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이승만 기념관’ 세운다는데…국민 55.9% “3·15의거 진상규명해야”
윤석열 정부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대통령’으로 추앙하며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지만 국민 절반 이상은 3·15 부정선거로 촉발된 3·15 의거의 재조명과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3·15 의거 63주년을 맞아 이같은 내용이 담긴 ‘3·15 의거 인지도 조사’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달 27일부터 열흘간 전국 만 18세 이상 315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3·15 의거는 1960년 3·15 부정선거에 마산 지역 시민·학생들이 항거한 민주화 운동이다. 이승만 정권은 투표함 바꿔치기, ‘완장부대’ 활용, 야당 참관인 쫓아내기, 3~5인조 투표 등 부정선거를 저질렀다. 경찰은 시위대를 진압하며 총을 발포했다. 경찰의 고문·발포로 12명이 죽고 250여명이 부상당했다. 이 시위에 참여했던 고 김주열군(16)의 시신이 머리에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중앙부두에서 발견됐고, 이일은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응답자 93.5%는 3·15의거가 ‘한국 민주화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또 ‘4·19혁명에 기여했다(94.1%)’, ‘한국 인권신장에 기여했다(86.5%)’고 평가했다.
3·15의거와 관련해 진실화해위가 우선 추진해야 할 분야로는 ‘3·15의거 재조명과 진상규명(55.9%)’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어 ‘피해자 명예회복 및 참여자 명예선양(28.1%)’, ‘3·15기념사업 및 기념시설 조성 지원(8.9%)’ 순이었다. 정부 추진 과제로는 ‘진상규명과 진실 알리기(45.8%)’, ‘피해자 명예회복 및 보상, 치유(26.1%)’, ‘3·15기념사업 및 기념시설 조성(12.9%)’ 등을 꼽았다.
3·15의거에 대해 ‘안다’(매우 잘안다 9.7%, 아는 편이다 53.5%)는 답은 63.2%로 절반이 넘었다. ‘3·15’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로는 ‘부정선거’(74.3%)를 꼽은 이가 가장 많았다. ‘마산(48.0%)’, ‘4·19혁명(38.2%)’, ‘김주열 열사(35.5%)’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진실화해위원회는 ‘3·15의거법 시행령’에 따라 지난해 4월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개시 결정을 내리고 진실규명 작업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건립을 위한 사전 검토에 나섰다”며 “내년도 예산에 반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했다. 박민식 보훈처장은 전날 ‘이 전 대통령 탄신 148주년 기념식’에서 “이 대통령은 역사의 패륜아로 낙인찍혀 오랜 시간 음지에서 신음했다”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이 대통령이 만든 토대 위에 이뤄졌음을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도 “대한민국 외교사에 있어서 이승만 건국대통령의 업적은 불멸의 선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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