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연이은 실패에도 또 오디션...‘소년판타지’ 터질까?[MK픽]
MBC는 오는 30일 오디션 프로그램 ‘소년판타지’를 첫 공개한다. ‘소년판타지’는 2021년 MBC가 론칭한 ‘방과후 설렘’의 남자판 오디션이자 ‘방과후 설렘’의 2번째 시즌이다. ‘프로듀스 101’, ‘언프리티랩스타’ 등의 한동철 PD가 연출을 맡았다.
국적에 상관없이 만 14세 이상 남성을 대상으로 지원자를 받았다. 국내 뿐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태국 등 글로벌 연습생 1000여 명이 지원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총 12개국 방송한다. 오는 7월엔 5000석 규모 일본 도쿄국제포럼에서 팬 콘서트도 예정돼 있다.
화려한 프로듀서 라인업으로 프로그램을 향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동방신기 최강창민이 MC를 맡고 프로듀서 군단에는 2PM 우영, B1A4 진영, 위너 강승윤, (여자)아이들 전소연이 포진돼 있다.
MBC는 그동안 수많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여왔다.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방영된 ‘스타오디션 - 위대한 탄생’ 시리즈가 있다.
‘위대한 탄생’은 중박 이상의 흥행에 성공했지만, 그 이후엔 이렇다 할 성적을 낸 프로그램이 없다. ‘언더나인틴’, ‘최애 엔터테인먼트’, ‘트로트의 민족’, ‘킬빌’, ‘극한데뷔 야생돌 ’을 선보였으나 주목받지 못했고 ‘아류’라는 혹평까지 떠안았다. 계열사인 MBC 에브리원 ‘창작자의 신 : 국민 작곡가의 탄생’, ‘슈퍼아이돌’ 등도 오디션을 시도했으나 대중에게 외면받았다.
여전히 회자되는 Mnet ‘슈퍼스타K’, ‘프로듀스 101’ 시리즈나 SBS ‘K팝스타’ 시리즈 등과 비교하는 것조차 어려울 정도로 미약한 존재감이다.
‘소년판타지’의 전작인 ‘방과후 설렘’ 역시도 화제성에 비해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최고 시청률은 2회에서 기록한 1.7%, 끝내 1%대의 늪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나친 쏠림 현상으로 인한 하향 평준화와 수년 간 지속된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도 이유 중 하나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다른 데 있다.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오디션에 몰입하게 되는 것은 데뷔를 응원하는 ‘원픽’ 멤버 때문이다. 합격 등수와 탈락 등수를 정해두고 팬들간의 순위 경쟁을 부추기는 형태로 고정 시청층을 확보한다.
‘내가 내 손으로 직접 키운다’는 재미 요소가 중심이 되는 것. 이 때문에 잡음이 생길 것을 감안하면서도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투표라는 시스템을 포기하지 못하고 이른바 ‘원픽’을 위해 팬들의 화력이 집중되도록 유도한다.
이런 요건을 만들어주기 위해 몇몇 프로그램들은 방송 초반 부터 눈에 띄는 참가자들을 보여주는 이른바 ‘PD픽’ 편집을 한다. 그러나 MBC는 케이블 채널과 달리 공영방송이라는 한계 때문에 이런 고자극 편집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청 클래이맥스로 견인할 수위를 뽑아내긴 어렵다. 매운맛, 성장 서사 등을 좋아하는 오디션 팬들에게는 다소 싱겁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은 인물 화제성으로 끌고 가야 한다”며 “현재 방송 중인 JTBC ‘피크타임’이나 Mnet ‘보이즈 플래닛’만 봐도 눈에 띄는 참가자들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또 “아이돌을 좋아하는 팬층은 TV 시청을 하지 않는 세대”라며 “OTT와 함께 가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시청률은 사실상 버리게 된다. 시청 타겟층에 집중해야 하는데 MBC는 아직 시청률이 중요한 지상파 채널이다 보니 그런 지점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평이한 기획력을 이유로 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 자체가 큰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거기서 만들어진 그룹은 잘 되는 경우가 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팬덤이 만들어져야 수익으로도 이어지는데 프로그램과 파생 그룹 모두 잘 되지 않았다는 건 기획력의 문제”라고 봤다.
신작 ‘소년판타지’에 대해서는 “이미 코어팬이 형성된 Mnet ‘보이즈플래닛’과 목요일에 맞붙는다. 승기를 잡으려면 부단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작인 ‘방과 후 설렘’을 돌아보면 프리퀄 프로그램 ‘등교전 망설임’을 이끌었던 오은영 박사나 투표를 하는 방청객들에게도 “책임감을 가지라”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멘토 전소연 외엔 크게 기억에 남지 않는다.
MBC가 오디션 수난사를 ‘소년판타지’를 통해 끊어내기 위해선, 참가자들의 포텐셜을 이끌어낼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참가자들의 실력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진정성’이라는 사실도 되짚어 봐야 할 것이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