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 송지우 “소리 지르고 욕했더니 딱 혜정이라고” [EN:인터뷰①]

김영재 2023. 3. 28.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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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김영재 기자]

배우 송지우가 넷플릭스 '더 글로리(극본 김은숙, 연출 안길호)'로 주목받았다.

"모든 캐릭터가 다 도전이었지만 이번 역할만큼 까다롭진 않았어요. 그래도 열심히 분석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하니까 답이 보이더라고요. 사실 혜정은 이해할 수 없는 인물이잖아요. 그렇지만 '사랑을 해야 연기도 가능하다'는 생각에 계속 공감하려 했죠. 보는 사람이 타당하다고 느끼려면 우선 저부터가 정당성을 확립해야 했거든요. 혜정의 정당성을요."

지난 3월 23일 뉴스엔과 만난 배우 송지우는 "연기는 매번 어렵다"고 힘주어 설명했다. 10일 최종 공개된 '더 글로리'에서 학교 폭력 가해자 중 한 명인 최혜정 역의 어린 시절을 맡은 그는 악역을 연기한 소감을 묻자 "나를 버리고 혜정에 집중했다"고 털어놓았다.

"연기하는 순간만큼은 딴생각이 안 나요. 잡생각을 하면 다 티가 나는 게 연기거든요. 아무리 못된 행동이라도 연기의 일부니까 '이건 아닌데' 같은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마지막에 '컷' 하는 순간에야 다시 저로 돌아왔죠. 연기가 끝나면 '괜찮아?' 하고 사과부터 건넸음은 물론이에요."

송지우가 연기한 혜정은 학창 시절 박연진(임지연 분) 패거리와 함께 주인공 문동은(송혜교 분)에게 지옥을 선사한 인물. 그는 본인이 가해의 타깃이 될까 염려된 나머지 더 악독하고 잔인하게 피해자들을 괴롭힌다. 남의 불행에 웃던 그가 결국 목소리를 잃는다는 결말은 그간의 악행에 대한 업보이자 인과다.

안길호 PD는 송지우의 안광에서 그런 혜정을 발견했다. "총 4차 중 2차 오디션 때였어요. 감독님께서 '연기할 때 눈빛을 봤는데 그 눈빛이면 동은이를 잘 괴롭힐 수 있겠어요' 하시더라고요. 오디션 때 소리 지르고 욕하는 연기를 대담하게 했거든요. 그 점이 캐스팅 요인이지 않았을까요? 눈빛이 혜정이다. 다르게 들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어쨌든 배우로서 좋게 평가해 주신 것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았어요."

영화 '박화영'을 시청하는 등 소위 '일진'을 연기하기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였다. 2004년이 배경인 만큼 외적인 모습에도 신경을 많이 썼다. 송지우는 "예쁘고 깔끔하면 절대 안 됐다. 그 시절 일진은 다 머리 스타일이 비슷하더라. 화장실에서 갓 고데기로 말고 나온 머리를 지향했다. 자세히 보면 속눈썹은 마스카라로 뭉쳐 있다. 틴트도 그때 틴트를 구해서 썼다. 분장팀, 의상팀과 여러 부분을 상의하면서 혜정을 만들어 나갔다"고 전했다.

'파리의 연인' '시크릿 가든' '태양의 후예' '도깨비' 등을 집필한 김은숙 작가의 신작에 참여하는 일은 제목대로 '영광(Glory)'이었다. "저희 아역 배우들에게 무조건 좋다고만 말씀해 주셨어요. 저희 자신을 믿으면 된다고 하셨죠. 참 털털한 분이시더라고요. 연기 디렉팅은 따로 없었어요. 즉흥 연기까지는 아니었지만 명오와 싸우는 신은 저희가 따로 대사를 만들어 연기하기도 했어요." 마주치는 신은 없었지만 선배인 배우 송혜교에게는 소소한 핀잔도 들었다. "어린 동은이 괴롭힘당하는 장면 보고 많이 우셨다더라고요. 저희가 많이 미우셨대요. 그만큼 연기가 실감 났다는 말씀이겠죠?"

혜정이 남을 죽이고 나를 살리는 나쁜 사람이 된 데는 부모의 방관이 이유란다. "경찰서 신을 보면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혼내지 않아요. 혜정이 부모님도 마찬가지죠. '배달 밀렸어'가 끝이에요. 그 상황에서 크게 꾸짖었다면 아마 혜정이의 미래는 달라졌을 거예요."

이어 "우리 부모님은 혜정이네 부모님과 달랐다. 내가 연기한다고 하니 그동안 지지만 해 주셨다. 사실 체육 선생님과의 키스신도 있고 해서 보지 말라고 말씀드렸더니 '연기인데 뭐 어때?' 하시더라. 열린 마음을 가지셨다"는 그다.

'더 글로리'는 '세계 1등'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연기 잘 봤다는 연락이 여기저기서 쏟아졌다. "어린 혜정이라고 하면 다들 아시더라고요. 데뷔한 지 4, 5년 차인데 덕분에 저라는 배우도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었어요. 배우 송지우의 또 다른 시작점이 되었으면 해요."(사진=한아름컴퍼니 제공)

뉴스엔 김영재 march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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