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변호단’ 꾸린 유아인, 전략적 사과문…집행유예 가능성 무게
호화 변호인단을 꾸린 배우 유아인에 대해 벌금형 또는 집행유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유아인은 지난 27일 오후 9시 17분쯤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소환 조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유아인은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출석해 오후 7시 30분까지 약 10시간 가량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유아인이 프로포폴 등을 투약한 경위와 목적을 집중적으로 질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를 마친 유아인은 약 1시간 반 가량 피의자 신문 조서를 열람했다.
유아인이 경찰에 소환된 것은 지난달 5일 미국에서 귀국한 직후 인천국제공항에서 마약검사를 받은 지 약 50일 만이다.
경찰은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유아인이 2021년과 지난해를 합쳐 총 100회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받은 정황이 담긴 신고를 접수한 뒤 압수수색과 주변인 참고인 조사 등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지난 1일 유아인의 소변에서 대마 양성 반응이, 모발에서는 프로포폴, 코카인, 케타민이 검출됐다는 감정 결과를 경찰에 통보했다.
유아인은 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적극적인 방어에 나섰다. 법률사무소 인피니티 박성진 변호사는 27년간 검사 생활을 하며 대검 마약과장, 조직범죄과장과 차장검사, 검찰총장 직무대리를 거쳤다. 지난해 9월부터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박성진 변호사는 검사 시절 ‘마약통’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특히 2013년 이승연, 박시연, 장미인애, 현영 등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수사를 지휘한 검사이기도 하다.
국내 최대 로펌 김앤장 출신 변호사들도 변호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차상호, 안효정 변호사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차상우 변호사는 부산지검, 서울중앙지검을 거쳐 2012년엔 공로를 인정받아 법무부 정관 표창을 받았다. 이후 2017년 김앤장에 합류했다가 인피니티 대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또 다른 변호인 안효정 변호사는 대검 공판송무과장을 지낸 뒤 김앤장에 변호사 생활을 했다.
자신의 마약 투약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던 유아인이 호화 변호인단을 꾸렸다는 소식은 그를 둘러싼 대중의 비판을 가중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유아인이 이러한 이력을 지닌 변호인단을 꾸린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법조계에서는 유아인이 초범인 점을 들어 적극 방어에 나서 집행유예나 벌금형을 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마약 매매나 알선 등의 혐의가 없는 것은 유리한 점이다.
수사기관이 마약 투약과 관련해 투약 횟수 등 정확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이미 소변이나 모발 등에서 검출된 마약 혐의만을 인정해야 하는데 이 또한 유리한 정황이다.
그간 침묵했던 유아인이 변호인을 선임한 이후, 사과 입장을 내는 등 적극적인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재판부의 선처를 염두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
유아인은 28일 인스타그램에 “불미스러운 일로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 주신 많은 분께 큰 실망을 드려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있을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모든 질타와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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