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로 보는 하이브리드차 전성시대···그럴 이유 있네

박순봉 기자 2023. 3. 2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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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올해 들어 가장 많이 팔린 친환경차는 8000대 넘게 팔린 그랜저 하이브리드다. 올해 그랜저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의 비중은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출고된 그랜저 10대 중 4대 이상이 하이브리드차였다는 의미다. 그랜저 신차 효과와 함께 나타난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내연기관차 시대에서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는 초입에 최근 하이브리드차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하이브리드차가 전기차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뛰어난 연비와 친환경이란 시대적 가치는 충족해주는 덕분이다.

27일 현대자동차그룹 자료를 보면, 올해 1~2월 그랜저는 국내에서 총 1만8948대가 팔렸고 이 중 하이브리드차는 8109대였다. 그랜저 하이브리드의 비중이 42.8%다.

2013년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처음 출시됐을 때 비중은 0.1%에 불과했지만 10년 만에 40%대를 넘어섰다. 그랜저 판매량 중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은 단계적으로 높아졌다. 2014~2016년까지 10%대를 유지했고, 2017~2020년 20%대에 들어섰다. 2021년부터 지난해 30%대로 오른 뒤 올해 처음으로 40%대에 돌입했다.

‘저공해 친환경차’ 중 하이브리드 모델 선호 현상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1~2월 현대차그룹의 친환경차 상위 판매량 10개 모델 중 하이브리드 모델은 7개고 순수 전기차는 3개다. 순수 전기차 3개 중에는 봉고 EV와 포터 EV가 포함돼 있다. 승용차만 보자면 상위 8개 모델 중 7개가 하이브리드차인 셈이다. 유일하게 포함된 승용 전기차는 아이오닉 5가 유일하다. 아이오닉 5의 올해 1~2월 판매량은 1987대로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8109대)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세계적으로 봐도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크게 성장해왔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해외에서 4만9022대의 하이브리드차량을 판매했다. 2017년에는 14만8384대로 처음으로 10만대를 돌파했고, 2021년에는 21만7506대, 지난해에는 32만3379대를 각각 판매했다.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단계적으로 늘어온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은 전기차 시대로 넘어가기 전 과도기적 현상으로 해석된다. 하이브리드차는 무엇보다 전기차의 여러 단점들은 보완할 수 있다. 전기차는 아직은 내연기관차의 주유 방식보다 충전이 불편하다. 충전 인프라도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일부 전기차는 충분한 주행거리를 갖추고 있지만 여전히 내연기관차에 비해선 주행거리가 대체적으로 짧다. 겨울철에 주행 거리가 크게 줄어들기도 한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의 화재 위험은 여전히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망설이는 이유다. 보조금이 있긴 하지만 전기차의 가격은 대체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높다. 이런 단점들을 하이브리드차는 대부분 상쇄한다. 배터리 용량을 키우고 충전이 가능해 전기차 쪽으로 더 다가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도 도요타, BMW, 벤츠 등 주요 브랜드들이 내놓고 있다.

오히려 장점이 더 많다. 내연기관차보다 긴 주행거리를 갖췄고, 전기차보다 하이브리드차가 더 친환경적이란 평가도 있다. 전기 운행이 친환경성이 높긴 하지만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친환경적이냐는 다른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배터리 때문에 무게가 무겁고, 이 때문에 미세먼지를 더 많이 유발하며 도로를 파손하기 쉽다는 평가도 있다. 이런 비판에서도 하이브리드차는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더 발전해 완전히 안착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차 선호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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