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RA 덕분에 LG·한화 대규모 대미 투자”…또 경제 성과 홍보 [특파원+]
백악관은 “미국 전역의 지역 사회에 역사적인 투자를 제공해 톱다운(top down) 방식이 아닌 보텀업(bottom up) 및 미들아웃(middle out) 방식으로 경제를 성장시키고 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투자 계획으로 다수의 제조 기업이 수백 개의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새로운 투자를 발표했다”고 강조했다. 보텀업은 상향식 투자, 미들아웃은 중산층 중심의 경제 정책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경제 정책이다.
백악관은 자료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퀸크릭의 배터리 제조 공장에 대한 초기 예산을 4배로 늘릴 계획이고, 현재 이 프로젝트에 55억 달러(약 7조1600억원)를 지출해 수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북미에서 가장 큰 독립형 배터리 단지가 될 수 있다”면서 “이 기업은 지난해 의회에서 통과된 IRA의 연방 세금 공제 덕분에 수요가 부분적으로 증가했다”고 소개했다.
백악관은 또 “한화첨단소재가 1억4700만달러(1900억원)를 투입해 조지아주 카터스빌에 태양광 패널 부품 공장을 짓는다”고 소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에도 트위터에 한화첨단소재의 투자 소식을 전한 블룸버그 기사를 인용하고 “조지아 태양광 생산 확대 발표는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동시에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이는 내 경제 계획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28일 노스캐롤라이나 방문을 시작으로 3주 동안 바이든 행정부 차원의 ‘미국 투자’ 투어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RA, 반도체지원법 등의 입법 성과가 대미 투자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기 위해서다.
한편 미 재무부는 이번 주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세부 지침 규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산 전기차 차별조항인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 구매자에만 세금공제 혜택을 주도록 한 규정은 사실상 수정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다.
미 재무부가 지난해 12월29일 발표한 백서에 따르면 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조항 가운데 배터리 부품 요건은 올해부터 전기차 배터리 전체 부품 가치 중 50%(2029년까지 100%로 연도별 단계적 상승) 이상이 북미 지역 안에서 제조 또는 조립되는 경우에만 3750달러의 세액공제를 부여하도록 규정했다.
배터리 부품 요건과 관련해 IRA 조항에서는 배터리의 핵심 요소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백서에는 이를 배터리 부품이 아니라 구성 소재(constituent materials)로 분류하고 있다. 음극재와 양극재는 북미에서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역시 한국 기업에 유리한 대목이다.
재무부는 백서에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추출한 광물이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해 50%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경우에는 원산지를 FTA 체결국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중국 등에서 수입한 광물을 한국에서 가공해도 부가가치 기준을 충족하면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광물을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에 유리한 규정으로 해석된다.
한국 정부가 핵심광물 세액공제와 관련해 미국이 FTA 체결국으로 인정하는 원산지에 한국 기업이 주로 광물을 조달하는 인도네시아와 아르헨티나 등이 포함되도록 요청하고 있어 해당 국가가 포함될지도 관심사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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