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BMW 회장이 “중국식 현대화는 혁신 기회” 칭송한 이유
시진핑 “세계에 새로운 기회 제공할 것” 약속
아람코 13조원 규모 투자계획 내놓기도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 100여명이 중국을 찾아 잇따라 ‘친중국’ 발언을 쏟아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의 새로운 발전으로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직접 투자 세일즈에 나선 데 대한 화답이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날을 세우고 있지만, 14억명 규모의 중국 내수 시장이 올해 큰 폭의 성장을 예고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7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 차이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지난 26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고위급포럼(CDF)에 참석해 “중국식 현대화는 세계적 규모의 혁신과 지속 가능한 기술을 위한 기회이며, 다자간 협력의 강력한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식 현대화는 시진핑 집권 3기 핵심 기조로, 서방의 현대화와 구별돼 전 인민의 공동번영을 목적으로 하는 개념이다.
이번 CDF에서 중국 정부는 세계 기업인들에게 시장 접근을 확대하고 경영 환경을 최적화하는 등 외자 기업에 대한 대우를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시 주석은 축전을 통해 “중국은 대외 개방의 기본 정책을 견지하고 상호이익과 공동번영의 개방전략을 확고히 실행하고, 끊임없이 중국의 새로운 발전으로 세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규칙, 규제, 관리, 표준 등 제도적 개방을 안정적으로 확대해 각국 및 각측과 제도적 개방의 기회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집세 회장 외에도 이번 CDF를 찾은 글로벌 CEO들은 중국 대외 개방 정책에 대해 힘을 싣고 있다. 영국계 글로벌 광산기업인 리오 틴토의 제이콥 스타우숄름 CEO는 “중국은 20여년 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세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돼 왔다”며 “중국은 신기술 개발 분야의 리더가 됐고, 올해에도 세계 경제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앨버트 불라 화이자 CEO는 2025년까지 최소 12개의 혁신 의약품을 중국에서 신청하겠다는 목표치를 내놨다.
투자를 약속한 곳도 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CEO는 중국 랴오닝성에 100억달러(약 13조원) 규모의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2017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중국간 체결한 투자 협정을 구체화한 것이다. 이 단지에는 하루 생산량 30만배럴 규모의 정유 공장과 연간 165만톤(t)의 에틸렌 생산 시설이 들어선다. 올해 2분기 내 공사를 시작해 2026년 완전 가동이 목표다. 팀 쿡 애플 CEO는 “중국과 애플은 공생 관계”라며 중국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 규모를 기존 1500만위안(약 28억원)에서 1억위안(약 189억원)까지 늘리겠다고 했다.
글로벌 기업 CEO들의 이같은 행보는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이 날로 강화되는 상황에서도 중국 시장의 저력은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애플의 경우 중국에서 전 세계 아이폰 생산량의 70% 이상을 만들고 있고, 애플 매출의 약 20%는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등 중화권 국가에서 나온다. BMW 역시 올해 1~2월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는데, 이같은 성적은 중국 내 판매량이 3배 이상 증가한 덕이 컸다. 화이자는 30여년간 중국 시장에서 60개 이상의 혁신 의약품 승인을 받아 영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의 ‘위드 코로나’ 시행 첫 해로, 이전보다 강력한 내수 회복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 글로벌 기업들 입장에선 매력적이다. 작년 3.0% 성장에 그쳤던 중국은 올해 ‘5% 안팎’ 목표치를 제시하며 내수 살리기에 한창이다. 실제 올해 1~2월 중국 소매판매와 산업 생산은 리오프닝(꼉제활동 재개) 효과 덕에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한국계 기업의 경우 미국으로부터 보다 직접적인 ‘중국 견제’ 요구를 받고 있어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가 대표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CDF 참석을 위해 3년 만에 중국을 찾았는데, 취재진과 만나 “북경 날씨가 너무 좋지요”라고만 말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반도체지원법의 보조금을 받으면 중국 내 투자를 제한하는 ‘가드레일(안전장치)’ 세부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향후 10년간 중국 내 신규 시설 투자가 금지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삼성전자, 中 반도체 공장 노후장비 매각 시동… “방안 모색 초기 단계”
- 40주년 앞둔 쏘나타, 얼굴 바꾸니 美 판매량 급증
- [단독] 14년 우여곡절 끝에 운항 멈춘 한강 유람선 아라호, 8번째 매각도 유찰
- 축구장 100개 규모 연구소에 3만5000명 채용하는 화웨이… 노키아·에릭슨·삼성전자는 감원 바람
- 현대건설,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대형 원전 설계 계약 체결
- “올해 핼러윈 가장 무서운 영상”… 외신도 놀란 현대차 로봇
- WBC 한국팀 괴롭힌 마법의 진흙… “야구공 점착성·마찰력 높여”
- 치킨업계 1·2·3위 얼굴, 한달새 모조리 바꿨다… ‘치킨왕’ 자리 놓고 스타마케팅
- [美 대선] 美대선이 시작됐다, 시나리오는?
- 최태원 “삼성전자, SK하이닉스보다 많은 기술 보유…AI 흐름 타고 성과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