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생활가전 렌털 비교 렌트리 서현동 대표 | “데이터 기반 ‘가전 렌털’ 추천…아날로그 유통 구조 개선”

윤진우 조선비즈 기자 2023. 3. 27.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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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동 렌트리 대표서강대 경영학, 전 삼정회계법인 회계사, 전 삼일회계법인 회계사 사진 렌트리

“정수기를 렌털한다면 판매 중인 제품만 500종이 넘고, 렌털 조건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무엇보다 제품을 렌털하기 위해서는 영업 사원과 만나거나 전화 상담을 꼭 해야 한다. 렌트리는 이런 번거롭고 불편한 아날로그식 유통 구조를 개선해 소비자 편익을 개선하고자 한다.”

서현동(37) 렌트리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렌털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렌털 추천 플랫폼 렌트리를 창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가전 렌털은 생활가전 제조사들이 집중하는 시장이다. 소비자의 소득 수준과 내수경기에 영향을 받는 일시불 판매와 달리 경기가 좋지 않아도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정 기간 소비자 이탈을 막는 록인(lock-in·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를 묶어두는 것) 효과, 한 번에 여러 대를 묶어 파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렌털은 매력적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초기 비용으로 고가의 가전을 사용할 수 있고 사용 기간 내내 전문가 관리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렌털 시장의 유통 구조는 여전히 아날로그식이다. 제조사가 렌털 전문 업체에 제품을 넘기면 판매원이 온라인이나 방문 판매를 통해 제품을 판매한다.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직접 신청한 렌털 서비스도 결국에는 판매원을 거친다.

최근 서울 한강로동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만난 서 대표는 “렌트리는 불편한 렌털 시장을 디지털로 ‘새로고침’ 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만든 서비스다”라며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최적의 계약 조건을 설계하고 판매자 역경매를 통해 소비자는 저렴하게 렌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데이터 기반 렌털 추천 플랫폼 렌트리. 사진 렌트리

간단한 자기소개를 해달라.
“서강대 경영학과를 나와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외국계 PE(Private Equity)의 인수합병(M&A)을 자문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경영학과 재학 시절부터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지만, 졸업 후 바로 도전하기에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컸다. 비즈니스를 하려면 조금 더 식견을 갖추고 다양한 산업을 조망하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회계사 시험을 준비했다. 공인회계사로 삼일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면서 생활가전 렌털 업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다가 렌트리를 창업한 이유는.
“회계법인에서 근무하면서 다양한 기업의 M&A를 자문하는 일을 했다. 그러다가 렌털 업체가 가전 제조업 대비 판매비 비중이 높다는 점을 발견하고 렌털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렌털 시장의 유통 구조에 관심이 생겨 자세히 들여다봤더니 대부분의 판매비가 비용 부담이 큰 방문 판매와 텔레마케팅에 쏠려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판매비 부담만 줄일 수 있으면 소비자가 더 저렴하게 가전을 렌털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고, 렌트리를 창업했다.”

국내 생활가전 렌털 시장은 어느 정도 규모인가.
“정수기로 대표되는 국내 생활가전 렌털 시장은 연 매출 20조원에 달하는 큰 시장이다. 매월 현금흐름이 창출되는 비즈니스적인 장점을 바탕으로 시장에 참여하려는 제조사가 증가하고 있다. 전통적인 렌털 제품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를 시작으로 구매 외에는 대안이 없었던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대형가전으로 렌털 제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젊은층과 1인 가구 증가로 가구, 헬스케어, 의료기기, 펫케어 등 취급 품목이 다변화하고 있다. 렌털 시장은 판매비 부담이 큰 상황에서도 매년 15%씩 고성장세를 유지하면서 올해 연 매출 20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렌트리 서비스는 기존 렌털 서비스와 어떻게 다른가.
“렌트리는 흩어져 있는 렌털 상품을 모아 ‘렌털 제품 추천’ ‘계약 조건 설계’ 등을 돕는 서비스다. 또 판매자 역경매 방식을 통해 다양한 제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렌트리는 한곳에서 여러 회사의 렌털 상품과 약정 조건을 비교할 수 있고, 불필요한 전화 상담 등을 배제해 유통 구조를 개선했다. 상담은 100% 채팅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거래가 종결될 때까지 렌트리가 계약을 보증하는 방식으로 계약의 투명성을 높이고 있다.”

