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 공개매수 2.2대1 '흥행' 지분 못 턴 하이브 수백억 평가손

오대석 기자(ods1@mk.co.kr) 2023. 3. 27.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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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주 신청땐 44주 처분 가능
이수만은 공개매수 참여 안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개매수에 성공하며 SM엔터테인먼트 최대주주에 올랐다. 공개매수에는 SM 경영권을 놓고 다투다 발을 뺀 하이브를 비롯해 컴투스와 대부분의 기관까지 응하며 전체 지분의 80%에 육박하는 물량이 몰렸다. 공개매수 흥행과 SM 주가 급락으로 기존 최대주주였던 하이브는 현 주가 기준 평가손만 수백억 원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공개매수 주관사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실시한 SM 공개매수의 최종 경쟁률은 2.2655436대1로 집계됐다. 배정비율은 약 44%로 결정됐다. 공개매수에 100주를 신청했다면 44주만 처분이 가능한 셈이다. 공개매수 결제일은 28일이다.

이번 공개매수로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각각 SM 지분 20.78%와 19.13%를 보유하게 됐다. 이미 장내매수로 SM 주식을 각각 3.28%, 1.63%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양사 지분을 더하면 카카오그룹은 SM 주식 총 39.91%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카카오의 공개매수에는 주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SM 경영권을 놓고 다퉜던 하이브는 들고 있던 SM 지분 전량(15.78%)을 공개매수에 내놨으며, 컴투스도 주식 전량(4.17%)을 정리하기 위해 공개매수에 참여했다. 다만 이수만 SM 전 총괄프로듀서는 하이브에 팔고 남은 잔여 지분 3.65%를 들고 있지만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카카오의 공개매수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한때 장중 16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던 SM 주가는 27일 9만1100원까지 하락했다. SM 주가가 9만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달 9일 이후 처음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SM 주가 상승 원동력인 경영권 분쟁이 종식된 상황에서 주가가 당분간 크게 치솟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브는 현재 주가 기준으로 수백억 원대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주당 12만원에 SM 지분을 사들인 하이브는 이번 공개매수 후에도 지분 6.96%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주당 2만8900원씩 평가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공개매수로 인한 차익 등까지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현재 100억~2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상태로 이 전 총괄과 맺은 계약의 협의 상황에 따라 손실 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하이브는 당분간 잔여 지분을 팔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시장법상 공개매수를 진행한 카카오는 향후 6개월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로 SM 지분을 살 수 없다. 만약 SM 주가가 단기에 12만원 이상으로 오른다 하더라도 단기 매매차익 반환제도 때문에 6개월 동안 지분을 들고 있어야 한다. 이는 자본시장법상 주요 주주가 지분 취득 후 6개월 내에 처분할 경우 매매차익을 회사에 귀속시켜야 하는 제도다. 공개매수로 처분하면 이 제도를 피할 수 있지만 장내 거래는 제한된다.

[오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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