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레드오션' 요양시장을 효율적으로 디지털화한 개척자, 케어링

정명원 기자 2023. 3. 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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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어링은 2019년 설립되었으며, 방문 요양과 가족 요양 등 요양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요양 시장은 대표적인 시니어 시장 중 하나로, 2020년 기준 시니어 산업 전체 규모 124조 9천억 원 중 요양 시장의 규모는 약 12조 원으로 상당히 큰 규모로 형성되어 있다.

또 이 중 방문요양 서비스(요양보호사가 주 5일 하루 3-4시간의 요양 서비스를 집에서 제공하는 것)는 4조 원 규모의 시장을 보유하고 매년 17% 이상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선도하는 큰 규모의 사업자들은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으며, 수많은 사업자들이 시장에서 파편화된 경영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부분이 수기나 전화 등을 통해 영세한 운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케어링은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과정에 디지털 전환 접목을 시도하고 이에 성공함으로써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케어링은 최근 1천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예비 유니콘에 등극했는데, 이는 보건복지부 선정 예비 사회적 기업 중 최초로 예비 유니콘에 등극한 사례로 큰 의미를 가진다. 사회적 기업으로서 매출 또한 크게 성장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법인을 막 설립한 2019년에는 3천만 원의 매출로 그쳤지만 2020년에는 20억 원, 2021년에는 110억 원의 매출을 발생시키면서 매년 큰 폭으로 매출 성장세를 이루어냈다.

케어링은 전국의 요양 센터를 직영으로 운영하면서 현재 전국 업체 중에서는 가장 큰 규모의 요양보호사 풀(pool)을 유지하면서 수급자들에게 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속 요양사들은 케어링으로부터 높은 급여를 받고, 서비스에 대한 교육도 정기적으로 받기 때문에 요양사들은 계속해서 케어링과 계약을 맺고자 한다.

또 이를 통해 수급자들은 좋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지속적으로 케어링의 서비스를 원하게 된다. 케어링은 서비스 제공자(요양보호사)보다는 수요자(요양 수급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었던 기존의 요양 시장 구조를 서비스 제공자 위주로 변화시킴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제공자와 수요자 양쪽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Q. 이미 활성화한 요양 사업 시장에서 어떤 차별화 전략을 갖고 접근했나?

A. 방문요양센터의 운영방식은 수기와 같은 형태가 많고 운영방식에 비효율이 많다고 판단했습니다. 이것을 모두 시스템화시키고, 체계적인 매뉴얼을 만든다면 수익성이 높아지고, 그 높아진 수익성만큼 요양보호사님들의 시급을 높여드릴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요양보호사님들의 시급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서비스 공급자들을 가장 많이 보유할 수 있게 되고, 결과론적으로 빠른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스프 인터뷰 with 김태성 케어링 대표> by 정명원

▶ 케어링이 레드오션 요양사업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던 이유…<스프 인터뷰> 전문 보기
[ https://premium.sbs.co.kr/article/1ztOFZ5BmH ]

창업 스토리


김태성 대표이사는 이전에 여러 번의 창업을 해왔는데, 분야는 모두 시니어 비즈니스와는 관계없는 게임, 데이터, 블록체인 등으로 항상 트렌디하고 돈을 잘 벌 수 있는 분야였다. 여러 번의 창업 이후 만났던 한 멘토를 통해 "사회에 임팩트 있는 비즈니스"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말을 들었고, 그중에서도 요양 사업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있으니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떠냐는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김태성 대표이사가 해당 시장을 살펴보니, 시장 규모가 굉장히 큰 것에 비해 너무 영세한 사업자 위주로 모든 비즈니스가 돌아가고 있었다. 김태성 대표이사는 이전의 사업 경험을 토대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서 이 큰 요양 시장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기존의 요양센터들은 서비스의 질은 차치하고, 일단 많은 수급자들을 데려와야 수익이 생기기 때문에 거기에 집중하는 구조였다.

