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맞은 정부, 日의 '독도 고유영토', '강제동원 지우기'에 "윤 정부와 무관"

2023. 3. 2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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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교과서 문제 하루 이틀 된 사안 아니라며 깊은 유감 표명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일본 문부과학성이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로 기술하고 강제동원 사안에서 강제성을 희석시킨 초등학교 교과서 검정을 통과시킨 것을 두고 정부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의 외교와는 무관한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28일 외교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답습한 초등학교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특히,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는 바"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강제동원 관련 표현 및 서술이 강제성을 희석하는 방향으로 변경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일본 정부가 스스로 밝혀온 과거사 관련 사죄와 반성의 정신을 진정성있게 실천해 나가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한일 양국 간 건설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서는 미래를 짊어져 나갈 세대의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어야 하는 만큼, 일본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 세대의 교육에 있어 보다 책임있는 행동을 보여 주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난 6일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확정 판결을 이행하는 데 있어 피고인 일본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입장문을 발표하며 일본의 '성의있는 호응'을 촉구했지만, 일본은 성의있는 호응은 커녕 오히려 강제동원의 역사를 지우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일본 정부의 이번 교과서 검정은 현 정부의 대일외교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본 교과서 검정은 4년 주기로 '편집→검정→채택→사용' 단계로 연례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오늘 일본의 발표는 이미 지난해 4월이나 5월 검정신청이 완료된 교과서들에 대한 결과이기 때문에 윤석열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일본 교과서의 경우 2017년 개정된 학습지도요령과 2021년 4월 내각 결정에 따라 부당한 독도 영유권의 주장을 강화하고 위안부와 강제동원 강제성을 희석시키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이번 교과서 검정 통과가 특별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은 이번 교과서 검정 통과의 주요 내용에 대해 한국 측에 사전에 공유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일본이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고 강제동원의 강제성도 희석시키고 있지만, 한일 정상회담 당시 합의됐던 사항은 예정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날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당국 간 외교안보 협의체 복원과 경제안보대화에 합의한 바 있다"며 "한일 외교차관 전략대화, 안보정책협의회, NSC간 경제안보대화 등의 개최 일정은 조율 중에 있다"고 밝혔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을 하며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 중 독도와 관련된 기술이 있는 초등 4∼6학년 사회 9종과 지도 2종 등 총 11종 교과서는 모두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 표현)'라고 표현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 점유율 1위인 도쿄서적의 6학년 사회 교과서에는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의 병사로서 징병됐다"는 기존의 표현이 "조선인 남성은 일본군에 병사로 참가하게 되고, 후에 징병제가 취해졌다"로 변경됐다고 보도했다.

또 점유율 2위인 교육출판의 6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도 조선인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군 병사로 징병해 전쟁터에 내보냈다"는 표현에서 '징병해' 라는 부분을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재호 기자(jh1128@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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