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깍지' 백성현 "9년만에 KBS 일일극 복귀 운명적…행복했다"[N인터뷰]①

김민지 기자 2023. 3. 28. 16:3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4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연출 고영탁)는 당찬 싱글만 영이(배누리 분)의 두 번째 사랑과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배우 백성현은 '내 눈에 콩깍지'에서 영이의 두 번째 사랑 장경준(백성현 분) 역을 맡았다.

백성현은 지난 2013년 방영된 '사랑은 노래를 타고' 이후 9년 만에 KBS 일일극에 복귀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백성현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지난 24일 종영한 KBS 1TV 일일드라마 '내 눈에 콩깍지'(극본 나승현/연출 고영탁)는 당찬 싱글만 영이(배누리 분)의 두 번째 사랑과 바람 잘 날 없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다. 21세기 며느리와 그의 새 출발을 지지하는 친정 같은 시댁의 이야기는 가족의 의미를 되짚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백성현은 '내 눈에 콩깍지'에서 영이의 두 번째 사랑 장경준(백성현 분) 역을 맡았다. 재벌 3세인 장경준은 계모의 방치로 인해 시각장애인으로 살던 중 사고로 죽은 영이 남편의 각막을 이식받고 새 삶을 사는 인물. 이후 운명처럼 영이를 만나 사랑을 키워가며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난다.

백성현은 지난 2013년 방영된 '사랑은 노래를 타고' 이후 9년 만에 KBS 일일극에 복귀했다. 시작은 운명 같았다고. 오래전 작업한 감독과 재회할 수 있는 기회에 출연을 결심한 그는, 열정을 쏟아 작품에 임하며 연기에도 다시 재미를 느꼈다. 덕분에 상도 받고 배우로서 자신감도 되찾을 수 있었다.

'내 눈에 콩깍지'를 통해 또 한 번 도약한 백성현은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으로 대중을 찾아가고 싶다며, 쉼 없이 연기할 것을 예고했다.

28일 백성현을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배우 백성현 ⓒ News1 권현진 기자

-'내 눈에 콩깍지'가 종영했다. 8개월 간의 대장정을 마친 소감이 궁금한데.

▶장경준이라는 친구를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작가님께서 경준이를 멋지게 그려주셨다. 어떻게 경준이를 연기하면 시청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까 고민하며 연기했다. 12월 이후로는 시간이 사라졌다고 느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갔다. 배우들과 마지막 촬영을 할 때도 이제 영이, 미리내랑 헤어진다는 생각에 울컥하더라. 많이 몰입했었나 보다. 이런 감정은 처음이었는데 보내주기가 아쉬웠다.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연기해서 아쉬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작품을 하며 너무 행복했다.

-9년 만에 KBS 일일드라마에 출연했다. 계기가 궁금하다.

▶운명론자는 아닌데,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이사님이 우리 회사에 오셔서 함께 일하게 됐는데, 일일드라마에 출연할 생각이 있냐고 물으셨다. 그런데 연출하는 고영탁 감독님과 이전 작품을 함께한 적이 있다. KBS에 갈 때마다 항상 뵀던 분인데, 언제 또 감독님과 함께 작업해 볼 수 있을까 싶더라. '어릴 때 함께했던 아이가 이렇게 커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습니다'라는 것도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인사라도 드리러 가자는 마음으로 미팅을 갔다. 사실 미팅 때는 감독님이 'K팝스타'처럼 '밀당'을 엄청 하셨다.(웃음) 내 연기력에 대한 믿음은 있지만, 내 친숙함이 배역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정말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마지막에 같이 하자고 하셨을 때는 울컥하더라. 작가님도 나를 믿어주셨다. 진짜 열심히 하자는 생각에 열정 넘치게 했는데, 몰입이 되고나서부터는 연기가 너무 재밌었다. 일일드라마가 긴 호흡이라 지칠 수도 있는데, 이번에는 '이렇게 즐거울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재밌게 했다. 선배님들이 중심을 잡아주시고, 동료들도 간절한 친구들이 모여서인지 열심히 안 한 배우가 없다. 그래서 더 책임감을 느끼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말아야겠다 싶었다.

