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초반, 권고사직 당했습니다”…CJ ENM 직원의 글, 온라인 확산

김자아 기자 2023. 3. 28.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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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업무 효율화 차원… 퇴직 압박은 안했다”
/일러스트=조선디자인랩 이연주

올초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 CJ ENM에서 사실상 ‘권고사직’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자신을 30대초반 CJ ENM 직원이라고 밝힌 이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를 통해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쓴 글이 온라인상에 퍼졌다. CJ ENM 측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일부 인력의 조정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업무 효율화를 위한 결정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28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엔 최근 블라인드에 CJ ENM 직원임을 인증한 A씨가 ‘오너일가 여러분’이란 제목으로 쓴 장문의 글이 공유됐다.

그는 “최근 주위에서 괜찮냐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ENM이 망하고 있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다. 그래도 아직 ENM은 좋은 회사라 믿고 열심히 주어진 자리를 지키며 일했다”며 “그리고 권고사직을 받았다”고 밝혔다.

30대 초반이라는 A씨는 자신이 “부정부패, 회사에 손실, 월급 루팡, 저성과자 어떤 곳에도 포함되지 않는 사람”이라며 “석달이 채 안되는 시간을 주고 이직하라고 한다”고 했다. 전환배치는 가능하다지만 권고사직을 받은 당사자가 스스로 가야할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며, 이마저도 가능한 곳이 없다는 게 A씨 주장이다.

A씨는 “그러면서 정해진 시간에 의사표명 및 나가지 않으면 그나마 주던 위로금도 점점 줄이겠다고 한다”고 했다.

CJ ENM 측에서 제시한 위로금은 3개월 임금에 근속연수에 따라 추가로 지급된다며 “이마저도 회사가 원하는 시간 내에 못 나가면 받을 수 없는 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직을 알아보자니 지금 밖의 상황은 너무 좋지 않다. 갈만한 회사가 없다”며 “막막해서 헤드헌터 쪽에 문의해보니 ENM 이력서가 너무 많아 경쟁력이 없다고 한다”고 했다.

특히 A씨는 CJ 총수 일가가 높은 수준의 보수를 받는 점을 짚으며 불만을 토로했다. 2022년도 대기업 각 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재계 총수 중 작년 연봉 1위에 해당하는 221억36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A씨는 “이렇게 사지로 내몰고 그 어떤 선택지도 없는 상황에서 오너 일가는 대기업에서 가장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하더라”며 “회사가 어렵고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건 오직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낸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 밖에 없는 건가”라고 했다.

끝으로 “제 연차로 극복하기엔 너무 앞뒤가 철저히 막혀져 있다. 우리 안에 가둔 먹잇감이 된 것 같다”며 “전 곧 내쫓아질 거다. 그래도 좋은 동료들과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덧붙였다.

온라인상에선 “30대 초반이면 아직 한창 일할 나이인데 이런 직원을 자르는 게 맞는 일인가” “30대 초반이면 돈도 많이 안 받는 실무직일텐데” 등의 반응이 쏟아졌다.

◇CJ ENM 대대적 조직 개편…”업무 효율화 차원, 퇴직 압박 없어”

CJ ENM 로고

CJ ENM은 지난 2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기존 9개 본부 체제를 통폐합해 5개 본부로 줄이고, 본부장 밑으로 있던 국장직을 없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축소된 사업본부의 임직원들이 퇴사하거나 계열사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빚어졌다.

이에 당시 블라인드에는 이 같은 조직개편이 사실상 ‘구조조정’ 아니냐는 주장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당시 직원 B씨는 “인사에서 해당 부서 팀장에게 인력 20%를 줄이라고 전달했고, 부서 팀장이 고과·다면평가·실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맛대로 조정 대상자를 지정했다”며 “퇴직 대가로 근속연수의 60%에 해당하는 급여, 3개월 급여와 퇴직금 등을 얹어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CJ ENM 측은 “변화된 미디어 환경에 따른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의 과정일 뿐, 퇴직 압박은 없다”는 입장이다.

CJ ENM 측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에 “미디어 산업이 최근 많이 어려워졌다. 광고 시장 등 어려운 사업분야를 축소하고 주력 콘텐츠 산업 중심으로 사업본부를 개편하는 과정에서 일부 인원 조정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 차원에서 특정 인원을 줄여야 한다는 계획은 없었다. 축소된 사업 분야가 있다보니 직원들의 연령대와 상관없이 일부 직원들에게 계열사 이동이나 전환배치, 이직 등의 제안이 갔다”고 말했다.

CJ ENM의 조직 개편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CJ ENM의 지난해 매출은 4조7922억원(연결 기준)으로 전년 대비 34.9% 늘었지만 콘텐츠 제작비 증가 등으로 영업 이익(1374억원)은 전년 대비 53.7% 감소했다. 순손실은 1657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앞서 구창근 CJ ENM 대표도 지난 2월 임직원 전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미팅에서 조직 개편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한 바 있다. 구 대표는 당시 “책임 경영,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내 변화는 불가피하다.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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