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촬영은 무조건 금지"…견본주택과 달라도 수요자 '속수무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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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주택이 견본주택과 다르게 시공됐다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견본주택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향후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구제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가운데 LH는 디자인 등 영업 비결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견본주택의 기록을 남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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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최근 공공주택이 견본주택과 다르게 시공됐다는 민원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견본주택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향후 이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구제 절차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영업 비밀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LH가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LH 공공주택 견본주택과 실제 시공의 차이와 관련해 발생한 민원 현황 및 사후처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11개 단지에서 1만6000여건의 민원이 제기됐다.
민원이 제기된 단지는 △고양항동 A-3BL △성남 신흥2구역 정비사업 △파주운정 아이파크 △수원고등 주환지구 △위례 A3-3a △고양장항 A4BL △시흥은계 B2BL △시흥장현 A7BL △세종 4-2 생활권 △과천지식 S7 △부산만덕5 주환지구 등이다.
그중 고양항동 A-3BL에서만 1만여건이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단지의 민원 내용은 견본주택과 발코니 마감이 달랐다는 것이며, 성남 신흥2구역 정비사업에선 기단부 석재마감 색상이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밖에 △세탁실 위치 △마감재 하향 △콘센트 설치 유무 △가구 모양 상이 △외벽 도색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LH가 받아들여 반영된 민원은 2건에 불과했다. 현재 검토 중인 고양장항 A4BL과 과천지식 S7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반영으로 결정됐다.
이러한 가운데 LH는 디자인 등 영업 비결이 담겨 있다는 이유로 견본주택의 기록을 남기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민간도 마찬가지다.
LH 관계자는 "사진촬영을 금지하는 것은 특허 기술이나 디자인 등 영업비결이 담겨있기 때문"이라며 "사이버 견본주택과 마감재 내역 등을 공개해 충분히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구제절차 과정에서 입증할 증거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견본주택에 대한 기록을 남기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영업 비결 등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안하는 것은 근거가 약하다"며 "어차피 견본주택이 홍보를 위해서 만들어지는 공간인데, 보기만 하고 기록은 남기지 말라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이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견본주택하고 실측하고 다르다는 지적이 워낙 오랫동안 있었고, 소비자들도 향후 구제를 받으려면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 2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소비자들이 구매할지 여부 또는 가격이 과연 어느 게 적정한지에 대해서 의사 선택을 하기 위한 것은 기업의 영업기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명하게 지켜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업기밀이라는 것으로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는 점이 있는지에 대해서 LH부터 시작해서 한번 들여다보고 시정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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