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기회" 유아인, 박유천 보고 배웠나? 집유 예상한 사과 '뭇매'[★FOCUS]

[스타뉴스 한해선 기자]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한해선 스타뉴스 기자] 배우 유아인은 자신의 '집행유예 가능성'을 예감하고 있는 걸까. 그가 밝힌 마약 투약 혐의 사과 발언이 의미심장하다.

유아인은 지난 27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로부터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은 후 언론에 최초로 사과의 말을 꺼냈다.

유아인은 "불미스러운 일로 이런 자리에 서서 그동안 저를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큰 실망을 드리게 된 점 깊이 반성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네 종류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하냐는 질문에 "언론을 통해 알려진 사건의 경위와 관련된 질문들을 받았다. 내가 밝힐 수 있는 선에서 사실대로 말씀드렸다"라고 대답했다.

유아인은 자신이 빚은 논란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 속에서 잘못된 늪에 빠져있던 것 같다. 입장 표명이 늦어진 부분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런 저를 보시기 많이 불편하시겠지만 저는 그런 순간들을 통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 실망드려 정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이날 울먹이면서 자신의 심경을 장문의 말로 털어놓았다. 그는 평소 시상식 등에서 보여준 특유의 떨림이 담긴 목소리로 말을 해 더욱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유아인의 말 중에는 "저의 일탈 행위들이 누구에게도 피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자기 합리화"라는 표현이 대중의 공분을 다시금 일으키고 있다. 국가가 나서서라도 마약 투약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이유는 개인의 과잉된 쾌락 행위를 막기 위함이 아니다. 향전신성 약물에 중독된 이들은 점차 일상생활이 피폐해져 사회적인 차원에서도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고, 마약 중독자를 돈줄로 잡는 범죄 집단이 검은 돈을 불리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자신의 마약 투약 행위를 '개인의 단순 일탈' 정도로만 생각했지만, 최근까지 그가 유명 영화, 광고 등에 출연하며 '청춘 스타'의 아이콘으로 끼쳤던 영향력을 따져보면 매우 생각이 짧았던 행동이다.

마약류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유아인이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2023.03.27 /사진=김창현 기자 chmt@

또 유아인이 "그동안 제가 살아보지 못한 더 건강한 순간들을 살 수 있는 기회로 삼고 싶다"고도 했는데, 이 역시 자신에 대한 처벌이 있기도 전에 자신의 '밝아질 미래'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대중이 지적하는 부분이다. 특히 이 부분에선 유아인이 금방이라도 자신이 일상에 복귀할 것 같은 뉘앙스를 보여, 일찍이 '집행유예' 판결을 예상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든다.

유아인이 섣부른 자기 판단을 할만한 게, 이미 그에 앞서 박유천, 빅뱅 탑, 주지훈, 정석원 등 여러 연예인이 마약 투약 초범이었단 이유로 집행유예를 받은 판례가 있다. 마약 사건 전문 변호사는 "마약 판매상이 아닌 단순 투약자로서 초범에 한해 집행유예를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으며, 이미 법조계의 여러 변호사들이 유아인이 초범이란 점으로 집행유예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점치는 분위기다.

유아인의 처벌 수위 쟁점은 그가 한 종류가 아닌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네 종류의 마약을 상습적으로 투약했단 정황이다. 그러나 법조계에선 그가 마약 제조, 매매, 알선을 한 것이 아니라 '단순 투약'만 했단 점에 초점을 맞춘다면 재판부가 그에 대한 처벌을 강도 높게 하지 않을 거란 중론을 내놓고 있다.

이제 겨우 마약 투약 혐의 수사 50일 만에 첫 경찰 조사를 받은 유아인이 앞으로 어떤 법적 심판을 받을지 주목해서 보게 된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아인의 모발과 소변으로부터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결과를 경찰에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7일 유아인의 실거주지인 한남동 자택과 주민등록상 주소지인 이태원동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또한 경찰은 유아인이 미국에서 입국 당시 모발 채취를 할 때 공항에 함께 있었던 매니저와 지인 등을 13일부터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유아인의 마약 파문으로 올해 공개 예정이었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 넷플릭스 영화 '승부'는 공개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