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소멸의 현주소…늘어나는 빈집들

진유민 2023. 3. 27.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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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전북은 인구 180만 선이 무너지며 대부분 지역이 소멸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인구 유출이 낳는 여러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빈집' 인데요.

KBS전주방송총국은 '지방 소멸' 연중기획 보도 두 번째 주제로 빈집 문제를 다룹니다.

먼저, 실태를 진유민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전북의 교통 중심지 익산역.

한때 젊음의 거리라 불리며 전북에서 가장 번화한 동네였던 역 앞 중앙동은 사람 발길이 끊긴 지 오랩니다.

일부 구역에서는 아파트 공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동네에 폐가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거리 곳곳에서 목욕탕과 식당 등 문 닫은 점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20여 곳의 점포 가운데 절반 이상이 폐업해버린 골목도 있습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익산 어양동과 영등동 등 신도심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사람들은 구도심을 떠났습니다.

[곽상인/익산시 중앙동/식당 운영 : "먹고 노래하고 술 마시고 이게 갖춰져 있잖아요 영등동은. 또 모현동도 갖춰져 있어요. 그런데 여기 있던 사람들이 그쪽으로 다 떠나다 보니까 그게 다 (여기엔) 없어요."]

빈집은 농촌 지역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합니다.

과거 60여 가구가 모여 살던 김제의 한 마을.

지금은 절반 이상 가구수가 줄었고, 젊은 사람들은 모두 떠나 60대 이상 고령층만 남아 있습니다.

마을 한쪽엔 담장이 무너져내린 집부터, 마당에 잡풀과 쓰레기가 가득 쌓인 집까지 곳곳이 빈집들입니다.

마을 한가운데 만경읍에서 가장 큰 철공소가 있던 거리는 지나가는 사람을 찾기 힘든 적막한 거리로 변했습니다.

[최우호/김제시 만경읍/세탁소 운영 : "(마을에) 어르신들이 많이 있었는데 돌아가시고, 또 밤이 되면 사람들이 안 지나가요. 낮에도 이렇게 사람들이 안 지나가는데, 6시면 가게 문 닫아버려요."]

과거 부안의 관문으로 불렸던 '백산 삼거리'.

사람이 몰리며 오일장까지 열렸던 곳이지만 은행과 교회, 정육점 등 거리의 점포 대부분이 비었습니다.

한때 북적였던 거리는 치우지 않은 낡은 간판들만 남은 채 부안에서 빈집이 가장 많은 동네가 됐습니다.

[김금철/부안군 백산면/이발소 운영 : "시골에는 노인분들만 사시다가 노인분들 돌아가시고 그러면 맨 빈집이에요. 현재 우리 마을에 빈집이 열 채가 넘어요."]

지난해 기준 전북지역 빈집은 만 5천 9백여 채.

이 가운데 77퍼센트가 농촌 지역에 몰려 있습니다.

지역별로는 김제가 2천 백여 채로 가장 많았고, 군 지역에선 부안군이 천 3백여 채로 가장 많았습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 그리고 신도심으로 몰리는 전북 안에서의 인구 불균형은 범죄와 사고 등 여러 사회 문제를 낳는 빈집 발생을 가속화하며 지방 소멸 위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진유민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진유민 기자 (realji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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