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세창고 '반도체 수출기지'로 변신
관세청, 내달 규제완화 추진
정부가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5500평(약 1만8000㎡) 규모 보세창고를 복합물류시설로 변경해 반도체 수출 전진기지로 활용한다.
최근 반도체 수출이 급락하면서 이달 25년 만에 13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할 것이 유력해지자 화물관리 규제를 풀어 반도체 등 핵심 품목 수출 수요를 한국으로 끌어오겠다는 전략이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최근 서울본부세관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며 "국내외 기업 재고가 늘고 전 세계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자 산업계에서 보관창고 확보를 위해 보세창고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 청장은 "이를 수용해 다음달 중 보세화물을 반입한 뒤 수출하는 절차를 대폭 간소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보세창고 반출입 절차가 완화되면 기업 물류비용이 절감되며 해외에 있던 반도체 재료가 한국으로 들어올 유인이 커진다. 국내에서 제품이 가공된 후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전체 수출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생긴다. 반도체 수출품 중 93%가 보세창고를 통해 들어온 후 수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조 단위 반도체 물량이 한국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청장은 "핵심 수출 산업이 보세제도를 활용하는 비중이 높지만 현재는 보세창고에서 물품을 재포장하거나 반출할 때마다 매번 세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화물관리 절차가 까다롭다"며 "앞으로는 기업이 자유롭게 화물을 분할·결합·재포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보세창고는 수입 신고를 거치지 않고 해외 원재료를 국내로 반입해 제조·가공하는 시설이다. 현재 상당수 반도체 수출분은 국내 보세공장에서 생산된 뒤 인천 자유무역지역 등을 통해 수출되고 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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