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로의 산야초 톡Ⅱ] 49. 쇠뜨기 - 군락지 뱀이 많아 ‘뱀 밥’으로도 불려

강병로 2023. 3. 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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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귀재'로 불리며 재생과 환생을 반복하는 식물을 아시는지요.

"분명히 어제까지 뱀 머리를 닮은 연갈색 싹이 올라와 있었는데 뭐지? 식물이 걸어 다니는 것도 아닌데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그러나 이 식물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런 의문은 품지 않았을 겁니다.

두번 태어나는 식물 쇠뜨기! 이 식물은 이른 봄 뱀 머리 형태로 태어나(생식경) 포자를 퍼뜨린 뒤 곧바로 연둣빛 싹을 밀어 올립니다.

이런 세상에서 '재생과 환생의 삶'을 보여주는 쇠뜨기는 부러운 존재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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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쇠뜨기

‘변신의 귀재’로 불리며 재생과 환생을 반복하는 식물을 아시는지요. 3월의 들판에서 펼쳐지는 이 식물의 마술은 감쪽같습니다. 무척 흥미롭지요. 이 식물에 현혹된 사람들은 말합니다. “분명히 어제까지 뱀 머리를 닮은 연갈색 싹이 올라와 있었는데 뭐지? 식물이 걸어 다니는 것도 아닌데 감쪽같이 사라지다니….” 그러나 이 식물을 제대로 알았더라면 이런 의문은 품지 않았을 겁니다. 두번 태어나는 식물 쇠뜨기! 이 식물은 이른 봄 뱀 머리 형태로 태어나(생식경) 포자를 퍼뜨린 뒤 곧바로 연둣빛 싹을 밀어 올립니다. 전혀 다른 모습의 이 줄기가 본 식물체이지요.

생식경에서 영양경으로 변신하며 두번(?)의 삶을 사는 ‘쇠뜨기’는 습기가 적당한 강둑, 논 밭둑에 군락을 이루며 질긴 생명력을 자랑합니다. ‘쇠뜨기’라는 이름은 소가 잘 먹는 풀이라는 데서 유래했습니다. 초봄에 올라오는 뱀 머리 모양의 생식 줄기는 나물로 먹지만 독성이 강해 잘 우려내야 합니다. 군락지에 뱀이 많아 ‘뱀 밥’으로도 불리며 전체적인 모양이 붓을 닮아 한자어로는 필두엽(筆頭葉)으로 표기합니다. 한때 쇠뜨기는 암에 특효약이라는 소문이 퍼지며 전국 들판에서 싹쓸이될 정도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약초로 쓸 때는 생식 줄기가 아닌 영양 줄기를 사용합니다. 반그늘에 말렸다가 차로 달여 마시거나 환을 만들어 먹는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이뇨 작용이 뛰어납니다. 뼈 건강을 돕는데도 탁월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피부를 매끈하게 유지해 줍니다. 이 때문에 여드름과 피부습진 치료제로 널리 쓰였습니다. 항균,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며 피를 멈추게 하는 효능도 뛰어납니다. 그러나 특정 암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은 경계해야 합니다. 성질이 서늘해 과다 복용하게 되면 복통 설사를 일으켜 몸이 찬 사람은 복용을 피하는 게 좋다고 합니다.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습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은 타인에게만 적용될 뿐 자신은 영원불멸의 삶을 꿈꾸지요. 한 번 잡은 권력은 놓지 않으려 하고, 재물은 ‘독식’과 ‘독점’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함께 나누는 공동체 삶은 듣기 좋은 수사에 불과할 뿐, 오직 ‘내 편’과 ‘끼리끼리’만 부르짖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서 ‘재생과 환생의 삶’을 보여주는 쇠뜨기는 부러운 존재이지요. 그러나 쇠뜨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방 눈치챌 겁니다. 같은 모양의 개체가 한 개도 없다는걸. 재생과 환생은 인간의 편견에 지나지 않습니다.

▲ 강병로 전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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