기존 렌털 시장의 문제는 무엇인가.
“정수기를 예로 들 경우 종류만 500종이 넘는다. 정수기만 해도 한 번에 비교해 볼 만한 서비스가 없다. 소비자들은 광고에서 본 내용과 상담원의 멘트에 의존해 제품을 결정해야 한다. 어떤 모델을 사용할지 선택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계약 기간부터 의무 사용 기간, 관리 방법, 해지 위약금 등 고려해야 할 조건이 너무나도 많고 복잡하다. 이마저도 판매자마다 조건이 모두 달라 몇 군데 상담하다가 지친다. 마지막으로 제휴카드 할인에 사은품까지 복잡한 설명을 듣고 계약한 뒤에도 ‘정말 저렴하게 구입한 것인지’ 하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또 판매자가 약속한 사은품이나 페이백이 제대로 지켜질까 불안하다. 렌트리는 이런 과정을 개선하는 걸 목표로 한다.”

렌트리 같은 중개 서비스가 늘어나면 결과적으로 중간 수수료만 늘어나는 것 아닌가.
“렌트리는 판매원, 렌털사와 상생에도 집중하고 있다. 판매원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플랫폼이 아닌 불필요한 광고 지출을 줄이는 또 하나의 광고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 판매원의 경우 기존에는 고객 획득을 위해 성과와 연동되지 않는 광고비를 다양한 곳에 지출해야 했다. 그런데 렌트리에 역경매 방식으로 판매원이 입점할 경우 거래가 성사될 때만 수수료를 내기 때문에 광고비 지출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렌털사는 그동안 방문 판매와 텔레마케팅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한 판매 수수료를 제공해야 했다. 렌털사가 렌트리와 직접 계약할 경우 기존 판매 채널 대비 낮은 판매 수수료로 고객 확보가 가능하다. 판매 수수료를 줄일 경우 결국 고객 혜택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의무 사용 기간과 위약금은 렌털 서비스 성장을 막는 장애물인데.
“정확한 지적이다. 렌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너무 긴 의무 사용 기간과 과도한 해지 위약금에 불만을 갖고 있다. 실제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 3명 중 1명은 의무 사용 기간 내에 해지를 원하며, 이들 중 24%는 위약금을 부담하면서도 해지하고 있다. 렌트리는 플랫폼 내 축적되는 렌털 구매 경험을 디지털화해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간만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 방식을 만드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렌털 역시 경기 상황에 영향을 받는데,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은.
“렌트리는 생활가전 렌털 중개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우리가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핵심 가치는 안전하고 편리한 ‘분납형 구매 방식’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것으로 생각한다. 생활가전을 넘어 1~2인 가구를 위한 가전, 알뜰폰을 비롯한 통신기기 등 다양한 품목으로 넓혀갈 생각이다.”

렌트리의 향후 사업 전략과 목표는.
“먼저 시중의 모든 렌털 제품 관련 정보를 표준화해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싶다. 렌털 시장의 서비스 고도화를 통해 플랫폼 내에서 더 많은 렌털 제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렌털 판매를 원하지만, 프로세스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강소 제조사들에 편리하고 쉽게 렌털 프로세스를 제공하고 싶다. 렌털을 위해 꼭 필요한 상담 서비스를 디지털화해 상담원의 업무 효율을 높이고 판매 중개형 서비스를 직접 판매형 모델로 전환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렌트리를 통해 어떤 제품이든 원하는 기간만 합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새로운 소비 방식을 만들겠다.

Company Info

회사명 렌트리
설립 연도 2022년
대표 서현동
직원 수 6명
누적 거래액 50억원
사업 생활가전 렌털 제품 온라인 중개
주요 고객사 LG헬로비전, CS렌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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