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경제의 조건 중장기 비전 위한 제도 혁신

윤덕룡 KDI 초빙연구위원 2023. 3. 2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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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 세계적 인물이 된 소녀다.

거시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비전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제도에 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는 1990년에 발표한 저서 '제도, 제도적 변화, 그리고 경제적 성과'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제도적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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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그레타 툰베리는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로 지속 가능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캠페인을 벌여 세계적 인물이 된 소녀다. 그녀가 환경보호를 위해 나선 것은 스웨덴에서 발생한 폭염과 산불이 계기였다. 재난이 기후변화의 영향이라는 생각에 15세이던 2018년 8월부터 매일 학교 대신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여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과 유럽의 젊은이들이 먼저 그녀의 환경 시위에 동참했다. 금요일마다 청소년들은 동맹휴학을 하고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School strike for climate)’에 참여했다. ‘금요 시위(Friday‘s Demonstration)’로도 알려진 이 운동은 결국 미국, 아시아, 전 세계로 확산했다. 사회적으로 정책결정권을 갖지 못한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 지속 가능한 지구와 환경을 보존해달라며 내건 시위의 슬로건은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이었다. 미래 세대가 기성세대를 향해 국제적으로 강력한 압력단체 역할을 한 초유의 사건이다.

윤덕룡KDI 초빙연구위원전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

청소년이 나서 지속 가능성 문제를 제기한 것은 기성세대가 환경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남용해 미래의 기회를 빼앗는다는 인식 때문이다. 현시대의 정책결정권을 가진 기성세대는 장기적 안정성이나 미래 복지보다 단기적 이익과 지금의 효용을 키우는 데 관심이 더 크다. 기성세대에게는 단기적으로 합리적인 선택이 미래세대에게 지나친 부담을 야기해 장기적으로 비효율적 선택이 될 가능성은 어디서나 존재한다. 세대 간 서로 다른 이해를 반영하거나 중장기적 측면에서 합리성을 반영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한 이유다.

최근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거시경제의 주요 지표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망을 어둡게 하기 때문이다. 합계 출산율은 인구 현상 유지에 필요한 대체 출산율로 알려진 2.1명의 절반보다 훨씬 아래인 0.8명 안팎이다.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할 뿐만 아니라 내수 시장도 위축돼 공급과 수요 모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경제성장률의 추세적 하락도 미래의 불안 요소다. 김세직 서울대 교수는 우리 경제 성장률을 10년 이동평균으로 계산하면 5년에 -1%씩 잠재성장률이 감소하는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의 낮은 성장률 자체도 문제지만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바닥을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무역적자도 걱정거리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나라인 우리나라가 12개월째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그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무역으로 돈을 벌기보다 잃고 있다는 뜻이다. 흑자를 유지하던 경상수지도 지난 2월 적자로 돌아섰다. 저축까지 헐어서 쓴다는 의미다. 고령인구 증가세를 고려하면 중장기적으로 적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지속 가능성의 문제는 개별 국가나 세계적 측면에서 장기적인 이슈다. 인구구조 변화를 비롯해 산업구조나 지역 간 균형성장, 교육 등 한국의 주요 문제가 대부분 장기적 측면에서 정책을 준비하고 추진해야 하는 사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는 국민의 중장기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제도 장치가 없다. 5년 단임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에 책임을 묻거나 장기적 시각에서 정책을 추진하라고 요구하기도 어렵다. 새 정권이 이전 정부의 정책을 계승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는 중장기적 비전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5년 임기의 대통령 단임제는 정치적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되지만,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이행을 책임지도록 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제도에 관한 연구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 경제학자 더글러스 노스는 1990년에 발표한 저서 ’제도, 제도적 변화, 그리고 경제적 성과’에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제도적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제도는 경제 및 사회 환경과 더불어 진화해야 한다. 한때 효율적이었던 제도도 환경이 변화하면 효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도적 혁신과 적응은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귀담아들어야 할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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