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디가가가 사랑한 그 인형, 한국 온다

이새봄 기자(lee.saebom@mk.co.kr) 2023. 3. 2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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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완구업체 손오공
'스퀴시멜로' 7월 美서 수입
로보샵과 연계 키덜트 공략
어린이 중심 제품서 탈피
연내 애니 제작·완구개발 추진
美·유럽 등 글로벌 진출 목표
오는 7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스퀴시멜로' 인형을 안고 있는 김종완 손오공 대표. 손오공

세계적인 팝스타 레이디 가가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의 진정한 친구'라는 짧은 설명글과 함께 올린 사진 속에는 말랑하고 포근한 인형이 가득하다. 마치 마시멜로와 같은 촉감을 가진 인형 브랜드 '스퀴시 멜로'는 레이디 가가와 같은 유명인사들이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자신의 SNS를 통해 노출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그야말로 어른이 유행시킨 장난감인 셈이다. 스퀴시 멜로는 흥행에 힘입어 지난해에는 완구 업계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미국 토이어워드를 거머쥐기도 했다.

한국의 완구 기업 손오공은 올해 7월 스퀴시 멜로를 국내에 론칭하기로 했다. 이는 '어린이 완구 전문 기업'의 변신 선언이기도 하다. 김종완 손오공 대표(57)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퀴시 멜로는 어렸을 때의 감성을 가진 어른들인 '키덜트'가 인지도를 끌어올린 브랜드"라며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완구의 소비층을 더 넓혀나가겠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그가 언론사의 공식 인터뷰에 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대표는 올해 손오공의 성장 동력을 '키덜트'와 '글로벌'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정했다. 김 대표는 "저출산으로 아이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완구 소비자는 줄어들지 않는다"며 "과거 20대가 주였던 키덜트형 구매자들이 30대가 됐고, 향후 40대와 50대에서도 관련 소비가 나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 완구 구매층이 10대 이하였다면 이제는 1030세대를 겨냥하는 제품을 소싱해 사업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덜트를 겨냥한 첫 시도는 올해 1월부터 운영을 시작한 자판기 형태의 피규어 판매 채널 '로보샵'이다. 로보샵에서는 디즈니, 산리오 등 전 세계 유명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을 통한 다양한 캐릭터에 전속 계약을 맺은 예술가의 디자인을 더해 만들어진 '수집형 피규어'를 살 수 있다. 남성 키덜트를 겨냥한 '타막웍스' '팝레이스' '매치박스' 등 다이캐스트 자동차 완구도 올해 이미 들여왔거나 들여올 계획이다. 다이캐스트는 구리와 알루미늄, 주석 등을 녹여 강철로 만든 거푸집에 눌러 넣어 만드는 방식의 완구로, 사출 형태의 자동차 완구보다 고가 제품으로 분류된다. 김 대표는 "자동차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성인들도 좋아하고 수집하는 대표적인 완구"라며 "성인들만을 겨냥한 완구들이라기보다는, 엄마와 아빠·삼촌도 좋아하면서 아이들도 좋아할 수 있는 형태의 제품을 찾아 들여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년 내 키덜트 관련 매출을 전체의 20%까지 끌어올리고, 종국에는 40%까지 높이겠다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겨냥하기 위한 움직임도 가속화한다. 이를 위해 손오공은 직접 콘텐츠 제작사와 협업해 애니메이션 제작과 완구 개발에 뛰어든다. '완구 유통사'라는 틀을 벗어나기 위한 시도다. 손오공이 직접 애니메이션 제작과 완구 개발에 나선 것은 2013년 공개된 '최강 탑플레이트' 이후 꼭 10년 만이다. 연내 공개될 애니메이션은 남자아이들을 위한 '로봇물'로 유럽·미국 등 세계시장 진출이 목표다.

김 대표는 "연내 공개를 목표로 한국시장만이 아닌 세계시장에 초점을 맞춰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한 완구를 개발하고 있다"며 "사실 완구는 동서고금이 다르지 않지만 콘텐츠는 동서양 문화에 따라 많이 다르다. 애니메이션 제작 단계에서부터 글로벌을 타깃으로 하면 분명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되짚어 보면 김 대표가 처음 손오공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 역시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는 신보창업투자에 재직 중이던 1990년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과 영화 등 콘텐츠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 결성에 참여했다. 당시 투자자로 손오공을 접했던 그는 2005년 창업주인 최신규 회장의 권유로 손오공에 합류해 18년간 경영을 맡아왔다. 지난해에는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마텔 글로벌이 보유했던 손오공 주식을 인수해 지분 6.2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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