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데뷔 준비 마친 ‘지터의 후계자’, 양키스 정상 탈환 이끌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3.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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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지터의 후계자가 빅리그 데뷔 준비를 마쳤다.

뉴욕 양키스는 3월 27일(이하 한국시간) 중요한 결단을 내렸다. 마이너리거 초청선수 신분으로 빅리그 스프링캠프를 치르던 한 선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었다. 초청선수와 메이저리그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개막 로스터에 그를 포함시킨다는 의미. 양키스가 개막 로스터 합류를 결정한 선수는 바로 2001년생 유격수 앤서니 볼피였다.

볼피는 양키스 최고의 유망주. 양키스가 2019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0순위로 지명했고 MLB 파이프라인이 선정한 2023 프리시즌 전체 5순위, 양키스 팀 내 1순위 유망주다. 볼피는 오는 31일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시즌 개막전이자 양키스 홈 개막전에 선발 유격수로 출전해 빅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2019년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볼피는 2020년 마이너리그 시즌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취소되며 루키리그만을 마친 뒤 1년을 기다렸다. 2021시즌 싱글A에 데뷔해 하위 싱글A와 상위 싱글A를 모두 거치며 109경기 .294/.423/.604 27홈런 86타점 33도루의 빼어난 성적을 올린 볼피는 2022시즌을 더블A에서 시작했고 트리플A에서 마쳤다. 더블A와 트리플A에서 132경기에 출전한 볼피는 .249/.342/.460 21홈런 65타점 50도루를 기록해 싱글A와 비교하면 성적이 상당히 하락했지만 장타력과 빠른 발은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지난해 트리플A까지 경험한 볼피는 올 봄 빅리그 캠프에 처음으로 제대로 합류했다. 2020년과 2022년에도 빅리그 캠프를 경험했지만 두 차례 캠프에서 시범경기 합계 7타석만을 소화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시범경기를 치른 볼피는 17경기에서 .314/.417/.647 3홈런 5타점 5도루의 인상적인 성적을 쓰며 구단 수뇌부에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어필했다. 그리고 결국 개막 로스터 합류에 성공했다.

볼피는 특급 유망주기도 하지만 팀의 가장 위대한 전설 중 하나인 '캡틴' 데릭 지터를 소환하는 선수기도 하다. 2001년 4월 29일생인 볼피는 개막전 시점에 21세 336일 나이가 된다. 개막전에 선발출전하면 볼피는 1996년 21세 281일 나이로 양키스의 시즌 개막전 유격수를 맡은 뒤 그 해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차지한 지터 이후 시즌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는 최연소 양키스 선수가 된다.

뉴저지주 왓청 출신인 볼피는 양키스가 1992년 뉴저지 페콰녹 출신 지터를 지명한 후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지명한 유일한 뉴저지주 출신 유격수기도 하다. 그리고 맨해튼 인근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양키스 팬으로 자라온 볼피의 롤모델은 바로 지터였다.

개막전 데뷔는 롤모델인 지터조차 경험하지 못한 것이었다. 지터는 1995년 5월 데뷔해 그 해 빅리그 15경기를 경험했고 1996년 본격적으로 루키 시즌을 치렀다. 개막전에서 데뷔한 마지막 양키스 선수는 2003년의 마쓰이 히데키. 개막전에서 데뷔한 마지막 양키스 유격수는 1956년의 제리 럼피였다.

양키스는 볼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양키스는 최고 유망주 출신인 글레이버 토레스가 수비력을 감안하면 유격수보다는 2루수에 더 어울린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깨닫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2년 동안 FA 시장에 '특급 유격수'들이 대거 쏟아져나왔음에도 그들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대신 트레이드 시장에서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를 영입하는데 그쳤다. '악의 제국' 시대와 결별한 뒤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쪽으로 팀 운영 기조가 변한 것도 있지만 마이너리그에서 성장 중인 볼피를 미래의 주전 유격수로 점찍었기 때문이었다.

MLB.com에 따르면 볼피는 "(양키스 데뷔는)내가 기억하는 시기부터 줄곧 내 꿈이었다. 아마 내 나이대의 모든 아이들은 다 그랬을 것이다. 내 반 친구들, 팀 동료들 모두 같았다. 모두의 꿈이었다"며 "그게 현실이 됐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이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양키스는 이번 오프시즌 애런 저지와 9년 3억6,000만 달러 FA 계약을 맺으며 팀 프랜차이즈 스타인 저지에게 지터가 은퇴한 뒤 비어있던 양키스 캡틴 자리를 공식적으로 맡겼다. 지난해 리그를 폭격한 저지가 2009년 이후 벌써 10년 넘게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한 팀의 불명예 시기를 끝내고 다시 양키스를 정상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리고 지터 이후 처음으로 공식 '캡틴'이 팀을 이끄는 올시즌 '지터의 후계자'가 빅리그 데뷔 준비를 마쳤다. 과연 볼피가 전설 지터의 뒤를 잇는 활약을 펼치며 양키스 내야 중심을 든든히 책임지는 핵심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앤서니 볼피)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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