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대형사 '웃고' 중소형사 '울고'…車 보험 양극화 '심화'

지웅배 기자 2023. 3. 2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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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년 사이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이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 간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사 위주로 자동차보험 시장이 형성되면서 자칫 소비자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소형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하나손해보험이 89.9%, 악사손해보험이 88.8%, 흥국화재가 85.4%, MG손해보험이 82.8%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형 손보사 빅4(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보, DB손보)가 지난달 자동차보험 평균 손해율이 77.2%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서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 비율로, 업계에선 통상 손해율 78~80%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소형사의 손해율과 순사업비율을 더한 '합산비율'도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합산비율은 손해율뿐만 아니라 보험사마다 편차가 있는 사업비율도 포함하고 있어 손익이 더 분명히 드러나는 지표입니다.

금융정보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중소형사의 순사업비율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4%까지로 집계됐습니다. 자동차보험은 고정적인 사업비가 많이 들어가는 특성상 순사업비율이 크게 바뀌진 않습니다. 즉, 지난달 중소형사의 합산비율이 100%를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입니다.

합산비율이 100%를 초과하면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보다 보험금 지급과 사업비 지출이 더 커 적자라는 의미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중소형사 합산비율은 MG손해보험이 139.89%, 흥국화재가 111.68%, 하나손해보험이 111.31%를 기록하며, 100%를 넘긴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적자의 배경으로는 보험사의 규모 차이가 꼽힙니다. 업계에선 점유율이 10%는 넘어야 적정 손해율에 맞춰 위험 고객의 가입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는데, 중소형사의 통상 시장 점유율은 1~5%대입니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대형사는 버스와 택시, 승용차 등 영업용 자동차보험도 다 고객으로 가지고 있어 규모가 훨씬 크다"며 "큰 사고가 한 번 나도 고객이 많아 손해율 상승폭이 그렇게 크지 않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보험료가 할증된 고객이 기존 보험사에서 거절당하고 우리 회사로 유입된다"며 "사고가 한 번 나고 난 고객은 자동차 사고에 더 둔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상위 4개 손보사는 70%대 후반의 손해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지난해 말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이 지속돼, 하나둘 보험료를 낮추기도 했습니다. 이들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시장 점유율은 약 85%로 시장 양극화가 된 상황입니다. 

아울러 온라인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에 자동차보험이 포함될 것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대형사의 점유율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내용은 회사마다 큰 차이가 없다"며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보험사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플랫폼에 진출할 때 드는 사업비 역시 부담이라 시장에 진출할지조차 미지수"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선 자동차보험 시장 양극화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대형 보험사 위주로 과점 체제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가격의 차이가 크지 않다"며 "시장에서 보험료의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뜻이며 소비자들 선택의 폭이 상당히 적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소형사들은 플랫폼과 협업해 미리 주행할 거리를 약정하고, 먼저 할인해주는 내용의 특약을 확대하는 식으로 차별화 전략을 이어나갈 것이란 입장이지만, 대형사와 격차를 줄이긴 쉽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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