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인프라·사모자산 투자 확대" 누빈자산운용 서베이
아태지역 보험사 90% "사모시장 비중 늘릴 것"
아태지역 자산보유자 61% "대체투자 늘릴 것"
[이데일리 김성수 기자]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이 인프라 및 사모 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기후변화 위험과 기회를 좀더 정량화하기 위해 자본시장의 주요 가정을 점검하고, 임팩트 투자에 헌신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팩트 투자는 재생 에너지, 교육, 의료 등 사회·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투자를 뜻한다.
마이크 페리 누빈 글로벌 클라이언트 그룹 헤드는 “글로벌 투자자들은 리스크와 수익에 대한 관점을 재정립하고 새로운 시장 질서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기관투자자들은 대개 포트폴리오 변화에 신중하고, 점진적인데 이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이 유의미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서베이 조사 결과 전세계 투자자 중 59%가 포트폴리오 전략을 ‘적극적으로 재검토’(31%)하고 있거나, ‘재정립 및 재분배’(27%)하고 있다. 또는 전면적인 포트폴리오 초기화를 진행중이다. 특히 보험사의 경우 70%가 포트폴리오 전략을 ‘적극적으로 재검토’, ‘재분배’, ‘초기화’하고 있다고 답변해 다른 기관투자자 대비 높은 수치를 보였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48%가 자본시장 예측 메커니즘을 재정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38%는 중대한 전술적 배분을 크게 변경하고 있으며, 27%는 전략적 자산 배분 방침에 근본적인 변화를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극적 변화를 겪는 글로벌 투자환경
투자자들은 향후 5년간 포트폴리오에 영향을 미칠 주요 메가트렌드로 에너지 공급 교란, 인구통계학적 변동과 탈세계화를 꼽았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투자자의 84%는 현재 세계가 극적인 변화를 겪고 있으며, 포트폴리오 전략 역시 이에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77%는 지난 30년 동안과 비교했을 때 오늘날 지정학이 투자 전략에 미치는 영향이 특히 중요해졌다고 답했다.
아태지역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의 3분의 2 이상(67%)이 현재의 투자 환경이 기존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상황이라는 데에 동의했다.
현재 시장 환경에서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아태지역 투자자의 62%는 적극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검토, 재정의, 재분배하거나 혹은 완전히 초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이크 페리 헤드는 “투자자들이 과거라면 지나쳤을 섹터에서도 다시 한번 기회를 찾고 활용하려 하고 있다”라며 “또한 기후위기와 임팩트 투자와 같은 새롭고 진화하는 포트폴리오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 리스크 완화…사모 투자 확대
전세계적으로 다수의 기관(64%)이 인플레이션 리스크 완화에 나서고 있으며, 64%는 적어도 2년 이상 인플레이션 대응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마이크 페리 헤드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인플레이션이 포트폴리오 수익률에 위협이 될 거라는 의견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태지역 연기금의 78%는 인플레이션 리스크 완화 전략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역에 걸쳐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 대비책의 일환으로 다양한 자산을 검토하고 있었다. 사모 인프라가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 외에도 상장주식, 원자재, 인플레이션 연계 채권, 사모 부동산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사모 시장에 대한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도 계속되고 있었다. 최근 공모 시장 밸류에이션 악화로 사모 시장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투자자의 63%가 점진적으로, 8%가 큰 규모로 향후 5년간 사모 자산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또한 아태지역 투자자들의 절반 이상(54%)이 향후 12개월간 포트폴리오 유동성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79%는 향후 5년간 사모 시장에 대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아태지역 보험사의 경우 이보다 훨씬 더 높은 90%가 사모 시장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투자 계획 중 대체투자·인프라 비중 증가
최근 몇년간 흐름과 비교했을 때 대체투자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약 25~35%의 글로벌 투자자만이 주요 대체 자산군을 대상으로 투자 비중을 늘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작년에는 그 비율이 43~58%로 증가했다.
사모펀드의 경우 대체투자 비중 확대를 계획 중인 아태 지역 투자자 중 62%가 향후 비중을 늘릴 계획이 있다고 답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인프라가 61%로 뒤를 이었다. 또한 대체투자 확대 시 투자 대상으로 고려된 다른 자산으로 부동산(54%), 사모신용(45%)도 있었다.
마이크 페리 헤드는 “투자자들이 인프라에 관심을 갖는 것은 수익률 증가, 기후 리스크 완화 뿐만 아니라 포트폴리오를 인플레이션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이라며 “인프라 투자 비중이 증가하는 핵심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기후 리스크 관리·보고 중요성 증가
전세계 투자자는 현재(61%) 또는 향후(22%) 투자 결정을 내릴 때 기후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거나 고려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에이미 오브라이언 누빈 책임투자 글로벌 헤드는 “기후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늘어남에 따라 새로운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탄소 배출량이 높은 기업이나 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감소할 수 있다”며 “기후 관련 정책 지원을 위한 경영진과의 적극적 협력도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후 리스크를 고려하거나 고려할 계획이 있는 투자자 중 67%는 5년 전과 비교하면 오늘날 기후 리스크의 중요성이 증가했고, 위기관리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고 답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의 44%는 기후 리스크 및 지표에 대해 보고한다고 답했다. 38%는 보고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해 관계자나 규제 당국에 기후 리스크 관련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투자자는 16%에 그쳤다.
에이미 오브라이언 헤드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구체적인 기후 리스크 보고 절차 개발에 있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상당수가 기후 리스크에 집중하고 있는 점은 포트폴리오 목표 달성에 있어 기후 리스크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후 전략 목표와 연계된 임팩트 투자
아태 지역 투자자의 78%는 투자 결정을 내릴 때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거나 고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는 전지역 대상 조사 결과인 74%을 상회하는 수치다. 아태 지역 내 이같은 응답을 한 투자자의 67%는 임팩트 투자가 향후 몇년간 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또한 글로벌 투자자의 45%는 임팩트 투자를 통해 전통적 투자와 같은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임팩트 투자가 전통적 투자와 같은 수준의 수익을 얻을 수 없을 것이라는 응답은 23%,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응답은 32%였다.
에이미 오브라이언 헤드는 “아직까지 많은 투자자들에게 임팩트 투자는 새로운 영역으로 남아있다”면서도 “투자 건수와 다양성이 확대되고, 트랙 레코드(실적)가 쌓이면서 임팩트 투자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도 임팩트 투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성과의 문제임과 동시에 신뢰성의 문제이며, 더욱 강력하고 표준화된 측정, 투명성 및 보고를 통해 이 두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팩트 투자에 집중하는 글로벌 투자자 가운데 48%는 기후 전략 목표와 임팩트 투자를 연계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임팩트 투자 분야에서 가장 많이 선택된 분야는 에너지 혁신(69%)과 인프라 프로젝트(62%)였다. 이밖에도 33% 투자자들이 ‘어포더블 하우징’(임대주택)에 관심을 보이는 등 사회적 투자 또한 주요 선택 분야에 포함됐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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