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먹는 하마 '오산세마'…또 만기 연장, 6000억 묶였다

황보준엽 기자 2023. 3. 2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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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이앤씨가 10년여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한 계열사에 빌려준 수천억원 규모의 대여금 만기를 연장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총 4881억원의 운영·사업자금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자금 대여는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며,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DL이앤씨는 사업만 정상화되면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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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여금 '5941억'…한해 순이익 보다도 1000억 많아
시장 침체에 전망도 '불투명'…"사업 진행 어려워"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DL이앤씨가 10년여 이상 사업이 지지부진한 계열사에 빌려준 수천억원 규모의 대여금 만기를 연장했다. 사업이 정상화되면 분양을 통해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인데,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사업 전망은 여전히 어두운 상황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최근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에 총 4881억원의 운영·사업자금을 대여하기로 의결했다. 기존 대여금의 만기 연장을 위해서다. 총 12번에 걸쳐 이뤄지며 대여가 이뤄지며 이율은 4.6%로 같다. 만기일은 내년까지다. 이 외에 39억원의 신규 자금대여도 있었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지난 2010년 설립된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로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오산세마1구역에 5361가구의 아파트를 건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DL이앤씨는 기존 투자자들의 지분을 사들여 이 회사의 지분 48%를 갖고 있다.

당초 별도의 시행사가 있었으나 시행사 부도로 지난해 DL이앤씨는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를 설립하며 자체 사업으로 전환했다.

다만 문제는 10여년이 넘게 사업이 별다른 진척이 없다는 데 있다. 재차 사업 정상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보지 못한 채 이후로는 '대기' 상태다. 난맥상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산시는 2018년 세마1 지구 개발을 위한 지구단위계획 지정을 결정하고,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로 올렸으나 건축 심의가 부결되며 사업은 중단됐다.

이 와중 단기차입금 규모는 커지고 있다. DL이앤씨는 지난해에도 만기 연장을 위해 149억원의 사업비를 대여한 바 있다. 이율은 4.6%로 시중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다. 사업 지연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동안 매년 대여금 규모가 커져 올해에는 5941억원까지 증가했다. 이는 DL이앤씨의 한해 순이익을 훌쩍 넘어서는 금액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매출 7조4968억원, 영업이익 4963억원, 순이익 4155억원의 실적을 거뒀다.

현재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는 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오산랜드마크프로젝트의 자산총계는 2021년 기준 4521억76만원인데 반해 부채총계는 7934억91만원 수준이다. DL이앤씨의 지원 없이는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렵기 때문에, 추가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당장 사업이 진척될 가능성은 작다. 고금리 등으로 인해 부동산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자금 대여는 회사의 존속을 위해서며, 현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사업을 털고 나오기도 쉽지 않다. 매각을 하거나 분양을 해야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데 대규모 토지의 매수자를 찾기 어려워 원하는 금액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이렇게 되면 투입한 자금이 손실로 잡히기 때문이다. 다만 DL이앤씨는 사업만 정상화되면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토지를 많이 보유하고 있고, 투입되는 금액이 적다면 투자가치 차원에서 가지고 갈 수 있다"며 "다만 정리하고 나오려고 해도 시장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하는 금액을 받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로 끌고 가는 경우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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