김태성 대표이사는 수급자보다는 좋은 요양보호사들을 먼저 갖추고 그들이 계속해서 함께 일할 의지가 생기는 회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요양보호사들이 모두 케어링과 일하고 싶어 한다면, 결국 추후에는 고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케어링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우선 요양보호사 시급을 올리는 것이 먼저라는 판단을 했고,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서 김태성 대표이사의 뜻에 동의하는 서울의 방문요양센터장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때는 아직 시장조사 단계였지만, 김태성 대표이사는 운 좋게도 요양 센터장 두 분을 통해 수급자 100여 명을 데리고 새로운 사업모델을 시작(검증)해 볼 수 있게 되었다. 김태성 대표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기 위해 실제로 센터가 가져가는 수익을 조금 줄이고 요양보호사에게 더 많은 시급을 지급하자, 많은 요양보호사들이 케어링과 함께 일하고 싶어 했고, 많은 보호사들을 모으자 자연스럽게 수급자들도 늘어나게 되었다.

케어링은 현재 전국의 방문요양센터 직영점을 10개 운영하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요양보호사의 데이터 수는 약 2만 명으로 전국 최대 규모로 성장하였다. 이제는 영세하게 운영되던 센터들 중에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케어링과 함께 하려는 곳들도 다수 생기는 상황이다.

비즈니스 꼭짓점

1. 시장 내 핵심 구성원의 니즈 충족

요양 시장 내에는 핵심 구성원이 셋 존재하는데, 바로 요양보호사, 수급자, 그리고 정부이다. 이 중 케어링이 가장 먼저 그 니즈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던 구성원은 요양보호사로, 실제로 케어링이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우선적으로 힘쓰자 자연스럽게 나머지 구성원인 정부와 수급자 또한 만족할 수 있게 되었다.


요양보호사
요양보호사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급여다. 시간 별로 급여를 받는 직업군이기 때문에 높은 시급을 받는 것이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었다. 사람은 급여를 어떻게 받는지에 따라 당연히 수행하는 일의 퀄리티 또한 달라지게 마련이므로, 과거 요양센터에서 요양보호사들의 시급을 낮게 측정했을 때는 수급자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웠다.

케어링은 이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급여를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하고 있다. 요양보호센터가 가져갈 수익의 일부를 보호사들에게 지급함으로써 이를 유지하려고 하는 것인데, 당연히 요양보호사에게 무한정으로 높은 급여를 줄 수는 없으므로, 높은 급여 지급을 위해 방문요양 비즈니스에서 발생하고 있던 모든 비효율 요소를 찾아서 제거하는 과정을 거쳤다.

과거에는 모든 시스템이 디지털화 돼 있지 않고 직접 방문과 우편, 전화 등으로 이루어져 시간과 비용 면에서 많은 부분 로스가 발생했다. 대표적으로는 사회복지사들이 대면으로 계약서 서명을 위해 이동하는 것, 요양보호사에게 필요한 서류를 매달 우편으로 보내 서명을 수취하는 것, 센터 소속 사회복지사들이 하루 종일 요양보호사의 출퇴근을 모니터링하는 것, 매달 전화로 요양보호사와 수급자에게 급여와 이용료를 안내하는 것 등 수많은 부분들이 시간과 비용, 인력을 사용할 수밖에 없도록 비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케어링은 이 부분들을 모두 디지털화해 효율적으로 업무를 축소하는 데 성공했다. 서명이 필요한 부분(계약 등)의 경우 전자화된 서명으로 대체하고, 출퇴근 및 서류 관리도 휴대폰 태그를 통해 자동화함으로써 대부분의 업무를 간소화했다.

또 자체 ERP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모든 업무를 전산화해 관리 및 운영을 효율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을 통해 센터 운영 시에 발생하는 많은 비효율적 요소들을 줄일 수 있었고, 타 요양 센터 대비 20% 높은 시급을 요양보호사에게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효율화가 이루어지지 않고서는 이처럼 높은 시급을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기존의 다른 센터 운영자들은 모방할 수 없는 전략이다.


수급자
수급자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당사자와 잘 맞는 요양보호사를 매칭받는 것이다. 요양보호사는 한번 매칭되면 수급자가 가장 자주 봐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매칭 시에 업무적인 부분은 물론 감정적인 부분의 성향도 고려되어야 한다. 케어링은 이를 앞서 선행된 요양보호사 케어(급여의 대폭 인상)를 통해 얻은 압도적 요양보호사 풀(pool)로 해결하고자 했다.

