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에서 유명한 체험 학습장, 실제로 방문해 보니…

칼럼니스트 여상미 2023. 3. 27.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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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봄 #야외활동 #체험학습 #목장 #요리 #실내활동 #어린이박물관 #아이와가볼만한곳

본격적으로 마스크가 해제되고 찾아온 따스한 날씨가 더욱 반가운 계절이다. 요즘은 아이와 가볼 만한 체험학습 공간이 테마 별로 많이 생겨 찾아가는 즐거움을 더한다. 우리 가족 역시 주말마다 아이와 이런저런 다양한 체험을 하기 위해 검색을 하기도 하고, 주변의 소개를 받아 가기도 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이가 즐겨 보는 어린이 채널에서 농장 체험도 하고 음식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영상을 보게 됐다. SNS에서도 많이 소개가 되고 있는 곳이어서 주저 없이 방문을 결정하게 됐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실내 활동과 실외 활동을 겸할 수 있는 체험 목장이었는데, 실제 젖소를 키우거나 하지는 않았고 토끼나 염소 등의 작은 동물에게 먹이를 줄 수 있는 일부 체험과 함께 치즈, 그리고 피자를 만들 수 있는 패키지 코스였다. 아이 1명당 보호자 1명은 필수라고 하여 성인 금액을 포함한 입장료를 결제하고 체험형 목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넓은 잔디 마당에는 아이들이 즐길 만한 자전거, 공, 비눗방울 등이 여기저기 있어서 꼭 실내 체험을 하지 않더라도 놀거리가 많은 편이었다.

그런데 관리가 깨끗하게 되어있는 편은 아니라 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물건을 사용할 때마다 위생적인 부분이 상당히 신경 쓰이기도 했다. 게다가 동물을 사육하는 울타리 주변에 딱히 안전을 관리하고 있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지 않아, 어린아이들이 마음대로 먹이를 주다가 다치거나, 동물들이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치즈를 만들고, 피자를 만드는 과정을 무척이나 즐거워했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 하는 시스템이어서 재료와 만들기 준비가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에 직접 만든 피자를 식당이나 야외에서 맛볼 수도 있으니 끼니도 해결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그런데 아이와 성인 한 명을 포함한 입장료와 체험 요금이 너무 과한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2~3명 정도 먹을 수 있는 피자 한 판과, 스파게티 하나가 제공되기는 하지만 대략 7만원 정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피자를 만드는 체험 외에 동물 먹이주기와 야외 놀이 공간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는 하나 아무리 생각해도 과한 비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에게 인기 있는 캐릭터의 주인공이 다녀갔다는 광고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부끼고 있어 아이들은 그것 만으로도 즐거워하는 것 같아 보였다. 그러나 가성비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부모의 입장에서는 어쩐지 조금 요란한 마케팅에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유명 SNS 소개로 방문한 체험 학습장! 왠지 속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은 나 뿐일까? ⓒ여상미

그 다음으로 찾았던 곳은 지인의 소개로 간 어린이 박물관이었다. 아이를 키우는 내내 이런 곳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었던 곳이었다. 그곳은 경기 북부에 있는 어린이 박물관이었는데 실내에는 박물관, 실외에는 놀이터가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볼거리와 놀거리만 많았던 것이 아니라 테마별 전시관이 놀이와 잘 어우러져서 아이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간다면 배울 것도 정말 많은 곳이었다. 간단한 개인 도시락을 준비해 먹을 수 있는 실내 공간도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경기도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무료입장(경기도민에 한해)이라는 점이었다. 타 지역 시민들이 이용해도 성인과 아이 포함 만 원 남짓한 금액이면 충분했다. 개월 수에 따라 영유아 존까지 별도로 구분되어 있어 어린 동생을 동반한 어린이들도 마음껏 이용하기 좋았다. 가성비라는 말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체험 학습 공간이었고, 박물관 실내와 실외를 드나들며 하루 종일 놀아도 지루할 틈이 없을 정도로 알찬 체험이었다.

우연히 두 곳의 체험장을 연달아 가보고 나니 SNS에서 아이와 가기 좋은 곳이라고 소개하는 곳에 일단 의문을 품고 다시 보게 됐다. 사람마다 주관적인 입장에서 경험을 소개할 수는 있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꼭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만 질 좋은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었다. 앞으로 나와 같이 체험 학습에 대한 루트가 부족한 부모들을 위해, SNS나 검색을 통해 제공되는 정보들이 조금 더 객관적일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앞으로 또 어떤 체험과 활동들이 기다리고 있을 지 모르겠지만 가성비 좋고 유익한 아이들 공간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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