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는 대학생들…"학교 그만두고 알바"

진태희 기자 2023. 3. 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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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물가가 비상입니다. 


특히 지갑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대학생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습니다. 


당장 방값에, 밥값에, 하루하루 견디기도 벅찬 지경입니다. 


오늘은 고물가에 허덕이는 대학생들의 생활고를 집중해 살펴봅니다. 


먼저, 진태희 기자의 보도부터 보시겠습니다. 


[리포트]


대학생 휘주 씨의 수입은 월 100만 원 남짓입니다. 


시간을 쪼개, 과외를 세 개나 하고, 새벽 택배 아르바이트까지 하면서 버는 돈입니다.


하지만 생활은 늘 빠듯합니다. 


교통비, 통신비, 난방비에 대출 이자까지 밥값을 아껴도, 돈 쓸데가 많다 보니, 월세 35만 원도 석 달째 내지 못했습니다. 


인터뷰: 최휘주 4학년 / 동국대

"어쨌든 대출이 많은 상태로 계속 이자가 나가면서 학교에 다닐 수는 없잖아요. 밥 먹고 월세 내기도 빠듯하기 때문에 회복이 잘 안되네요."


아르바이트는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인건비에 지친 가게들은 아르바이트생을 줄이고, 고물가 속에 학부모들은 지갑을 닫으니, 과외자리마저 줄었습니다. 


인터뷰: 최휘주 4학년 / 동국대 

"단기 알바도 하려면 엄청 많이 지원해야 겨우 하나 붙고 하는 수준이라서 (과외 구하는) 선생님들한테도 (학생 연결) 연락이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들었습니다."


대학생들이 생활고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가 대학생 2천여 명에게 물었더니 물가 인상을 매우 체감한다고 답한 비율은 95.1%에 달했습니다. 


물가 인상으로 바뀐 삶의 모습으로는, 1위가 생활비 부족으로 인한 아르바이트 구직 확대였고, 편의점 또는 학생식당 이용을 통한 식비 절감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서원 의장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동덕여대 총학생회장)

"취업난, 월세난에 값비싼 물가로 당장의 생활마저 이어가기 힘든 상황에 정부가 책임져야 할 고등교육마저 대학생들이 그 부담을 떠안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삶의 변화는 대학생들의 건강권과 생활권을 해치고 있습니다."


정부와 대학이 지원하는 '천원의 아침밥' 사업은 연일 오픈런이 벌어질 정도로 인기입니다.


졸업생들이 낸 기부금으로 인원 제한을 없앤 고려대는, 운영 첫날 740명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식수 인원이 지난해보다 절반 가까이(44.5%) 급증하자, 정부는 다음 달부터 사업 예산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지원 대학 수도 늘리기로 했습니다. 


인터뷰: 권준엽 사무관 /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

"천원 아침밥 사업에 대해서 학생, 학교의 지원 확대 요구가 증가했거든요. 예산 총액은 15억 원 이상으로 늘릴 예정이고요. 다만 이제 구체적인 식수 인원은 이번 주 중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생필품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공동구매까지 나섰습니다. 


생필품 판매 기업과 대학 학생회가 협업해 지원하는 방식인데, 생필품을 시중 가격의 절반에 살 수 있습니다.


협업한 학생회는 지난해 강원대 단 한 곳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서울시립대, 고려대 등 13곳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인터뷰: 배단휘 4학년 / 서울시립대 총학생회

"150명가량의 학생이 많이 참여했습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수량으로 구매를 해주셨는데요. 이제 들리는 이야기로는 많은 학생들이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를 할 수 있어서 만족했다고 듣고 있습니다."


허리띠를 졸라매도 역부족인 학생들은, 학자금과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늘리거나 휴학까지 감행하고 있습니다. 


EBS 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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