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상 조성규 ‘특종세상’ 출연 포기 “여동생의 편한 영면 위해”[전문]
[뉴스엔 박수인 기자]
복서 출신 배우 조성규가 방송 출연을 포기했다.
조성규는 3월 27일 개인 홈페이지에 MBN '특종세상' 출연 포기 관련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조성규는 '특종세상'으로부터 섭외 연락을 받았으나 오랜 시간 고민 끝에 출연하지 않기로 했다며 "여동생 관련 이야기를 담지 않을 수 있겠나 싶다.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내 여동생의 편한 영면을 위해서라면 좀 더 자중하고 가슴에 묻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고 이유를 전했다.
조성규의 여동생은 지난 1월 암투병 끝에 사망했다.
한편 조성규는 KBS 2TV 드라마 '가시나무꽃'으로 데뷔해 '젊은이의 양지', '첫사랑',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폭풍의 연인' 등에 출연했다.
다음은 조성규 개인 홈페이지 글 전문이다
난생처음, 방송 출연을 포기하다.
지난해 여동생이 몹시 아프다는 걸 처음 알게 된 후 그 모습을 바라보는 오빠의 애타는 심정이랄까? 이곳 홈페이지 성규노트에 그 심정을 올릴 때마다 아주 많은 언론 매체에서 오누이의 안쓰러움을 기사화했다. 지난 1월 이별 후 71일 만에 부모님 곁에 묻히기까지 그 후에도 여동생 관련 기사가 있었으니까 지금까지 100여 개의 기사가 연예매체에 실리지 않았나 싶다. 아니, 어디 언론매체뿐이겠는가 싶다. 공중파 방송을 비롯해 여기저기 종편에서 출연 섭외가 꾸준하게 있었다. 생사(生死)의 갈림길에서 몸부림치는 여동생을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오빠의 지극정성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여동생을 살릴 수만 있다면 이 한목숨 다해 뭐든 다 하겠다는 오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생각해보건대, 한 치 앞을 바라볼 수 없을 만큼이나 곧 세상과 이별해야 하는 상황을... 어쩌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종착지까지! 방송 제작진은 카메라에 담고 싶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점차 삶의 희망마저 흐릿해지는 여동생을 향해 방송 카메라를 들이댄다는 것은 오빠로서 차마 할 수 없는 짓이었다. 물론, 방송 제작팀에서 출연 섭외 전화가 올 때마다 여동생은 물론, 가족에게 조심스럽게 꺼내긴 했지만 그렇게 여동생이 떠난 지 80일이 됐다.
며칠 전, MBN '특종세상'에서 연락이 왔다. 아니, 지난해 연말부터 올 새해에도 통화한 적이 있는데 이번엔 조성규 씨의 인생 얘기를 직접 들었으면 했다. 나도 뭐 '특종세상' 다큐에 출연하는 게 아닌 그냥 차 한잔하며 대화하는 거니까 더구나 전화 올 때마다 냉정하게 외면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듯싶어 동네 카페에서 만났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별의별 얘기가 다 나왔다. 물론, 꺼낸 얘기보다 꺼내지 않은 얘기가 더 많지만... 하지만 대화하다 보니까....... 그동안 살며 부대끼며 겪어온 연기자 인생부터 최근 언론에 종종 오르내린 그 사람까지! 그리 순탄치 않았던 복서에서 탤런트의 사생활이라든가? 쉽게 말하면 제작진은, 내가 '특종세상' 다큐에 출연했을 경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다 담고 싶지 않았을까 싶다. 하긴, 뭐든 정직하고 솔직해야지! 출연한다면 나도 솔직하게 있는 그대로 다 보여줄 거니까, 하지만 지금의 만남은... 내가 '특종세상' 다큐에 출연하고자 만난 게 아닌 그저 차 한잔하자기에 만났을 뿐인데 얘기를 나누다 보니까 헉!!! 방송은 4월에, 촬영은 4월 5, 6, 7, 8일 하는 걸로!!! 어느새 내가 출연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지난 24일 동네 카페에서 '특종세상' 작가와 PD를 만난 후 이틀 동안 단, 한순간도 빼놓지 않고 참 많은 생각을 했다. 짧지 않은 지난 33년이란 세월을 연기자로 살며 부대끼며 방송 출연을 두고 이토록 고민, 고민, 고민한 적이 있었나 싶다. 난 당장 17년간 정들었던 한강변 아파트에서 이사해야 한다. 그것도 작년 연말에 정리가 됐는데 여동생 아픔으로 지금까지! 그런데 이사 직전의 이판사판 공사판인 집 내부를 어떻게 카메라에 담을 수가 있단 말인가? 그것뿐만이 아니다. 내가 다큐에 나오는 동안, 나와 연결된 사람은 또 도마 위에 오를 게 뻔한데 다 지난 일이고 각자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는데 그 일상을 드러내서 서로에게 좋은 게 뭐가 있겠나 싶다. 또한, 여동생 관련, 카메라에 담지 않는다고 해도 지난해부터 나의 기사는 모두가 여동생 관련 기사인데 어떻게 여동생 이야기를 담지 않을 수가 있겠나 싶다. 이제 더는 꺼내고 싶지 않은... 잊고 싶은 아픔이랄까? 잊고 싶은 게 아니라 모두가 아프고 슬픈 모습뿐인데 그래서 난 오늘 결정했다. 내가 '특종세상' 다큐에 출연함으로써 지난 3년간 코로나 상황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방송 활동의 도약의 계기가 될 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끼고 가장 사랑하는 내 여동생의 편한 영면(永眠)을 위해서라면 좀 더 자중하고 여동생 관련은, 이내 가슴에 묻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 여동생도 오빠의 그러한 모습을 바랄 테니까.
(사진=조성규 SNS)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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