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쓰레기 머학생’ 작가 “교사‧의사보다 ‘웹툰’이 젤 좋아”

박은혜 2023. 3. 2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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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의대에 갔느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웹툰을 계속 그리고 싶어서였어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웹툰 작가야말로 제가 가장 지키고 싶은 1순위 자아더라고요."

웹툰 '쓰레기 머학생'(대학생의 '대'를 모양이 비슷한 '머'로 치환한 인터넷 언어유희)·'재활용 머학생'을 그린 수레기(필명·26) 작가는 명문대 출신이면서도 돌연 의대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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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기 작가, 자신의 불량한 대학생활 그린 자전적 내용의 웹툰이 인기
“웹툰 작가, 가장 지키고 싶은 1순위 자아…의대 간 이유도 그것 때문”
“요즘 대학생들, 고교 4학년처럼 공부만 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 찾길”
웹툰 '재활용 머학생'. 작가 SNS 캡처
 
“왜 의대에 갔느냐고 묻는다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큰 이유는 웹툰을 계속 그리고 싶어서였어요. 처음에는 몰랐는데 웹툰 작가야말로 제가 가장 지키고 싶은 1순위 자아더라고요.”

웹툰 ‘쓰레기 머학생’(대학생의 '대'를 모양이 비슷한 '머'로 치환한 인터넷 언어유희)·‘재활용 머학생’을 그린 수레기(필명·26) 작가는 명문대 출신이면서도 돌연 의대에 진학한 이유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수레기 작가는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가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신의 대학 생활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카카오웹툰 ‘쓰레기 머학생’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웹툰에는 주로 자기 전공에 대한 혐오와 바닥을 치는 학점, 하루 종일 피시방에서 즐기는 게임 등 불량한 대학 생활을 담았다.

그런 그가 고려대 수학교육과를 졸업했으며, 올해는 다른 학교 의대에 신입생으로 다시 입학했다는 사실과 이를 바탕으로 ‘재활용 머학생’이라는 신작 웹툰을 내놨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랬다.

작가가 소위 명문대에서 교생 실습까지 마쳐 교사라는 정해진 미래가 있던 수레기 작가가 돌연 의대에 진학한 이유는 뭘까.

그는 학부모와 학생, 주변 동료 교사들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교사와 웹툰 작가라는 직업을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 진로를 틀게 됐다고 했다.

작가는 “매주 새로운 소재를 찾는 것이 어려웠고, 팬들 말처럼 ‘아 이제 대학원에 가야 하나’라는 생각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학점이 낮아서 대학원도 가기 어렵더라”라고 토로했다.

웹툰 '쓰레기 머학생'. 작가 SNS 캡처
 
이에 수능을 다시 보기로 결심하고, 단 1년간의 수험생활 끝에 모 대학 의대에 합격했다.

그는 “이제 1학년이 된 지 1달 정도 됐는데 아직은 (학교생활이) 편해서 ‘쓰레기 머학생’ 초창기 분위기가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본격적인 의대 생활이 나올 텐데 흔하지 않은 의대생 웹툰인 만큼 재밌게 봐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수레기 작가는 ‘쓰레기 머학생’이 데뷔작이기는 했지만, 이전부터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웹툰을 그려왔다.

그는 “중학생 때 게임 ‘메이플스토리’ 관련 일상 만화를 1년 정도 그렸다”며 “대학교 2학년일 때 페이스북에 수학 관련 만화를 짧게 올렸는데 생각보다 인기를 끌었고, ‘쓰레기 머학생’의 기반이 됐다”고 돌아봤다.

이후 네이버웹툰 아마추어 작가 플랫폼에 2018년 연말부터 일주일에 1∼2편씩 만화를 올렸고, 2020년 카카오웹툰에서 ‘쓰레기 머학생’을 정식 연재하게 됐다.

고려대 학점을 묻는 말에는 “2점대 후반이었다”며 “사실 F 학점을 한 번도 받지 않았고 C와 D만 득실득실하다. ‘칼’ 졸업했다"고 털어놨다.

팬들을 ‘수혀미’(수학 혐오하는 사람)라고 부르고 아예 ‘I HATE MATH’(나는 수학을 증오한다)라는 문구를 담은 옷과 텀블러를 제작해 팔 정도로 수학에 대한 혐오를 숨기지 않는 작가지만, 다시 스무살이 된다고 해도 똑같은 전공을 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수학과 저는 애증의 관계”라며 “다시 돌아가도 결국 또다시 수학교육 전공을 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웹툰 '재활용 머학생'. 작가 SNS 캡처
 
그야말로 ‘불량 대학생’이었던 작가는 대학생들을 향해 한 가지라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즐겼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요즘 대학생들을 보면 고등학교 4학년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치열하게 살고 있어요. 이렇게 살 수밖에 없게 만드는 현실을 알고 있어서 ‘나처럼 놀아라, 나가 즐겨라’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바쁜 대학 생활 속에서 딱 한 가지만이라도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즐겼으면 좋겠어요”라고 강조했다.

박은혜 온라인 뉴스 기자 peh06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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