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왜곡 현수막 훼손 60대 "한 분이라도 덜 보게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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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을 '김일성 공산폭동'으로 왜곡한 일부 정당 현수막을 훼손한 60대가 "유족이 한 분이라도 덜 봤으면 했다"는 당시 심정을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제주지역에 내걸린 제주4·3을 '김일성 공산폭동'으로 왜곡한 일부 정당 현수막 9개를 커터칼을 이용해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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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4·3을 '김일성 공산폭동'으로 왜곡한 일부 정당 현수막을 훼손한 60대가 "유족이 한 분이라도 덜 봤으면 했다"는 당시 심정을 밝혔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현수막을 훼손한 혐의(특수재물손괴)로 60대 남성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2일 제주지역에 내걸린 제주4·3을 '김일성 공산폭동'으로 왜곡한 일부 정당 현수막 9개를 커터칼을 이용해 훼손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전날 이뤄진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여 년 전 제주로 이주한 A씨는 서귀포시에서 농사를 짓고 있으며 4·3 희생자 유족이거나 직접적으로 관계된 이는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농산물을 싣고 공판장에 가는 길에 우연히 4·3을 왜곡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봤다. 제주에 사는 사람으로서 그 아픔을 키우는 꼴을 두고 볼 수 없었다"며 "4·3희생자 유족이 한 분이라도 덜 봤으면 하는 마음에 현수막을 찢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제 겨우 4·3의 아픈 기억을 치유하려는 때 나쁜 무리가 날이 선 소금 같은 현수막을 걸어 아픈 이들을 조롱하려 한다"며 "그러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각오하고 벌인 일이니, 실정법을 어긴 벌이야 감당하겠다"며 "다만 직접 관계된 바 없는 사람이지만 제주 4월의 아픔을 같이하는 국민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 된다면 위안이 되겠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공화당, 자유당, 자유민주당, 자유통일당 등 4개 정당과 자유논객연합은 지난 21일 '제주4·3 사건은 대한민국 건국을 반대하여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다'라는 내용의 현수막 80여 개를 제주 곳곳에 내걸어 도민 공분을 샀다.
지난 23일 훼손된 현수막을 확인한 단체 측은 24일 각 경찰서를 찾아 현수막 훼손에 대한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 의하면 4·3은 1947년 3월 1일 삼일절 기념대회에서의 경찰 발포 사건과 이어진 경찰의 과도한 검거 작전 등이 도화선이 됐다.
또 1948년 4월 3일 발생한 무장봉기는 남로당 중앙당 지시 없이 남로당 제주도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진상조사보고서를 토대로 4·3은 제주도의 특수한 여건과 3·1절 발포사건 이후 비롯된 경찰·서북청년단과 제주도민과의 갈등, 그로 인해 빚어진 긴장 상황을 남로당 제주도당이 (단독으로) 5·10 단독선거 반대 투쟁과 접목해 일으킨 사건으로 판단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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