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살게요” 돈만 먹고 튀었다…‘마피 사기’ 주의보 [매부리레터]
“최종 명의변경 확인후 돈 보내야”
그런데 며칠뒤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 시행사측은 명의변경을 불허한다는 것이다. 매수자의 서류가 잘못됐다며 전매를 ‘불허’한다는 것이었다. 매수자는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김씨는 “전매 계약서를 써서 전매가 된줄 알았다. 돈 날리고 분양권도 다시 떠안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집값이 폭락중인 대구지역에 ‘마피 사기’ 주의보가 내려졌습니다. 신축 입주 물량이 쏟아지다보니 이지역은 억대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실에 따르면 대구 적정수요는 1만1000가구 입니다. 그런데 대구 입주물량은 2023년 3만4000가구, 2024년 2만1000가구 입주가 예정돼있습니다. 말그대로 ‘공급 폭탄’인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마피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전용 84㎡(34평)를 기준으로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트’가 분양가보다 1억원 저렴한 4억160만원에, ‘서대구역반도유보라센텀’ 분양권이 분양가보다 6500만원 낮은 3억8550만원에 각각 매물로 등록돼 있습니다.
돈을 더 줄테니 분양권을 가져가라고 해도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절박한 매도자의 심리를 악용한 ‘마피 사기’가 기승을 부리는 것입니다.
동대구 해모로 스퀘어 웨스튼 최근 ‘마피 사기’를 주의하라는 공지를 올렸습니다. 이 아파트는 “현재 대구지역에 사기 전매가 기승을 부리고 있어 명의변경 업무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부동산과 짜고 매수하겠다고 나타나서 웃돈만 받고 잠적하거나, 조작된 서류로 매수하는 경우가 적발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 아파트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른채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컨설팅)업체가 내세운 바지계약자인 것”이라면서 “이런 사람들에 대한 검증과 전매 계약서 체크를 위해 잠시 명의변경을 보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가격이 얼마인지도 모르고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있다. 바지 계약자”라면서 “이런 사람들을 걸러내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시행사로부터 최종 명의승계가 완료된건지, 대출 승계가 이뤄진건지를 확실하게 확인한후에 돈을 건네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다른 수법은 매도자를 배려하는 척하면서 돈을 먼저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마피 5000만원으로 나온 매물을 마피 4000만원에 사주겠다고 안심을 시킨뒤, 매수자가 급한상황이니 돈 일부를 먼저 줄수 없느냐고 접근하는 방식입니다. 어떻게든 분양권을 떨구고 싶은 매도자는 매수자를 믿고 돈을 건네는데 매수자는 잠적할 수 있습니다.
대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떳다방 식으로 분양권을 거래해주겠다는 중개업소를 의심해야 한다. 시행사와 은행에 (명의변경) 승계가 됐는지 몇번이고 체크해야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마피 사기’는 통상 부동산 경기 침체 시절에 나타나던 현상입니다. 2000년대도 마피 분양권 사기가 횡행했습니다. 10년만에 다시 마피 사기가 나타난데서 보듯, 그만큼 부동산 시장이 심각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건설사들은 마피 사기를 막기 위해 분양권 전매 계약서를 한번 더 확인하거나, 매수자의 소득을 증빙할 자료를 요구하는 등 전매 사기 예방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부동산에 대한 친절한 뉴스는 매부리레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에서 매부리레터를 검색하면 구독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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