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일각, 김재원 잇단 실언에 징계 촉구…김기현은 경고
기사내용 요약
"5·18 개헌 반대" "전광훈 우파통일"
홍준표 "제명" 유승민 "윤리위 실종"
김기현도 "납득어려운 자신의 주장"
국민의힘, 수도권·청년 위기감 조성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3·8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1위로 지도부에 입성한 김재원 최고위원의 언행에 대해 당내 일각에서 징계 촉구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 최고위원과 '구원'이 있는 홍준표 대구시장이나 비주류 성향의 유승민 전 의원뿐 아니라 지지율 하락세에 고심하고 있는 김기현 대표도 직접 선을 긋고 나섰다.
김 최고위원은 앞서 전당대회 직후인 지난 12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예배에서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기도 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게재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표 얻으려면 조상 묘도 판다는 게 정치인"이라고 말해 큰 논란을 불렀다.
김 최고위원은 보도 하루 뒤인 14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게재에 반대하지 않겠다"고 사과하고 16·23·27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하며 자숙에 들어갔다. 그러나 25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한인 보수단체 강연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우파 진영을 천하통일했다"고 하면서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갔다.
당대표를 두 차례 지낸 홍준표 대구시장은 28일 페이스북에 "맨날 실언만 하는 사람은 그냥 제명해라. 경고해본들 무슨 소용이 있나"라며 "실언이 일상화된 사람인데 그냥 제명하자. 총선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최고 수위 징계인 제명을 언급했다.
비주류 성향 대권 주자 유승민 전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1등 최고위원 된 분이 5·18에 대해서 그런 발언을 했을 때, 국민의힘이 이준석 전 대표를 징계한 후 도대체 윤리위 실종 사태가 아닌가 싶다"며 "당에 대한 민심에 지대한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당연히 징계를 해야 하는데 안 하고 지나간다"고 당의 미온적 대응을 질타했다.
이들뿐 아니라 당내 주류 측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기류다. 국민의힘은 현재 지지율 위기 국면이다. 3월 중하순을 기점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역전을 허용한 국민의힘은 현재 영남·고령층 지지에 기대는 과거 모델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지난 20~24일 전국 18세 이상 2506명에게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국민의힘은 37.9%를 얻어 45.4%의 민주당에 뒤쳐졌는데, 서울과 인천·경기 지표가 전체 비율에 근사했고 양당이 호남과 영남에서 손익을 나누는 과거 형태가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청년층에서도 18~29세에서 33.2%, 30대에서 35.8%를 얻어 40%대의 민주당에 오차범위 밖 열세를 보였다.
이에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경희대에서 대학생들과 '1000원 학식' 현장을 함께 살핀 뒤 김 최고위원 발언 질문을 받고 "전후 문맥을 모르는 상태에서 보도된 것만 봤는데, 납득하기 어려운 자신의 주장"이라고 비판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국회에서도 "내용이 뭔지 좀 더 파악을 해보고, 본인 얘기도 들어보겠다"면서도 "부적절한, 부적절한 판단이었다"고 거듭 말했다. 다만 중앙윤리위원회에 직접 제소할지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친윤계인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MBC 라디오에서 "워낙 잘해왔던 사람인데 불필요한 정치적 논란이 되는 워딩을 이렇게 반복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한다"며 "언어의 전략적 구사가 최근에 감이 떨어진 것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방미 일정을 마친 김 최고위원이 귀국 후 다시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김 최고위원은 사랑제일교회 발언 보도 직후에는 '개인 의견'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다가 김기현 대표와 대통령실이 선을 그은 뒤 사과 입장을 냈다.
김 최고위원이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제소돼 징계 절차가 개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신고가 접수되거나 지도부 요구가 있을 경우 당무감사위원회는 윤리위에 징계 안건을 회부할 수 있고, 윤리위는 이를 심의해야 한다.
이날 뉴시스 취재 결과 윤리위 소집 계획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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