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미술가들의 세상 바라보기…2023 금호영아티스트展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금호미술관은 올해의 젊은 작가 공모에서 선정된 6명의 작가 중 김원진·정영호·조재의 작품을 먼저 선보이는 '2023 금호영아티스트 1부'를 오는 4월23일까지 진행한다.
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각 층을 작가 한 명의 개인전으로, 이를 묶어 그룹전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 각 작가는 그동안 집중적으로 탐구한 불완전한 기억과 사회 현상을 조각과 회화, 사진으로 보여준다.
김원진은 폐기된 책과 편지, 일기 등 지나간 시간의 이야기를 담은 기록물을 기억의 집합으로 보고, 이를 변형한 작업으로써 원상태로 소환될 수 없는 기억의 상태를 구현한다.
'무용한 무용'(Dancing in the Thin Air)이라는 이름으로 펼쳐지는 이번 전시에서 김원진은 시간과 공간의 관계에 주목한다. 김원진은 "발레리나가 한쪽 발을 꼿꼿이 세우고 도는 '피루엣'(pirouette) 동작으로 시간을 경험하는 행위를 은유한다"고 말한다.
과거의 시간을 회상하며 그린 그림들을 시간의 단위로 나누듯 얇고 길게 잘라 앞뒷면을 교차로 이어 붙여 공간 전체에 펼쳐 보인 콜라주 작업은 기억에서 포착된 순간과 숨겨진 순간을 동시에 드러내며 오류가 발생한 듯한 화면을 생성하고, 화면에서 잘려나간 가장자리 조각들을 수집해 선택되지 못하고 누락된 순간까지 한데 불러들인다.
파생된 기억의 조각을 엮은 원형틀은 제 자리에서 각기 다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시간에 대한 작가의 고찰을 공간에 펼쳐 보인다. 작가는 한자리에서 회전하는 무용(無用)한 행위를 반복하는 조각의 움직임을 상실된 시간에서 발생하는 처연한 무용(舞踊)이라고 소개한다.
이를 통해 작가는 관람객이 각자의 기억체계 속에 만들어진 내러티브를 마주하는 시간을 가지며 상실의 고통을 극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정영호는 사진을 수단으로 동시대 환경의 이해를 시도해온 사진작가다. '더블 레티나'(Double Retina)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서 그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사실의 이해와 실질적 체험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인지의 차이에 기반, 세상을 감각하는 서로 다른 방식의 균형과 관계를 보여준다.
대전 아울렛 화재 사고를 다룬 '2022년 9월26일'은 스마트폰 화면에 보도사진을 띄워 고배율 촬영한 컬러사진과 직접 화재 현장에 가서 촬영한 흑백사진을 중첩한다. 같은해 발생한 이태원 참사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이태원 참사 당일 뉴스를 접하고 사고 현장으로 가서 사진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의 필름롤을 같은 방식으로 중첩시켜 보여준다.
정영호는 현장에 가서 찍은 사진을 흑백으로 표현하는데, 인화지의 우글거림은 직접적인 현장감을 더 부각한다. 전시장 곳곳에 설치된 확대된 신체 이미지와 일상에서 포착한 순간의 미세한 부분을 담아낸 흑백사진은 자료화될 수 없는 감각적 세계를 극대화한다.
'누락 번역'(Melting Things)으로 만나는 조재는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모방적인 관계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동시대의 지배적인 감각을 탐구한다.
우리 사회에 범람하는 이미지가 인간에 의해 확산, 소멸, 재생산되는 과정을 '이미지 펌프질'이라고 이름 붙인 조재는 특히 재난에 대한 이미지가 '펌핑'되는 과정에 주목한다. 그 역시 이태원 참사에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전시장에 놓인 투명 풍선은 재난의 이미지가 디지털 세계로 옮겨지며 벡터화된 결과를 보여준다. 하지만 원본의 정보가 일부 누락되면서 고르지 못하게 나타나 있다. 원본을 알아보기 힘들게 펌핑된 이미지는 평면에만 머무르지 않고 물성을 가진 조각으로 구현되어 벡터화된 재난 이미지에 대한 실제적인 감각을 전달한다.
재난 이미지에 새로운 관념이 덧붙여져 왜곡, 미화되는 과정을 재현함으로써 작가는 이미지 포화 시대의 재난과 참사에 대한 집단 기억과 진실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의 본질을 드러낸다.
한편, 이희준, 임노식, 현승의 작가가 펼치는 '2023 금호영아티스트 2부' 전시는 오는 5월5일부터 6월11일까지 진행된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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