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도 부담'…"대학생 77%, 물가 올라 식비 줄여"

서진석 기자 2023. 3. 27.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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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대학생의 생활고 실태를 조사한 학생단체죠.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김서원 의장과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의장님, 어서 오세요. 


대학생들의 생활고가 무척 심각한데 관련해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고요.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48개의 대학에서 2,076명의 대학생분들이 참여해 주셨는데요. 


최근 물가 인상 이후에 등록금과 생활비에 대해서 대학생들이 얼마나 부담을 느끼고 있는지 파악한 설문조사였습니다. 


99%의 대학생들이 물가 인상을 체감하고 있고 가장 부담이 되는 지출로 식비가 1위로 꼽혔습니다. 


동시에 가장 먼저 줄이게 된 지출 항목으로도 77%였는데요. 


대학생 4명 중 한 명꼴로 끼니를 거르거나 라면이나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대체하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90%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고 대다수의 학생들이 등록금으로 부담을 느낀다고도 답변했는데요. 


등록금과 생활비로 많은 대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VCR]


인터뷰: 이혜진 대학생 / 서울교대

"지난 겨울에는 식비를 줄여보려고 하루 식비 '만원 챌린지'를 혼자 해보기도 했는데요. 하루에 두 끼를 먹는다고 했을 때 한 끼는 도시락을 싸서 다녔고, 한 끼는 분식집에서 주로 채웠습니다."




-----------




서현아 앵커 

줄여도 줄여도 마이너스라면서 한 학생의 가계부까지 공개를 하셨습니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겁니까?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월세, 대출 이자, 공과금 등 나갈 것은 많은데 대학생들이다 보니까 수입이 많이 없잖아요. 


당장에 현금이 없어서 전기요금을 못 내고 단전 예고를 받은 학생도 있었습니다. 


아무리 시간을 쪼개서 알바해도 학교 다니면서 알바를 하면 한계가 있잖아요. 


알바로 한 달에 70만 원을 벌어도 월세 45만 원에 공과금 10만 원, 대출 이자 같은 것들까지 빠져나가면 사실상 그 수입으로는 살려면 식비는 한 달에 1만 원도 안 돼야 되거든요. 


다른 것은 줄일 수 없는데 그나마 줄일 수 있는 게 식비니까 먹는 것을 제일 먼저 줄이는 것 같습니다.


맛이나 취향보다는 제일 싼 것으로 먹고 하루에 한 끼만 먹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친구들을 안 만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사실 먹고 사는 문제가 제일 중요한 건데 그것조차 힘든 상황인 거죠. 


지금 대학생들은 밥도 못 먹고 다닐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끼니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아주 열악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물가 국면에서 아르바이트를 늘린 학생이 30%가 넘는다는 내용도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학업은 물론 건강까지 우려되는 상황 아닙니까?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네, 맞습니다. 


이번 설문 결과에서 늘어나는 식비와 생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알바'를 늘리는 학생들이 많았는데요. 


학비를 벌려고 휴학을 하고 알바를 하거나 물류 야간 알바를 하면서 잠까지 줄이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알바를 늘리면서 수면을 줄이는 것도 문제지만 식비를 줄이기 위해 편의점에서 끼니를 때우거나 아예 거르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번 설문에서도 식비를 줄이거나 저렴한 곳에서 식사를 한다는 학생이 전체 응답자의 25%에 해당했습니다. 


답변 중에는 '며칠 전부터 걸을 때마다 무릎이 시큰거리고 아픈데 병원비가 많이 나올까 봐 못 가고 있다', '매일 알바를 다니는데 너무 아프고 힘들다'라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비싼 물가로 알바를 늘리고 알바를 늘리느라 밥 먹을 시간이 없는 상태인데요. 


그런데 밥을 못 먹으니까 건강은 더 나빠지고 병원비로 또 알바를 늘리는 일까지 다양한 문제로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VCR]


인터뷰: 박서림 대학생 / 이화여대 

"주말 아르바이트로도 시간과 돈이 모자라니, 새벽 시간을 이용해서 야간 물류 아르바이트를 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당장 내일 점심 먹을 돈을 받고, 다시 1~2만 원 하는 식삿값에 돈을 쓰고, 통학으로 매일 학교에 다녀야 하는 교통비에 쓰면서 살고 있습니다."




-----------




서현아 앵커 

정부가 이런 상황에서 '천원의 아침밥' 같은 각종 대학생 지원 사업을 벌이고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책 충분하다고 보십니까?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학생들의 98%가 만족할 정도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지금 반응이 뜨거운데요. 


그러나 현재 천원의 아침밥은 전국의 300개 대학 중에 41개 약 13% 정도의 대학에서만 시행이 되고 있습니다. 


저희 학교만 봐도 시행되고 있지 않는데요. 


