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 두달 포스코 …"침수 전보다 품질도 좋아져"

서진우 기자(jwsuh@mk.co.kr) 2023. 3. 2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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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극복 포항제철소 가보니
지난 1월 모든 공정 재가동
피해 유독컸던 제2열연공장
생산량 경영계획 웃돌 정도
정문 둘러싸고 차수벽 설치
두번 피해없도록 대비 만전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이 힌남노 침수 피해 복구 이후 정상 가동되고 있는 모습. 포스코

지난 23일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포스코 본사 포항제철소 인근 냉천은 말없이 흘러가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6일 새벽 태풍 힌남노가 몰고 온 폭우는 냉천 하류를 순식간에 범람시켰고, 서울 여의도의 3배 면적인 포항제철소 11.3㎢(약 342만평) 전역을 집어삼켰다. 포스코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지됐다.

지난 1월 20일 포항제철소는 침수된 지 135일 만에 기적적으로 17개 공장과 118개 모든 공정의 재가동을 시작했다. 그리고 두 달 뒤인 지난 23일 현장을 찾았을 때 포스코 제2열연공장은 예전 모습을 되찾아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고로에선 시뻘건 쇳물이 흘러나왔고 이로써 달궈진 슬래브(직육면체 철강 반제품)는 수많은 롤러 사이를 지나며 얇게 눌렸다. 쇳물을 뽑아내고(제선), 슬래브를 만든 다음(연주), 열연·냉연 등 압연을 거쳐 최종 생산되는 후판 같은 철강제품은 자동차나 가전제품 등에 투입된다.

포스코 공장 가운데 제2열연공장은 이 같은 철강 완제품 생산의 핵심 기지다. 하지만 지난 침수 때 이곳의 피해가 유독 컸다. 현장을 가보니 제2열연공장에는 지하실이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철강 제조에 필수적인 기름 등을 보관하는 유실(油室)이 지하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해 당시 공장 지상으로 1.5m 높이까지 침수된 만큼 지하 유실은 모두 물에 잠겼다. 기적과도 같은 복구는 제2열연공장을 정상화시켰고 현재 하루 평균 20~25t가량의 코일 강판을 700개씩, 총 1만5000t가량 생산하고 있다. 종전처럼 연간 5000만t 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생산량과 품질에는 문제가 없을까. 천시열 포항제철소 공정품질 담당 부소장은 "올해 2~3월엔 오히려 경영계획을 웃도는 양을 생산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 1월 기준 철강 종합 품질 부적합률은 침수 전인 지난해 8월보다 더 낮았다"고 설명했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가 보유한 광양제철소보다는 크기가 작지만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연, 냉연, 후판, 선재, 전기강판, 스테인리스 등 철강 관련 모든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그만큼 이곳 침수와 50년 만에 멈춰선 고로 쇳물은 포항시뿐 아니라 전국에도 충격을 줬다.

특히 침수 예방을 위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정문과 2문, 3문 등 모든 출입구와 그 사이 외벽 1.9㎞에 현재 차수벽을 설치하고 있다. 인근 냉천에도 제방과 차수를 위한 시트파일(제방을 무너지지 않게 하는 장비)을 1.65㎞ 길이로 설치 중이다. 제철소 내부 핵심 설비를 보호하는 별도의 차수시설도 설치해 변전소나 전기실 침수를 방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모든 차수시설 설치는 오는 6월이면 끝난다.

[포항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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