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저출산 대책,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입력 2023. 3. 2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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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대로 떨어졌다.

이제까지의 대책이 성과가 없었다면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

다음은, 저출산이 예산만 투입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자녀를 둔 젊은 세대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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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78명대로 떨어졌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 1.59명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16년간 약 280조원의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출산율이 이대로 계속 추락한다면 국가 소멸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예고된 결과여서인지 충격적이라는 반응보다는 둔감하고 절실함도 부족한 것 같다. 이제까지의 대책이 성과가 없었다면 발상의 전환이 절실한 때다.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먼저, 육아의 주체가 여성이 아닌 양성으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여성들은 아이를 낳으면 육아는 결국 자신의 몫이 될 것이란 부담과 경력단절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남성 육아휴직의 확산은 여성의 부담과 두려움을 완화해 줄 수 있다.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고소득 국가 13곳의 여성 경제활동 참여율과 합계출산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출산율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뒤집었다. 즉 여성이 돈을 벌기 위해 사회활동을 많이 할수록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통설을 반박하면서 오히려 남성의 가사노동·육아 참여율이 출산율과 비례한다고 밝히고 있다. 출산율을 높이는 방법은 여성이 일과 양육을 병행할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핵심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저출산이 예산만 투입하면 해결될 수 있다는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NBER는 저출산이 젊은 세대의 고용·주거 불안 등 경제적 이유 때문이라는 통설도 반박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기준 2020년 40~45세인 부부들의 소득 최상위 20%와 최하위 20%에 속한 부부의 월 소득은 각각 1031만원, 247만원으로 그 격차가 784만원에 달하지만, 자녀 수는 각각 1.85명, 1.69명으로 그 차이가 0.16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큰 소득 격차에도 자녀 수가 비슷하다는 것은 저출산이 소득의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과감하게 예산을 투입하되 어디에 어떻게 투자할 것인지 저출산의 원인을 정확히 알고 집행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분리’에서 ‘함께’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 탈가족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아이를 부모로부터 분리해서 키우기보다 가까이에서 돌봄이 이루어져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정을 쌓아 가족화를 촉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기관과 기업의 직장 문화가 달라져야 한다. 여성 근로자 300명 이상 또는 근로자 500명 이상인 사업주는 직장어린이집을 설치하고, 단독으로 설치할 수 없을 때는 공동으로 설치하거나, 지역의 어린이집과 위탁계약을 맺어 근로자 자녀의 보육을 지원하여야 한다는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또한 부모의 노동시간에 맞추어 아이들의 보육시간을 조정하는 방식에서, 아이들의 보육시간에 맞춰 부모의 노동시간을 조정하는 유연근무제를 정착시켜야 한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사회적인 여러 위기 중에서도 가장 근본적이면서 치명적인 당면한 위험이다. 출산과 육아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자녀를 둔 젊은 세대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을 누릴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정종민 성균관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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