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현이 포인트가드 설 때 장점은?

[점프볼=이재범 기자] “패스가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진다. 또한 외곽 기회가 더 많이 나온다.”

고려대는 27일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23 KUSF 대학농구 U-리그 한양대와 홈 경기에서 93-52로 이겼다. 고려대는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렸고, 한양대는 2승 1패를 기록했다.

고려대는 이날 12명 모두 코트에 나서 전원 득점과 리바운드 기록했다. 그만큼 선수들 모두 고르게 활약했다.

그 가운데 문정현이 가장 돋보였다. 문정현은 19분 55초만 뛰고도 10점 13리바운드 19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남자 프로농구에서 20분 미만 출전하고도 트리플더블을 작성한 선수는 없다. 최소 출전시간 트리플더블의 주인공은 디드릭 로슨이다. 2012년 2월 3일 당시 고양 오리온 소속의 로슨은 창원 LG와 맞대결에서 23분 42초 출전해 21점 10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문정현은 승부가 일찌감치 결정되어 벤치에서 오래 쉬었다. 트리플더블을 작성할 정도로 활약하는 선수라면 프로 무대에선 오래 뛸 수 밖에 없어 출전시간이 늘어난다.

문정현의 기록에 근접한 트리플더블 작성 사례를 찾기 위해 전후반 기록으로 범위를 좁혔다. 앨버트 화이트는 2004년 3월 7일 전반 20분만 뛰고도 11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아무튼 문정현의 다재다능함이 드러난 경기였다.

문정현은 이날 경기에서 포인트가드를 맡기도 했다. 고려대는 동계훈련을 할 때부터 ‘포인트가드 문정현’을 준비했다.

그렇다면 문정현이 포인트가드를 볼 때 장점을 무엇일까?

주희정 고려대 감독은 “문정현을 1번(포인트가드)으로 세우는 건 1학년 때부터 준비했다. 4학년이 되어 여유가 생겨 리딩도 한다. 박무빈과 같이 뛰어도, 문유현과 같이 뛰어도 정현이가 리딩할 때도 있다”며 “(문정현은) 대학무대에서 정점에 서 있다. 공격에서는 주로 외곽에서 플레이를 하지만, 수비에서는 1번도, 5번(센터)도 막을 수 있는 선수”라며 문정현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어 “(문정현이 포인트가드로 나서면) 사실 속공은 느리다. 세트 오펜스에서 장점이 있다. 작은 선수가 문정현을 막았을 때 드리블 능력이 있어서 뺏기지 않는다. 단점은 확실히 빠른 공격이 더디고 세트 오펜스에서 조금 끄는 경향이 있지만, 패스가 정확한 타이밍에 이뤄진다. 또한 외곽 기회가 더 많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문정현은 포인트가드를 볼 때 어떤지 묻자 “기회가 많이 보이는데 1학년들이 정확하게 빠지는 길을 아직은 모르고 있다. 그 길만 알면 더 많은 기회가 났을 거라서 아쉬웠다. 내가 좀 더 지시를 했어야 한다”며 “내가 1번을 보면 빨리 안 뛰어도 된다(웃음). 시야가 괜찮으니까 기회가 다 보인다. 1번을 보면 나쁜 건 없고 더 재미있다”고 했다.

빠른 흐름의 공격에서는 아쉬움이 있다고 하자 문정현은 “스피드가 밀리는 건 당연한데 미스 매치 등을 생각하면 오히려 득이 되는 부분도 있다. 볼 키핑은 자신 있다”고 했다.

문정현은 지난 22일 조선대와 맞대결에서 동생인 문유현의 어시스트를 받아 3점슛 2개를 성공했다. 이날도 마찬가지로 문유현의 어시스트를 통해 3점슛 1개를 넣었다. 반대로 문유현의 3점슛을 배달했다. 문유현이 형의 패스를 받아 3점슛을 성공한 뒤 세리머니를 하자 문정현은 흐뭇하게 웃으며 바라봤다.

문정현은 “하이에서 패스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문유현이었다. 좋은 시너지이자 팬들의 재미 요소이지 않아 싶다”며 “(문유현이) 되게 귀엽고 재미있다. 아직 완급 조절을 더 잘 하면 좋은 선수가 될 거다”고 문유현을 챙겼다.

#시진_ 점프볼 DB(한필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