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속보식’ 주간 집값 통계, 언제까지 봐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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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사는 집주인들은 최근 일주일새 마음이 붕 떴다가 김이 푹 새는 일을 겪었을 터다.
국가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서 송파구의 집값이 서울에서 유일하게 올랐다고 했다가, 일주일 뒤에는 다시 하락했다고 발표해서다.
사실 전세계에서 집값을 주간단위로 발표하는 곳도 한국이 유일하다.
전 정권 당시 급락장에서의 낙폭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신뢰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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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에 사는 집주인들은 최근 일주일새 마음이 붕 떴다가 김이 푹 새는 일을 겪었을 터다. 국가 통계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서 송파구의 집값이 서울에서 유일하게 올랐다고 했다가, 일주일 뒤에는 다시 하락했다고 발표해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주차(지난 6일 기준) 송파구는 전주대비 0.03% 올랐는데, 11개월 전인 지난해 4월 4일(0.01%) 이후 처음있는 일로 전해졌다. 그러다가 한 주 뒤인 이달 2주차(13일 기준)에는 0.01% 하락했다는 통계가 나왔다.
송파구는 강동구, 노원구와 함께 올초부터 급매 거래가 집중됐던 지역으로 꼽힌다. 급매물이 사라진 뒤 차상위 매물이 거래할 수 있는 가격대가 되면서 통계가 반짝 오른 상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부동산원은 주간 통계 산정시 아파트 3만2000가구를 대상으로, 전문조사원이 직접 실거래가를 반영한 거래 가능가격을 입력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송파구는 반짝 상승 후 2주 연속 하락하면서 가장 최근인 3월 3주차에는 주간 변동률이 -0.06%로, 낙폭이 더 커졌다.
요즘처럼 거래가 많지 않을 때, 주간통계에서 소수의 거래가 전체 흐름을 뒤흔들 가능성이 커진다. 한 두 단지에서의 급매나 상승거래가 마치 해당 지역의 전체 가격흐름으로 보일 수 있어서다. 올초 정부의 규제완화 효과로 거래량이 소폭 회복되면서 2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건수가 2440건을 기록했지만, 예년(월평균 5000~6000건)에 비해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학계에서는 이같은 주간통계에 문제의식을 느낀 학자가 적지 않아, 비공개로 전환하거나 참고자료로만 활용하는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실 전세계에서 집값을 주간단위로 발표하는 곳도 한국이 유일하다.
전 정권 당시 급락장에서의 낙폭을 의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등 한국부동산원의 통계 신뢰성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한국부동산원도 이를 의식해 2021년부터 주택통계 지수검증위원회 신설해 운영하고 있다. 분기별로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통계의 신뢰성을 검증하겠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위원회에 참여하는 한 학자의 말에 따르면 석 달 간 발표한 통계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만 토론할 뿐 통계의 신뢰성 회복을 위한 논의는 아직 없었다고 한다.
이 위원회는 오는 30일 올해 1분기 회의를 열 예정이다. 이번에도 늘상 하던 식으로만 한다면 국민들은 국가 공인기관의 ‘속보성 통계’에 일희일비하는 일이 당분간 반복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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