서비스제공자(pool)가 클수록 매칭 속도와 매칭 만족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원리인데, 케어링을 요양보호사들이 가장 일하고 싶은 회사 1순위로 포지셔닝함으로써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인 2만 명 이상의 요양보호사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이 데이터에는 단순 인적 사항(키, 몸무게, 거주지역 등) 외에 특기, 종교, 관심사 등의 업무 외 조건들까지 들어있으며 수급자가 원하는 조건(거리, 근무시간대, 체격, 성향, 자격증 등)을 모두 고려하여 최적화된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
정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요양보호사, 수급자의 체계적인 관리이다. 영세하게 운영되던 기존 시장에서는 정부가 관련 지침을 내려도 일일이 통제할 수 없었기에 이것이 실행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가장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해야 하는 급여 부분인데, 방문요양 비용의 경우 수가가 정해져 있기에 전체 비용의 15%는 수급자가 부담하지만, 나머지 85%는 정부가 지원하는 구조이다.

요양보호센터는 이렇게 받은 비용을 일부 센터 수익을 위해 가져가고, 나머지를 요양보호사에게 급여로 지급하는 방식인데, 센터가 요양보호사에게 얼마를 지급할지는 자율에 맡겨져 왔다.

정부는 받은 전체 비용(수급자 부담금 + 정부 지원금)의 86.6%를 요양보호사에게 지급하라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지만, 이는 잘 지켜지지 않았다. 일부 센터들은 지역별로 요양보호사 급여를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실정이었다.

2019년 공단 조사결과, 전국 센터의 90.7%가 국가가 정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고 있으며, 폐업 후 재 설립 등을 이용하여 이에 대한 제재를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케어링은 서비스를 시작할 때에 정부의 가이드라인인 86.6%보다 더 높은 인건비를 책정하고 시작함으로써 요양보호사들의 불만을 줄이고자 했다. 또한 요양보호사들과 직접 소통하며 기존 시장의 불합리함을 없애기 위해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과 똑같은 금액을 보조금으로 지급하지만 케어링은 이 안에서 노동자(요양보호사)의 임금을 증가시키고, 요양보호사와 수급자 관리 또한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정부가 필요로 하는 바를 충족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Q. 요양보호사의 시급을 올리며 처우 개선을 전략으로 삼은 이유는 뭔가?

A. 많은 사람들이 놓치고 있는데 단순히 고령자분들이 많아진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이분들을 케어할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솔직한 마음으로는 30대인 저는, 노년이 되면 케어받기가 매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에 케어를 하시는 노동인구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요양 시장의 극도의 효율화와 동시에 요양보호사분들의 공급 확장을 위해서 시급이 높아져야 합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으면 요양을 받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해집니다. 요양보호사분들의 처우에 집중했던 이유입니다.
<스프 인터뷰 with 김태성 케어링 대표> by 정명원

▶ 케어링이 요양보호사 처우를 높이는 전략을 택한 이유…<스프인터뷰> 전문보기
[ https://premium.sbs.co.kr/article/1ztOFZ5BmH ]

2. 선순환 구조의 가속화를 위한 노력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케어링이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구성원 중 하나인 요양보호사의 처우를 개선하는 것이었다. 요양보호사의 처우만 개선했을 뿐인데, 나머지 구성원인 수급자와 정부까지 모두 만족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케어링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이 선순환 구조를 더욱 가속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요양보호사: 부가 서비스 제공을 통한 추가 수익 제공
방문 요양의 경우 하루에 수급자 당 3-4시간의 근무가 일반적이며, 요양보호사들은 하루에 방문요양 후 남는 자투리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케어링은 보호사들을 케어 시간이 짧은 방문목욕, 방문 간호와 같은 부가 서비스들과 연계하여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처럼 부가 서비스를 통해 수익 창출이 가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가 효율적인 동선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는데, 케어링은 요양보호사가 남는 시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근접 지역 중심으로 근무 코스를 설계해 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수급자: 의료서비스와 커머스 서비스의 제공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는 수급자들 중에는 거동이 어려운 분들이 많으며, 이런 수급자들을 위해 케어링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전국 방문 진료 병원 명단을 제공하고 방문요양 서비스와 연계하여 의사가 직접 방문하는 왕진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복지 용구(휠체어, 전동 침대, 이동 변기 등) 쇼핑몰을 운영하고 기저귀, 식사대용식과 같은 소모품의 공동구매를 저렴하게 지속적으로 진행해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시니어 특화 커머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해관계자: 지역경제 활성화 및 청년 채용확장
케어링은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지방 거점 대학들의 사회복지학과와 연계하여 해당 학과 학생들이 졸업한 직후 바로 케어링 거점 센터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사회복지학 전공 청년들의 채용을 확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정명원 기자cooldud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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