 편성기획부장은 “140만 구독자 유튜버 곽준빈과 EBS가 만나면 어떤 화학적 반응이 일어날까. 실험적인 콘텐츠의 교집합에는 곽준빈이 갖고 있는 여행 전문가의 장점과 EBS 교육적 접점을 찾았다”면서 “여행을 통해 현지인의 실제 삶과 문화를 경제물가로 보여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키르기스스탄, 태국, 홍콩 등을 여행할 예정이라고.
이 외에도 반려동물의 똑똑하고 기특한 천재적 면모부터 귀엽고 유쾌한 엉뚱 발랄 매력까지 나만 보기 아까운 ‘내 새끼’의 특별한 순간을 전국 시청자에게 자랑하는 ‘오구오구 내 새끼’의 고정 내레이션은 개그우먼 김지민이 맡아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예정이며, EBS FM에서는 ’아이돌 한국어’를 통해 K-컬쳐, K-콘텐츠에 관심이 높고 한국어를 사랑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그룹 피원하모니가 한국어를 재밌게 알린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편성 설명회가 끝난 뒤 질의응답 시간을 가진 EBS 측은 OTT형 유아 콘텐츠 제작에 대한 질문에 김광호 편성기획센터장은 “예상 질문에 있었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이번에 심혈을 기울인 분석 중 하나가 유튜버형, OTT형 분석이었다. 유튜브와 OTT의 장점은 커리큘럼 베이스로 접근한다는 것이다. 유아, 어린이 부문 노하우를 내세우면서도 유튜브 문법을 적극 활용해 눈높이를 사로잡을 시도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나는 신이다’, ‘국가수사본부’ 등 많은 공중파 PD들이 OTT와 손을 잡고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제작비와 제작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EBS는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김광호 센터장은 “요즘 시청자들의 프로그램 시청 목적은 분명하다. 저희는 커리큘럼이 탄탄하면서 저비용 고효율의 부분을 잡았다. 디지털 플랫폼과 어떻게 병행할 것인지 고민도 했다. 고퀄리티의 다큐 프로그램 제작을 지속하면서, 이게 OTT와 함께 제휴되고, 우리가 OTT에 제안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선숙 방송제작본부장은 “다른 OTT 다큐멘터리처럼 자극적인 것을 던지는 것이 책무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봤다. 우리는 핗요한 교육적 콘텐츠 서비스를 계속하는 것이 (답이)라고 생각해 ‘다큐멘터K’라는 50부작 다큐를 제작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수신료에 대한 EBS의 생각도 전해졌다. 김광호 센터장은 “EBS는 현재 2500원 중 70원을 분배받고 있는데, 이는 전체 재원의 6~7%에 그친다. 저희가 수신료의 현안들이나 논의속에서 EBS가 구체적인 지적하기 보다 먼저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EBS가 수신료로 어떻게 하겠다고 말하기보다 콘텐츠로 인정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쉽고 편하게 보면서도 유용하게 정보를 얻을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EBS는 오는 4월 3일 ‘EBS 평생학교’를 시작으로 새롭게 기획된 총 16개의 신규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cykim@osen.co.kr
[사진] E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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