-주연 4인방 중엔 가장 선배 아닌가. 잘 이끌어가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겠다.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 동생들이 다 뛰어나고 연기 못하는 친구들이 없다.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 대본을 30번 넘게 읽으면서 연습을 하니 다들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그걸 보면서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었고, 연기하는 게 즐거웠다. 촬영과 육아를 해야 하니 8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는데 힘든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

-장발 헤어스타일도 독특했다. 본인이 설정한 것인가.

▶시작할 때는 내 의견이 반영됐다. 경준이는 시각장애인으로 오래 지내다가 다시 눈을 떠서 세상을 볼 수 있게 되고, 외국에 나가 공부도 하고 들어온 친구다. 흔히 생각하는 재벌 3세는 아닐 것 같았다. 너무 꾸미거나 멋 내지 않겠다 싶었고, 당시 머리도 길었던 상태라 장발로 하면 어떨까 말씀드렸더니 감독님도 '오케이' 하셨다. 이후에도 본부장이 될 때 머리카락을 자르네, 마네 하다가 내부에서 투표도 했다. 그런데 동률이 나오더라. 그걸 보고 호불호가 확실히 갈리는구나 싶었다.(웃음) 그런데 나도 '경준이는 경준이대로 가는 게 맞다' 싶고, 작가님과 야외 감독님도 심적인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그대로 가보자 하셔서 계속 유지하게 됐다. '경준이가 엔딩까지 장발을 할 줄 몰랐다'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나도 그랬다.(미소)

배우 백성현 ⓒ News1 권현진 기자

-극 중 계모 차윤희에 대한 감정도 복합적이었던 같은데.

▶관계가 점점 변화하는데 30분 내에 그런 것들을 연결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벽돌을 잘 쌓으려 노력했다. 경준이에게 새어머니는 복수의 대상이지만, 가족이라는 울타리와 평화도 깨고 싶지 않아 한다. 그래서 새어머니에게 '내 눈 이렇게 만들었잖아'라고 할 때 어느 정도의 감정을 표출해야 할지 고민됐다. 고구마를 먹다가 사이다가 나와야 하는데 그 타이밍이 쉽지 않더라. 그래서 엘리베이터신 등에서 경준이의 심정이 이해가 가게끔 설명을 해주려고 했다. 새어머니를 대하는 마음, 할아버지를 대하는 마음 등도 고민했다. 그런 것들이 연기에 묻어나게 노력하고, 처음 생각한 대로 밀고 나간 것 같다.

-영이의 남편을 차로 친 동생 세준이의 자수를 막는 것이 답답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30분 내에 이야기를 담아야 해 경준이의 속마음에 집중해서 갈 수 없어 납득이 안 되신 것 같다. '가족이냐, 사랑이냐'를 두고 고민할 때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경준이 같은 경우 둘 다 포기 못하는 게 아니라, 정작 벌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받지 않고 동생이 다 짐을 지고 가는 건 아니라고 판단한 거다. 모든 상황이 정확하게 나왔을 때 자수하면 말리지 않겠다는 거였다. 피해자가 이영이의 가족이라는 게 본인을 미치게 하지만 그게 누구든 같은 선택을 했을 거다. 다만 형제의 우애가 좋아서 동생 편을 드는 것처럼 보일 수 있겠다, 오해하실 수 있겠다 싶긴 했다.

-좋아하는 상대가 싱글맘이라 생긴 고민은 없었을까.

▶드라마 제목처럼 설정 자체가 '콩깍지'를 씌우고 시작한다. 경준이는 이영이가 병원 앞에서 물을 마실 때 이미 반했다. 그 세월 동안 연애를 해봤겠나. 처음으로 찬란한 오색빛의 감정을 느낀 거다. 그런 이영이가 육아에 야간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본인의 삶을 온전히 살아내는 것을 보고 '나는 껍데기로 살았구나' 싶었을 거다. 미리내와 만나면서 영이가 싱글맘임을 알게 되고 충격은 받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아니었을 거다. 다만 심사숙고하는 성격 탓에 본인 마음을 말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이후 많은 진실을 알게 되면서 힘들어했는데, 그런 마음을 작가님이 대사에 잘 풀어주셔서 스무스하게 연기했다. 덕분에 대사를 외우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N인터뷰】②에 계속>

breeze5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