전체 대학생 수에 비교하면 천 원에 아침밥을 먹을 수 있는 학생들은 매우 적기 때문에 천원의 아침밥이 모든 학교에서 시행될 수 있도록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지금 천원의 아침밥 사업 자체가 정부에서 천 원 학생이 천 원을 부담하면 나머지 금액을 학교 본부에서 부담을 해야 되다 보니까 예산이 부족한 대학은 이 사업을 감당을 할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지금 점심 학식도 감당이 안 되어서 인상을 하고 있는데 아침까지 확대하기 어려운 거죠.


그래서 사실 학생들에게 점심 학식에 대한 부담을 낮추는 것이 가장 시급합니다. 


최근에 물가 상승으로 점심 학식 가격도 많이 올라서 6천 원에서 7천 원까지 올라간 학교들도 많이 있거든요. 


학식 가격을 안정화시키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지막으로 학생 수가 적어서 위탁업체가 아예 입점이 되지 않고 있는 계원예대와 같은 사례도 있습니다.


학생 식당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닐 뿐더러 수익 기준으로 가격을 책정해서도 안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모가 적은 학교들도 안정적으로 확실히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좋은 취지의 사업이기는 한데 실제로 수혜를 보는 학생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셨습니다. 


어떤 지원책이 더 필요할까요?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식 안정화를 위해 학생식당의 정부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직접적인 예산 지원이 아니더라도 식품 단가를 줄일 수 있게 식료품을 지자체와 연계하여 지원해주는 방식도 있습니다. 


실제로 순천향대에서는 아산시와 협약을 맺어 지역 농수산물을 지원받는다고 들었는데요.


이처럼 학식 가격을 안정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재정적 대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서 대학생분들께 어떤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학 주변 상권 바우처', '식료품 할인카드' 등이 필요하다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서울에서는 지역 상권 바우처인 제로페이를 이용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구매하려고 들어가도 거의 판매하고 있지 않아서 대학생들의 건강권과 관련이 있는 그만큼의 식료품 및 주변 식당가 사용권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대학생들 한 끼 밥값으로 6, 7천 원이면 정말 너무나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정말 시급한 대책이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이 설문조사 내용 하나 더 여쭤보면요. 


올해만 12개 대학의 등록금을 인상을 했는데 학생들은 정작 절반 이상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고요?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네, 맞습니다. 


53%의 학생들이 올해 12개 대학의 등록금 인상을 모르고 있었는데요. 


90%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90% 이상의 학생들이 등록금 인상 시 인상된 금액이 부담스럽다라고 응답을 했습니다. 


등록금 인상을 반대한 학생 중 55%가 학비 부담이 커져서, 그다음으로는 대학 등록금 인상이 아닌 정부의 대학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인상을 반대하였습니다.


오히려 가장 적정하다고 생각하는 등록금 금액으로는 200만 원에서 250만 원 사이인, 한 학기에 평균 231만 원 정도가 적당하다라고 응답을 해 주셨습니다.


서현아 앵커 

생활비도 이렇게 부담이 되는데 등록금까지 오르면 이 학생들의 재정난은 더 심각해지는 거 아닐까요?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네, 맞습니다.


등록금 인상은 대학생들의 재정 문제를 더욱 가중시킬 것입니다. 


이번 설문조사 응답에서도 59%의 학생들이 가장 지원이 시급한 항목으로 '등록금'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미 등록금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하는데 여기서 등록금을 더 인상을 한다면 학생들의 재정난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이미 설문에서 인상된 등록금에 대해 90%의 학생들이 '부담스럽다' 라고 응답을 하였습니다. 


이미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고 최근 가계에서도 물가 상승으로 인해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는데 등록금 인상은 더 큰 학비 부담을 가중시킬 것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죠.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국립대 등록금 인하', '대학 등록금 무상화'와 같은 대학생 등록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앞으로 이 '전대넷(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차원에서는 학생들의 생활고와 등록금 인상 관련해서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십니까?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전대넷은 대학생들의 생활비 부담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안을 4월 초까지 마련해서 이를 동의하는 학생회와 학생들을 만나며 4월 말 '2023 대학생 공동행동'을 발족하려고 합니다.


이후 요구안에 대한 일만 하고 서명 운동을 진행을 하고 교육부에 전달해서 대학생들의 요구안이 실제 이행될 수 있도록 주장할 것입니다. 


교육부에 이야기했음에도 불구하고 대학생 생활비 부담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을 발표하지 않는다면 6월 초 대학생들의 집회를 진행할 계획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혹시 교육부에서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생활비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을지 하나만 추가로 여쭤볼 수 있을까요?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저는 개인적으로 방금 말씀드렸던 천원의 학식을 전국 대학에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지금 이미 시행이 되고 있는 학교에서도 되게 줄까지 서가면서 먹을 정도로 인기가 높거든요. 


이런 대학생들의 식비를 줄일 수 있는 정책들이 많이 퍼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캠퍼스의 활력을 되찾아줄 수 있는 대책 꼭 이어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사에 사용된 설문은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2023년 3월 5일부터 11일까지, 대학생 2,07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입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할 수있습니다.

https://docs.google.com/document/d/1zsxeAE2pF3QZ4uo4IXKBpCatIuLkHA3Cr3VqpT8e4q4/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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