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익혀야 맛있어”...날고기 즐기다 죽을 수도 있다는데, 왜?
요로감염 환자 중 8%가 대장균 영향
극심한 통증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
충분히 익히지 않은 고기를 함부로 먹을 경우 대장균에 노출되기 쉽다. 문제는 대장균이 식중독뿐 아니라 요로감염까지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다. 요로감염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심할 경우 신장을 망가뜨리거나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기 때문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27일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에 따르면 식중독의 원인으로 알려진 대장균에 감염될 경우 요로감염도 함께 발병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장균은 주로 장에서 서식하는데 대변과 함께 배출되는 과정에서 요로로 옮겨가기도 한다. 연구팀은 특히 덜 익힌 고기를 많이 먹을수록 대장균이 장과 요로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빈도가 늘어난다고 밝혔다.
연구의 제1저자인 랜스 프라이스 미생물학 교수는 “닭고기 등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대장균이 요로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며 “고기를 충분히 익히지 않고 날 것으로 먹는 습관을 바로잡으면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1년 동안 2주에 한번씩 식료품점 9곳에서 생닭, 돼지, 칠면조 등의 고기를 구입했다. 같은 기간 주요 의료센터에서는 요로감염 환자들을 대상으로 모든 대장균 검체를 수집했다. 이후 연구팀은 육류와 요로감염 환자의 대장균 게놈을 토대로 수학적 모델을 자체 개발해 정밀분석에 활용했다.
그 결과 식료품점에서 구입한 닭고기나 돼지고기 속 대장균에 의해 요로감염이 일부 발생한다는 유전학적 증거를 발견했다. 또 요로감염 환자의 약 8%가 익히지 않아 오염된 육류를 먹은 뒤 질병을 얻은 것으로 분석됐다. 랜스 프라이스 교수는 “미국에서 연간 50만명이 덜 조리된 음식을 먹고 요로감염에 걸리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면역력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적절한 조리법과 더불어 과일, 채소 등 건강에 좋은 식사를 충분히 하고 적절한 수면과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요로감염은 대부분 방광에서 발생하는데 소변을 자주 보고 싶은 충동과 소변 중 화끈거림, 아랫배 통증 등을 동반한다. 요로감염이 콩팥(신장)이나 혈액으로 퍼지면 증상이 더 나빠지고 심하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여성일수록 요로감염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해부학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요로감염에 걸릴 위험이 최대 30배 높기 때문이다. 여성의 요도 입구는 항문에 보다 가까이에 있어 대장균이 요로로 가는 길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원 헬스(One Health)’ 저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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