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기술산책] 현금 없는 미래, 간편결제와 핀테크 급부상

조일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수석 2023. 3. 28.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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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디넷코리아=조일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수석)스마트폰과 카드가 우리 삶에 깊이 들어오면서 현금 없는 미래가 현실화하고 있다.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나 식당, 영화관, 편의점까지 현금을 받지 않는 매장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크게 늘었다. 2021년부터는 사고위험과 비용을 줄이고자 현금통을 없앤 버스도 운행 중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스웨덴,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다음으로 현금결제 비중이 낮은 국가 중 하나로 그만큼 현금 없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간편결제 시장 급성장...2021년 국내 규모 221조원 

간편결제는 1998년 미국 이베이의 페이팔 출시 이후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빅테크 기업들의 진출과 결제수단 변화 등이 시장규모를 더욱 커지게 만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간편결제 이용규모는 2021년 221조원으로 5년간 연평균 57% 늘었다. 또한, 2022년 상반기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금액은 1일평균 7232억원으로 2019년에 비해 2.5배 증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세계 디지털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은 2021년에 5조 8000억 달러에 달하고, 2024년엔 8조 1704억 달러까지 가파른 성장을 예측했다. 2017~2024년간 중국이 총 2조 3090억 달러로 단연 1위고, 미국이 9103억 달러로 2위 규모다. 한국은 1206억 달러로 5위인데 공인인증서 사용의무 폐지 등 규제가 완화되면서 간편결제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다.

간편하고 편리하지만 보안 우려도 있어...토큰화, 본인인증 기술 등 필요

간편결제는 편리하지만 보안 우려도 높은 것이 사실이다. 간편결제를 이용하는 사용자들은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 유출, 해킹 등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간편결제 보안을 위해서는 토큰화, 근거리통신, 결제정보저장, 본인인증 기술이 필수적이다. 특히 토큰화는 신용카드 정보를 난수로 암호화해 저장함으로써 해당 카드 정보가 유출되더라도 부정사용을 막는 기술이다.

해커들이 토큰 정보를 획득하더라도 실제 카드번호로 변환할 수 없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특정 쇼핑몰이나 사업자가 해킹되어 대량의 카드번호가 유출되더라도 다른 가맹점에서는 해당 카드 정보를 사용할 수 없고, 토큰 추적도 가능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간편결제는 NFC(근거리무선통신)와 MST(마그네틱보안전송), 바코드나 QR코드 기반 앱 방식으로 주로 이용된다. 애플페이는 카드번호를 아이폰이나 서버에 저장하지 않고 고유기기 번호와 거래코드를 이용하여 결제를 인증해 개인정보유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NFC 단말기가 꼭 필요하다. 반면 삼성페이는 NFC 이외에도 MST도 지원한다. MST는 카드 마그네틱을 통한 거래 정보를 전송해 결제하는 방식으로 국내 대부분의 가맹점에서 MST 단말기를 사용한다. 이러한 MST 기술 덕분에 삼성이 국내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주도할 수 있었다.

세계는 모바일 페이 전성시대

간편결제 시장은 전 세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ICT 기업들은 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용자 경험 개선과 결제수수료 인하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은 간편결제 시장을 개척한 페이팔, 아마존과의 경쟁을 이겨낸 스퀘어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개발한 애플(iOS)과 구글(안드로이드)은 모바일 플랫폼을 앞세워 전 세계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했다. 간편결제 시장만큼은 미국보다 앞선다는 중국은 빅데이터 분석과 고객맞춤형 서비스 개발로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중국 내 간편결제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는 95%, 87%의 이용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도 모바일 간편결제 이용률이 93%를 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3천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으며, 삼성페이는 오프라인 간편결제를 주도하고 있다.

국내에 파장 일으킨 애플페이...우리도 글로벌 무대로 나가야

세계 75개국 5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애플페이가 드디어 3월 21일 한국에 상륙했다. 애플페이는 출시 전부터 국내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3천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와 여기에 오프라인 가맹점 300만 곳을 보유한 삼성페이가 손을 잡았다. 3월말부터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네이버나 카카오 스토어 등 온라인 점포 55만 곳에서 삼성페이로 간편결제가 가능해진다. 네이버와 카카오 페이 사용자들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네이버나 카카오 페이로 간편결제가 될 예정이다. 국내 페이 시장과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애플에게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연합전선을 구축한 것이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와 달리 결제 중개인만큼 ICT 업종에 속한다. 그동안 ICT 업계에 밀려 후순위였던 금융사는 한 카드사 앱에서 다른 카드사 간편결제 서비스가 연동되는 오픈페이 연합체도 형성했다. 심지어 현대자동차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를 겨냥해 현대페이로 간편결제 시장에 동참했다. 사용자 급증과 기술 패러다임 변화에 따라 금융사뿐만 아니라 제조업과 유통업체들도 간편결제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는 것이다.

핀테크 기술과 빅테크 기업 진출로 더욱 발전해가는 간편결제로 스마트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한 결제가 가능해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같은 매개체를 통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결제수단이 되는 생체정보 인증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사회적 합의만 된다면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한 현금 없는 미래도 머지않았다. 이번 애플페이 국내 진출을 계기로 앞선 ICT 인프라를 잘 활용해 우리 핀테크 산업도 경쟁력을 더욱 키워야하고, 글로벌 무대로 진출해 새로운 성장기회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조일구 IITP 수석

'IITP 기술산책'은 국내 ICT 연구개발(R&D) 총괄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원들이 매월 쓰는 코너입니다

조일구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수석(cho19@iitp.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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